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연대 수시 논술에 관한 세 가지 불편한 진실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2.08.20 14:17

신진상 신우성입시컨설팅 소장의 수시 논술 이야기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8월 16일 일부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접수는 9월 4일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르고 시작될 터인데요, 오늘은 입사제가 아닌 논술 전형에 대해서 말씀 드리지요.

     수시 1차에 논술 시험을 치르는 대학은 연대 이대 건대 동국대 홍익대 성신여대 상명대 등으로 숫자가 아주 적습니다. 지난 해 수시 1차에서 논술을 치른 광운대도 수시 2차로 옮겨가면서 수시 1차는 더욱 줄었는데요. 오늘은 이중에서 연대 논술의 진실에 대해서 여러분들에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진실 : 연대 논술은 가장 어렵다

    이 말은 분명한 진실입니다. 흔히 논술 시험이 어려운 학교로 연세대와 서강대를 거론하는데 둘 중에서 지존을 고르라면 연세대 논술입니다. 연대 논술이 어려운 것은 써야할 분량도 두 시간에 2000자로 많고 제시문도 어렵고 무엇보다 제시문들이 추상적이고 공통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아 고도의 유추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012 수시 인문계열문제는 주제는 낭비였지만 각각의 제시문에서는 낭비란 단어는 없고 각각 도락, 효율, 망각이라는 키워드가 담겨 있습니다. 학생들은 그것과 낭비가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지 밝혀야 했는데 이때 고도의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지요.

    제시문 난이도와 써야 할 분량으로 따지만 서강대가 오히려 연세대보다 더 어려워야 하는 데 고도의 추론 능력이란 면에서 연세대 논술이 논술의 끝판왕으로 불리게 된 것이지요.


  • 두 번째 진실 : 연대 논술은 다면사고 없으면 합격을 못 한다

    이 말도 진실입니다. 다른 대학 논술 특히 제시문이 어려운 이대와 서강대 등의 학교는 정답만 맞추면 그것만으로도 합격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두 대학 말고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독해를 중시하면서 제시문 독해만 잘 하면 글을 아주 잘 쓰지 않다고 합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세대는 독해에서 정답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답을 뛰어넘어 자신의 사고력, 이른바 다면사고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정답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닌 것이지요. 다면사고 능력이 바로 충분조건입니다. 무엇이 다면사고인지는 추상적이지만 연대측 설명으로는 관점의 참신함과 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선, 심층적인 해석 등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수업 시간 중에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답안을 피카소의 그림처럼 그리라고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는 이렇고 저런 관점에서는 저렇다는 식으로 한 답안에 다양한 각도의 시각을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다면사고가 드러나게 됩니다. 문제는 정답이 없는 관계로 이런 문제에 대한 평가는 채점자의 자의성과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세 번째 진실 : 연대 논술 주제는 예측 불가능이다

    이 말도 진실입니다. 다른 대학 논술은 기출 문제와 유사하지만 제시문이 다른 점에서 하늘 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 그대로죠. 하지만 연대 논술은 해마다 처음 보는 주제가 등장합니다. 특히 유형이 바뀐 2011학년도부터는 논술 시험에서 심리학 실험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유형이지요.

    2012년도의 새로움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역할이나 인간의 정신 작용을 낭비와 효율의 관점에서 파악하기 등은 비슷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로서는 듣보잡에 가까운 문제였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연대 논술은 이런 주제가 나올 것이니까 그런 주제의 배경지식을 쌓아야지라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시험장에서는 낯선 주제의 제시문으로 여러분은 멘붕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평소 연습할 때 멘붕 상태에서 정신을 잃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시간 내에 완성도 높은 답안을 쓰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완성도가 높다는 말은 출제의도를 찾으면서 그것을 뛰어넘는 다면사고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어렵겠지만 그 방법 외에 연세대를 논술로 합격할 길은 없습니다.

    신진상 (신우성 입시컨설팅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www.shinwo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