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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곧 3월 신학기가 시작됩니다. 고3의 경우 본격적인 입시레이스가 시작되는 상황입니다. 3학년 1학기 개학 직후 실시되는 3월 모의고사는 11월까지의 입시마라톤에서 첫 번째 실시되는 중요한 시험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대치동 수능수학과 수리논술 전문학원 다빈치학원에서 수학 대표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주선생(서울과고졸, 서울대 졸)의 수능수학 학습법(특히 3월 수학 모의고사 대비법)에 대한 기고문을 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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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학기가 코앞이다. 고3 수험생에게 있어 학기 초의 가장 큰 이벤트는 단연 3월 모의고사이다. 3학년 올라와서 치르는 첫 시험이자 겨울방학 기간 동안 학습한 성과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올해는 3월 11일(수)에 치러진다.
학생들 입장에서 3월 모의고사는 체감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시험이다. 2학년 11월 모의고사에 비해 실제로 더 어렵기도 하고, 시기적으로 3월에 보는 시험이지만 문제의 형식이나 난이도는 11월 수능에 맞춰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을 중심으로 학습 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
수학에서 EBS 연계율은 큰 의미 없어
현행 수능 수학 30문제 중 2점, 3점짜리는 17문항이고, 점수로는 48점이다. 대부분 교과서 수준의, 기본 개념을 묻는 평이한 문제들로 채워진다. EBS 연계율이 70퍼센트라 해도 대부분 이쪽에서 연계되고, 등급을 가르는 어려운 4점짜리 문제들은 비연계 문제들로 채워진다. 수능에서의 지문이 EBS 교재와 동일하게 제시되는 국어, 영어와 달리 수학의 연계율이 큰 의미가 없는 까닭이다.
반대로 수능 고득점을 위해서는 기출문제의 학습, 특히 반복학습이 중요하다. 수능의 역사가 20년을 넘어서면서 그간 쌓인 기출문제만 해도 상당한 양이다. 과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자연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 B형의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한 기출문제집의 경우 전체 문항수가 거의 3천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문제를 수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능 전까지 기출문제집 한 번 풀어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수능 수학공부의 팔할은 기출문제에 있다고 할 정도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출문제 학습,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현행 입시 체계가 갖고 있는 수학 교육의 한 가지 딜레마가 2학년 말까지 『수학 I』 『수학 II』 두 과목 밖에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치동의 몇몇 인문계 고등학교 또는 일부 자사고에서는 진도를 좀 더 빨리 나가기도 하지만, 많은 고등학교에서 『기하와 벡터』 『적분과 통계』 두 과목은 3학년 1학기 때 『EBS 수능특강』을 교과서 삼아 속성으로 진도를 나간다. 당장 4월 모의고사부터 적분법이 포함되는데 학교 수업만으로 이를 메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9월 평가원 모의고사 결과를 가지고 수시전형 원서를 써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마음은 더욱 급해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선행학습을 시도하는데, 만약 겨울방학 기간 동안 고등학교 전 범위를 모두 소화했다면 곧장 기출문제 학습으로 들어가면 된다. 설령 진도가 다 끝나지 않았다 해도 3월 모의고사를 생각한다면 당장이라도 기출문제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때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금 기출문제를 풀 실력이 되지 않으니 개념 복습을 먼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질문한다. 물론 틀린 처방은 아닌데 그렇다고 맞는 처방도 아니다. 왜냐하면 2~3점 문제를 못 풀면 당연히 4점짜리 문제도 못 풀지만 2~3점 문제를 푼다고 해서 4점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4점짜리 문제는 적어도 두 개, 많게는 네댓 개 이상의 개념을 섞어서 만들었으므로 각각의 개념에 대한 학습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필요조건을 뿐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수능에서 요구하는 복합 개념의 해결을 위해서는 모르는 문제를 앞에 두고 긴 시간을 투자해서 이리 궁리 저리 고민하는 공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하면 조금이라도 오래 궁리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최종 마무리를 해야 하는 파이널의 국면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공부법이다. 사교육으로 메울 수 없는 간극이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게다가 2시간에 한두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리논술을 준비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공부 습관이기도 하다. 이 습관이 잘 잡혀 있어야 수리논술 실력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당연히 합격률도 올라간다.
“3월 모의고사 점수가 수능 점수와 같다?” 속설은 속설일 뿐
한 가지 더, 3월 모의고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속설로 3월 점수가 11월 수능점수와 같다는 말이 있다. 이는 절반만 맞는 얘기이다. 즉. 학생들이 현재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성립하는 말이다. 거칠게 표현해서 점수는 학습과 망각의 균형점이라 할 수 있다. 그간 쌓아놓은 게 없는 학생은 잃을 것도 없어서 공부를 시작하면 점수가 빠른 속도로 향상된다. 반면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이 점수를 올리려면 지금까지보다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그게 쉽지 않으니 이 점수가 11월까지 간다. 이른바 ‘총점불변의 법칙’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요컨대 50점을 80점으로 올리는 것보다 80점을 100점으로 올리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그게 일반론이다.
그런데 수학의 경우에는 조금 얘기가 달라진다. 앞서 언급한 대로 수학 점수의 향배는 결국 복합 개념 문제 즉 어려운 문제를 얼마나 많이 맞추는가에 따라 갈린다. 학생들은 2학년 말까지 그런 시험을 치러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어려워한다. 다시 말해 현 시점에서 학생들의 기량 차이는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 남은 기간을 어떻게 지내는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30점 오르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복 학습만이 살 길이다
그렇다고 현재의 기량 차이를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놀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과 열심히 논 학생이 같을 수는 없다. 공정하지도 않다.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매년 겨울방학에 기출문제집을 한 바퀴 돌리는데, 수학 B형 네 과목을 모두 풀면 단원별로 정답률을 적어보라고 학생들에게 지시한다. 단원별 편차는 있지만 80퍼센트를 넘으면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이고, 70퍼센트면 놀지 않고 나름 열심히 한 학생이다. 그 이하면 분발해야 한다. 이제 새로 네 권을 사서 반복 학습한다. 반복할 때마다 이전에 비해 거의 정확히 정답률이 10퍼센트 포인트씩 올라간다. 단, 90퍼센트 다음은 95퍼센트로 올라간다. 그리고 매월 치르는 모의고사 점수는 이 정답률과 상당히 유사하게 나타난다.
결국, 남들보다 조금 더 놀았으면 기출문제집 한 번 더 풀면 된다. 하루 50문제면 두 달이 채 안 걸린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수능 전까지 적어도 네 번은 풀 수 있고, 수학 일등급도 불가능하지 않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수학 점수 상승은 3학년 때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