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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특목고 입시 시즌이 열렸는데요, 중 3 학부모들에게 일반고와 자사고 특목고 선택의 결정은 대입 시 대학과 학과의 선택 이상으로 떨리고 어려운 순간일 것입니다. 오늘은 퍼스트 클래스 조창훈 대표님의 기고를 싣겠습니다. 조대표님은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날카로운 분석력과 예측으로 대치동에서 최고의 입시 컨설턴트로 평가받는 분이십니다.
특목고 입시가 마무리 되는 시점입니다. 어떤 고등학교를 가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내 아이가 어떤 성격이며, 어떻게 공부해왔는가 하는 점입니다. 제가 특별하게 덧붙이자면 내가 어떻게 아이를 키워 왔는가도 고려해야 될 사항이라고 보입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두 명의 학부모가 있습니다. 바로 맹자와 한석봉의 어머니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같으면 맹자나 한석봉은 서울대에 진학했을 테지만, 그 둘을 키워낸 어머니의 교육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석봉의 어머니는 반복학습을 강조했고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소통에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맹자의 어머니는 환경 자체를 바꾸되 적극적인 개입은 하지 않은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상담을 온 학생들을 관찰해보아도 이와 비슷한 두 가지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학생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주고 자신은 지켜만 보는 경우(맹자의 어머니)와 학생이 대답하기 전에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화에 참여하는 경우(한석봉의 어머니)가 그것입니다. 그렇다고 후자의 학생이 교과 성적이 나쁘지는 않으며 따라서 어느 쪽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단지 서로 다른 양육환경에서 성장했을 뿐입니다.
서울에만 24개의 광역자사고가 있고, 외고나 국제고 또한 서울·경기에 18개가 있습니다. 다소 단순화되었지만 대학 입시는 수시에서 3개 정도의 전형이 있고, 수능 점수만으로 결정되는 정시전형이 있습니다. 그런데 각 고등학교의 입시 결과를 보면 학교별 특성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전국 자사고라도 하나고등학교는 서울대 합격생 66명 중 58명이 수시합격인데 반해 성산고등학교는 58명의 합격생 중 33명이 정시 합격입니다. 다시 맹자와 한석봉으로 돌아가서 말하자면,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할 역량이 있다면 수시형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적극적인 성격 그리고 어른과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활동을 스스로 찾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내성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으나 잘 짜인 공부를 좋아하는 성실한 학생이라면 정시형 학교에 가는 것이 유리합니다. 중동고나 휘문고 같은 광역자사고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이 좋은 일반고에 진학하여 잘 준비하면 얼마든지 목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알리미와 같은 사이트를 활용하면, 각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학교 프로파일을 통해 일반고 역시 수시형 혹은 정시형인지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꼼꼼하게 체크해 보아야 합니다.
한석봉은 서예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벼슬은 현령과 군수에 그친 반면 맹자는 세계적 사상가로 역사에 기록되었습니다. 많은 교육학자들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것을 교육의 대명제로 삼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맹자냐, 한석봉이냐? -내 아이에게 맞는 고등학교 선택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