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기적을 만드는 공부법 누구나 가능하다
맛있는 교육
기사입력 2011.01.17 10:35

수포자에서 언수외 100, 내신 1등으로 올라선 이연정씨

  • 극적인 성공 향상 사례의 주인공 인터뷰로 찾아 뵙겠습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10학번 이연정 씨입니다. 이 씨는 2010년도 수능에서 언어100점 수리92점 외국어100점, 사탐 세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아 정시 일반전형에 수능 우선선발로 합격했습니다.

    고 1 때는 언어 3등급 수리 50점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다 고 3 올라와서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케이스입니다. 이 씨는 자신의 공부법을 수만휘(아이디 go 3341)에 올리면서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되었죠. 얼마 전에는 EBS ‘공부의 왕도’에 전과목 10회 독법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바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기적을 만드는 공부법’이라는 공부법 책을 출간했습니다.

  • 이 씨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손 놓고 있는 학생들에게 정도를 걷는, 근본적인 공부법이 뭔지 확실히 보여드리고 싶어 책을 썼다”고 하는군요. 이 씨로부터 어떻게 해서 그렇게 성적 향상이 가능했는지 과목별로 성적을 끌어올리려면 어떤 전략을 갖고 공부에 임해야 하는지 등을 들어 보았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Q. 단기간에 성적을 올린 비결이 궁금합니다.
    A, 한마디로 말한다면 이거겠죠. '내 문제의 뿌리를 찾아서 파내버린 것'.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학생들의 문제가 거의다 비슷비슷해요. 영어를 예로 들면  단어는 다 아는데 문장이 해석이 안 된다. 수리를 예로 들면  개념은 다 아는데 쪼금만 응용되어서 문제가 나오면 손도 못댄다. 혹은 진짜 몰라서 답지를 봤는데 다 내가 아는 내용이더라. 언어 같은 경우는  내가 문제를 너무 찍듯이 푼다. 내가 맞혀 놓고도 답에 확신이 없다. 일반 학생들 중에 여기에 공감 못하는 사람 거의 없거든요.

    본인의 문제가 왜 생기는지 일일이 뜯어보고, 그걸 개선하기 위해서 방법을 동원하다 보니까 나만의 공부법을 정립하게 되었고 결국엔 그게 제 성적을 올린 거에요. 물론 거기에 '악'도 더해져야 하죠. 끈기와 패기 없으면 공부 못해요. 단기간에 성적을 많이 올리려면, 하나밖에 없어요. 단기간을 장기처럼 활용하는 것. 그거 하나밖에 없어요.
    사실 갑자기 성적을 끌어 올린 학생들이 열이면 열, 학원,과외 없이 혼자 공부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니에요. 학원도 다녔고 과외도 다녔죠. 잘하는 학생들 말대로 학원이나 과외를 단순히 안 다니는 게 자기주도학습이라 생각하면 정말 큰 일 납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길이 뭔지 꼼꼼히 따지고 분석해서 자기가 주도적으로 학습계획을 수립하고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정리를 하자면 자신의 스타일과 과목의 특성, 그리고 현재 자신의 점수와 상황으로 미루어보건대 언어는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고, 수리는 과외를 하고 외국어는 문제집으로 독학을 해야겠다, 점수가 언어는 낮고 수리는 높고 외국어는 중간이니까 시간비중은 6:2:2로 해야겠다 등등 결론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자기주도학습의 정수죠. 제가 제 책에서 말하고자 한 핵심 중 하나기도 하구요.

  • Q. 많은 수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공부법을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수리같은 경우 정말 고생한 과목인데 개념을 아무리 돌려도 좀만 응용되면 하나도 못풀고 시간도 부족하고 몰라서 답안지 보면 다 아는 내용이고 그래서 이 문제점이 왜 발생하는지 조목조목 뜯어보았습니다.

    첫째. 시간이 부족한가? 그럼 더 촉박한 시간제한을 두고 스탑워치로 시간을 재면서 실전연습을 했습니다. 둘째. 응용문제에 약한가? 문제 하나에 사용된 개념 하나하나를 뽑아내서 공식으로 풀어 정리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셋째. 다 아는 내용인데 문제가 안 풀린다면 답안지를 보지 말고 풀릴 때까지 자신의 힘만으로 풀어보기를 권합니다. 넷째. 틀린 문제를 자꾸 틀리는 학생은 오답노트 반복풀이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틀린 문제를 왜 자꾸 틀리지”'라고 짜증낼 시간에 당장 오답노트 작성을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의외로 언어 때문에 고전을 많이 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많습니다. 성적 급상승 가능한 언어 공부법을 소개해 주시죠. 
    A. 딱 한 가지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축적된 독서량이 많은 경우입니다. 책 안 읽은 사람은 딱 잘라 말하면 언어 점수 급상승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가 강조하는 게 '지문을 통한 독서'입니다. 그나마 가장 단기간에 부족한 독서량을 따라잡고 지문을 이해하는 눈을 길러줌과 동시에 실전감각을 길러주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문제 맞고 틀리고 보다 지문을 잘 읽는 것에 치중하고, 지문을 공책에 모아 두었다가 보고 또 보고 하라는 것이죠.

    Q. 외국어 영역이 가장 올리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나요.
    A. 방법만 제대로 알면 가장 올리기 쉬운 게 외국어예요. 외국어의 키워드는 해석. 해석만 되면 외국어는 그야말로 '난이도가 아주 낮은 언어영역'이거든요. 근데 참 많은 학생들이 외국어 공부를 할 때 답이 맞았냐 안 맞았냐만 신경을 써요.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지문 안에 들어있는 단어와 구문들이에요. 지문 안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를 모두 외우고, 문장을 하나하나 끊어 읽으면서 차근차근 해석해 보고, 해석이 어렵거나 표현이 특기할만한 문장은 따로 '통문장 노트'에 적어두고 시간 날 때마다 읽어보면서 공부하면 나날이 해석력이 늘 겁니다.

    Q. 내신과 함께 모의고사 성적도 같이 올랐는데 내신과 모의고사 수능 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요?
    A. 모의고사 공부가 곧 내신 공부인건 아니지만 내신 공부는 곧 모의고사 공부입니다. 내신 언수외 공부는 수능 범위의 가장 기초가 되며, 내신 탐구 공부는 곧바로 수능 탐구와 직결되기 때문이죠. 학생들이 내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제 공부법은 내신과 수능 모두에 적용되는데요, 10회 독법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처음 제가 10회독법을 사용해서 큰 효과를 본 건 내신에서였지만 수능 사회탐구영역을 준비할 때도 저는 내신 준비하듯이 10회독법을 적용했고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봤어요.

    Q. 전과목 10회 독법에 대해서 소개를 좀 해주시죠.
    A. 회독이란 절대 애써서 외우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쭉쭉 읽어나가는 거지요. 그런데 이게 '생각 없이 읽는다'는 자세는 절대 아닙니다. 다시 말해, 문장 하나를 읽을 때 '이해'가 되면 바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갑니다. 그게 '읽는' 것 아니겠습니까? 횟수가 거듭될수록, 두뇌가 같은 문장을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단축되고 반복된 학습이 누적되면서 암기는 따라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