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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투자한 만큼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논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입니다. 내용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타당하냐에 따라 글이 주로 평가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용의 타당성과 논리성을 갖추는데 가장 촛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글 쓰는 기술이나 세부적인 기교에 신경쓰지 않고 독서나 토론활동 등을 통해서 논리력을 기르는데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채점 기준에서도 논리력이나 창의력의 점수가 크고 글 쓰는 기교는 배점이 크지 않으니까요.
-서울대 수시 논술은 다른 대학 논술과 달리 2500자라는 긴 글이 학생들을 괴롭힙니다. 장문의 논술문을 잘 쓰기 위해서 어떤 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2500자의 분량이라고 해도 문제에서 요구하는 여러가지 요구조건들을 채워나가다 보면 분량이 넘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글이 길다는 것은 조금만 쓰다보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이라도 기본적으로 짧은 글들을 여러개 연걸한다고 생각하면 크게 부담스러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편적인 부분들의 개요를 따로 작성한 다음에 긴 글의 전체 맥락으로 다시 약간 재배치하면 긴 글의 개요도 어렵지 않게 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수시와 연세대 수시 논술은 재민군이 어떻게 작성했나요? 기억을 떠올려서 이야기해 주세요. 서울대 구술 면접 이야기도 해주세요.
연세대 논술은 3개의 제시문에서 각각 설득, 다수결, 강제라는 3가지의 키워드를 뽑아내는게 중심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3가지 키워드를 제시문에서 어떻게 뽑아낼 수 있는지, 그리고 이 3가지 중 현대 사회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인지 묻는 문제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이 나네요.
저는 가장 이상적인 갈등 해결 방식은 설득이지만 실제로 설득은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상대가 자신의 설득에 넘어 올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차선책인 다수결이 가장 좋다고 서술했습니다.
서울대 논술 문제는 종교와 국가의 관계에 관한 문제로 기억하는데, 저는 국가가 종교적 중립성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방향으로 서술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시문에 터키의 사례가 나오면서 국가가 종교적 편향성을 띈다고 하더라도 실제 행정에 지장이 없고 국민통합까지 이끌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왔지만, 저는 터키가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 특별한 경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라고 반박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구술 면접은 3가지 문제가 나왔는데 그 3가지 모두 전공분야에 관련된 질문이었습니다. 하나는 언어의 실제 사용인 performance와 언어 지식인 competence에 대한 설명이 나온 영어 제시문을 바탕으로 performance와 competence의 예를 드는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다른 문제 하나는 기억이 안 나고, 마지막 문제로는 처음 보는 언어의 형태소를 분석해서 단수형 단어가 어떻게 복수형으로 바뀌게 되는지 찾아내는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긴장하지 않고 차분히 분석하면 금방 찾을 수 있는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전에서 통하는 논술은 학원이나 학교에서 연습용 논술과 분명 다를 텐데 연습한 대로 실전에서 안정적인 글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안정적인 글이었다고 평가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많았던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글을 제대로 쓸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처럼 개요를 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요가 안정적으로 잘 짜여 있으면 글을 쓰는 상황에 관계 없이 글이 나오는 양상이 어느정도 일정할 수 있으니까요.
-입학하고 보니 지균이나 특기자 전형 정시 입학한 학생들 간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나요? 일반고와 특목고 학생들 간의 차이라든지 재민군이 느끼는 서울대 분위기는 어떤가요?
특기자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외국어 분야에서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특기자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은 외고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외국어를 잘 한다고 해서 대학수업에서 특별히 크게 유리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수업을 듣다보면 성적은 자기가 수업에 얼마나 성실히 참여하고 공부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성실한 학습태도를 지닌 지균출신 학생들이 더 좋은 성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서울대 연대 논술로 동시에 합격한 논술의 달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