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선지를 객관적으로 보면 답이 보여요(3)
맛있는 교육
기사입력 2011.02.21 14:32
  • -언어 문제집 한 세트 풀 때는 다 맞다가도 막상 모의고사를 보면 그만큼 점수가 안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집중력이 중요할 터인데 본인은 시험 볼 때 어떤 마인드 콘트롤을 하셨나요?
    시험을 볼 때 긴장감이 드는 이유는 그것을 망했을 경우를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긴장하지 않는 제일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실력에 확신을 갖는 것입니다. 늘 100점이 나오는 학생은 시험 볼 때 거의 떨지 않습니다. 성적이 잘 안나오는 학생만이 그 과목에서 긴장을 하죠. 꾸준한 연습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방법이 첫 째라고 하겠고, 두 번째는 자신이 보는 시험을 하찮게 여기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평가원 같은 경우 물론 중요한 시험입니다만, 그것을 망한다고 재수하지는 않습니다. 수능 역시 정말 중요한 시험이기는 하지만, 망한다고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고 1년 뒤에 또 시험이 있습니다. 10년에 한 번 치는 시험도 아니고 말이죠. ‘까짓거 못 보면 어때’라는 마인드로 임하면 떨릴 일이 없습니다^^

    -정부 통계 조사에서도 언어 영역은 사교육을 받으면 떨어진다고 합니다. 정말 사교육은 언어 영역 공부에 도움이 안 되나요?
    단순히 ‘사교육’으로 묶을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 무엇을 배웠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일지라도 교사의 능력 여하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교육 역시 교사의 능력 여하에 따라 학생의 성적을 올릴 수도,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것이구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역량보다는 학생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문학과 문학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쪽과 똑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마스타K님은 문학보다 비문학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실제 학생들은 고 2 때 문학을 공부하고 고 3 올라와서야 비문학을 공부합니다. 비문학과 문학의 공부법이나 시간 배분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비문학을 먼저 공부하면 좋다고 말한 이유는 학생들이 문학을 접근하는 태도 때문입니다. 간혹 학생들을 보면 비문학은 객관적이고, 문학은 주관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비문학도 객관적이고 문학도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말이죠. 문학을 먼저 공부하는 학생들은 비문학 공부할 때 접근 방식에 대해 혼란스러워 합니다. 두 개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물론 감상법과 지문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정답을 골라내는 사고과정 측면에서는 문학과 비문학 모두 최대한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그리고 고2 때 학교에서 배우는 문학은 어차피 내신용이기 때문에, 외우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공부법은 책에서 설명드릴 거고, 시간 배분은 문학 비문학 모두 동일하게 공부하되, 취약 과목을 ‘조금’ 더 공부하시는 게 좋습니다.

    -본인이 학창 시절 언어 공부했던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지요.
    고1 때는 언어영역 자체가 뭔지 몰랐습니다. 그걸 학원가서 배우는 친구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10개 틀렸는데 80점대가 나왔다고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2 때 수능이 점점 다가오면서, 국어교사를 꿈꾸면서 언어영역은 저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고민이었던 건 물론 대학도 있었지만, 제가 언어영역을 못한다면 나중에 교단에 섰을 때 학생들을 보기 부끄러울 것 같았습니다.

    제 점수가 당장 안나왔는데 누굴 가르칠 것이냐,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등학교 국어, 문학 선생님들은 대학교에서 배우는 전공만으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셨지만 그것은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언어영역까지 사교육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기에 (수학만으로 벅찼음) 혼자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2 겨울 방학 때 인터넷에서 언어영역 공부법이란 공부법은 전부 찾아보고 시험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검증된 작성자가 아닌 사람이 쓴 글을 보고 벽에 부딪히기도 했고, 정말 도움이 되는 글을 보고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쓴 글들이었지만 공통점은 기출문제를 분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온갖 공부법을 통해, 통하는 것은 남기고 통하지 않는 것은 버림으로써 제 나름의 방법론을 확립했습니다. 그 방법론을 기출문제에 계속 적용하고 변용 시킨 게 현재의 제 방법론이며, 많은 수의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노력하면서 더 나은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언어는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 단기간에 언어 점수를 올린 학생들 사례에서 어떤 공통점 같은 것을 말할 수 있을까요?
    4등급에서 1등급까지 딱 한 달 걸린 학생, 3등급에서 97점까지 3주 걸린 학생이 있었습니다. 한 달 이상이 걸린 학생은 단기간으로 보기 좀 그래서 사례에서는 제외했지만. 타 학생들에 비해 시간이 적게 걸린 학생들의 경우 공통점이 ‘언어영역을 배운 적이 없는 텅 빈 종이 같은 학생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말은 ‘아 당연히 공부한 적 없으니까 점수가 안 나오는 거잖아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언어영역은 올바른 공부법‘만’있으면 단기간 내에 승부를 볼 수 있는 과목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해왔던 학생들은 아예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학생보다 더 돌아가는 경우를 수도 없이 많이 봤습니다.

    제 친구 같은 경우는 지금 삼수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이 돌아가고 있죠. 저 같은 경우는 ‘다양한 공부법’을 시도해봤기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은 적었지만, ‘잘못된 공부법’으로 오래 공부한 학생들은 기존의 방법을 버리는 데에 매우 애를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길을 가다가 정말 아닌 것 같을 때는 과감히 방향을 전환하거나 돌아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길의 끝이 낭떠러지 일 수도 있다는 것 명심하십시오.

    이상으로 수만휘 멘토 마스터 K(김기덕)씨의 인터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