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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 이과 중에서도 의대 치대로 우수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대치동 의대입시전문 다빈치학원에서 최상위권 의대 지망생들에게 수리 논술을 지도하는 백성현선생(다빈치수리논술연구소장)님의 기고글을 싣습니다. 의대수리논술 정복 이렇게 하면 가능하다가 되겠습니다.
내신이 완벽하지 않은데 의대를 가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수시논술을 준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보면 됩니다.
요즘 정부에서 선행학습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하면서 고등학교들이 진도를 매우 느리게 나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아이들이 2학년 겨울방학이 되어도 수리논술을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의대를 가려는 학생들만 주로 학원에 와서 수리논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넉넉히 선행을 하여 고등학교 수학 전과정을 끝낸 학생들은 의대에 가려는 수준의 학생들이기 때문입니다.
수학진도 뿐 아니라 수학실력이 상당한 학생들이 주로 수리논술 수업을 듣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은 주로 의대 지망생들을 데리고 수리논술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수학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내신이 아주 나쁘면 역시 의대는 포기해야 할 것입니다. 내신이 적당하지만 완벽하지 않다면 수리논술로 의대진학을 꿈꿔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수학에는 자신이 있으나 평소 전과목에 걸친 내신대비를 귀찮아 하여 내신관리를 완벽히 하지 못한 학생이 의대를 진학하고자 한다면 수시논술에 기대하는 방법 말고는 길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수리논술이나 과학논술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내신을 손놔서도 안됩니다. 역시, 의대는 뭔가 완벽한 학생들을 원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 수시논술을 선택한다면 수리논술 만큼은 사전에 충분히 실력을 쌓아 두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아무리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출제한다고 하여도 그 난이도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과 같은 수시논술을 치룬다고 하여도 만점 가까이 점수를 받아야 의대 합격선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내신이 완벽하면 학생부 전형이나 정시를 노리고, 내신이 부실하다면 수시논술을 준비하여 의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필자는 학원이나 학교에서 수리논술을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주로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리논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당연히 많은 토론과 첨삭으로 수업이 진행되겠지요.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늦은 시기에 수리논술을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보면 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단기간에 정복되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학에 재능이 많은 학생도 내신시험이나 수능모의고사등을 주로 접하다가 수리논술 문제를 만나면 손도 못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시논술로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이라면 튼튼한 수학실력 뿐 아니라 수리논술에 익숙해지는 연습부터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단원에 걸쳐 골고루 출제되는 수능과는 달리 수리논술에 단골로 출제되는 주제들이 있어서 공부할 양이 수능처럼 많지는 않습니다.
주제들의 중요성도 있지만, 수리논술 답안지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부터 익혀야 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수능모의고사를 스피디하게 푸는 연습만을 주로 하다가 상세한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수리논술을 만나면 낙서만 하다가 시간 다 보내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수리논술에서의 서술형 풀이 과정은 골치아픈 답안 작성이 아니라, 문제를 푸느냐 못 푸느냐를 결정하는 수단입니다. 쓰면서 생각해야 문제가 겨우 풀리는구나 하는 것을 깨우치는 것이 수리논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이 알 수 있는 풀이과정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보고 알 수 있는 풀이과정을 쓰는 것이 오히려 문제해결의 핵심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좋은 방법입니다. 스스로의 체험으로 그것을 깨닫는 데에만 약 한 달이 걸립니다. 자신만이 알 수 있는 풀이는 결국 낙서식이 될 것이고, 이것은 생각을 길게, 깊게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아닙니다.
학원에서 처음 수리논술 문제를 받아 든 학생들은 주로 낙서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냅니다. 풀이의 핵심을 떠올리지 못하면 시작도 못하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많은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일단 시작해야 그 과정에서 풀이의 핵심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을 터득하게 하는 것이 초반의 수리논술 수업입니다. 다른 과목이나 다른 고민들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깊어지고 집중이 되면서 중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험들을 하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글 쓰는 것이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수단이 된다는 것을 요즘 학생들은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일단 시작해놓고 잘못되면 고칠 기회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바른 길을 찾는 것도 일단 시작했기 때문에 오는 기회일 것입니다. 글을 쓰지 않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가는 상념에 불과하다는 것을 학생들이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수리논술이라면 대학교수들이 출제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쓰고 그려가면서 겨우 떠올릴 수 있는 수학문제를 출제할 것입니다. 그것도 정성껏 잘 써야만 떠오르는 문제가 나올 것입니다. 그래프를 그리더라도 가급적 정확히 그려야만 핵심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그런 문제들을 많이 접해본 학생들이라야 수리논술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다음에 기고가 이어집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의대 수리논술 합격 비법 익숙해지기에 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