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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대치동 다빈치 논술 학원 인문 논술 연구소장으로 계신 김인조 샘의 면접에 관한 칼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김인조 샘은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민사고 대원외고 학생들을 오랫 동안 지도해오신 분입니다.
수능 전 치러진 올해 수시 1차에서 학생부전형의 위력은 대단하였으며, 수능 이후의 수시 2차에서도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일수록 학생부전형에 집중한다는 점이 작년과는 다른 새로운 현상이다. 논술 쇠퇴와 학생부전형 약진으로 요약되는 수시모집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리고 올바른 대비책은 무엇일까? 수시 2차를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곧 수험생이 될 학생들의 현명한 입시 준비를 위해 간단한 진단을 해보기로 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학생부전형에 매진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다. 하지만, 개념과 원리 중심의 논구술 준비를 미리 하지 않으면 학생부전형의 ‘면접’을 통과하기가 어렵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제시문 기반 면접(제시문 독해 과정을 포함하는 면접)을 계속 확대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상위 15개 대학에서도 학생부전형이 대세
주지하다시피 201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부전형이 수시를 대표하는 전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였다는 점이다. 대입전형 간소화를 통해 수험생의 입시 부담을 덜어주려는 교육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수능 중심의 정시와 학생부 중심의 수시를 목표로 각 대학의 재정지원사업을 이에 연계시킨 탓에 올해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은 확실히 축소되었고 학생부전형이 상당히 확대되었다. 수시 전체 모집인원 245,650명 중 학생부교과전형이 144,650명(58.9%), 학생부종합전형이 58,879명(24.0%)으로 80%를 넘어선 반면, 논술전형은 15,489명으로 겨우 6.3%에 불과하다.
물론 건국대, 동국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을 포함한 서울의 상위 15개 대학에서는 여전히 논술전형이 수시모집의 주요 요소이다. 하지만, 이들 15개 대학에서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9,367명인 반면, 학생부전형 중 학생부교과전형이 3,880명, 학생부종합전형은 무려 10,031명으로 이미 종합전형 단독으로도 논술전형의 선발인원을 추월하였다.
서울대 논술 폐지, 최상위권 학생은 학생부전형 준비가 더 효율적
그런데 이러한 선발인원수보다도 더 큰 변화는 전국 상위권 학생들의 입시 준비 방식 자체가 작년까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수시모집에서 논술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극상위권 학생이나 최상위권 학생은 학생부교과나 학생부종합전형에 더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 바로 아래에 있는 상위권 학생과 수능 최저등급 통과를 기대하는 중상위권 학생만 논술에 더 신경을 쓴다.
이유는 단순하다. 서울대가 논술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서울대만을 목표로 하는 극상위권 학생뿐만 아니라 SKY 진학을 꿈꾸는 최상위권 학생들도 이제는 연고대 입시를 위해 논술을 준비하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와 비교과 준비 정도에 따라 적절한 학생부전형으로 서울대나 연고대에 응시하는 게 훨씬 더 부담이 적다. 연고대만 바라보고 논술을 준비하는 것은 시간 낭비적 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논술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생부전형으로는 연고대 도전이 불가능하거나 위험 부담이 크다고 생각하는 중상위권 학생들뿐이다. 올해 입시를 기점으로 그동안 최상위권, 극상위권 학생의 필수 준비 요소였던 논술은 그 지위를 학생부전형에 넘겨주었다.
비교과의 압박과 면접 때문에 입시 부담은 여전
그런데 이러한 수시전형의 변화로 교육 당국의 정책은 성공하였을까? 즉, 학생들의 입시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들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비교과와 면접의 부담 때문이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공인어학 점수, 올림피아드 수상 성적 등 학교 외부 활동 내역 상당수의 기재를 금지한 것은 대단히 혁신적인 조치였지만, 학생들 입장에서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객관적인 요소들이 거의 사라져 비교과가 관건인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교 내의 거의 모든 행사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대학은 이렇게 어렵게 쌓아온 학생들의 노력을 모두 인정하지도 않는다. 공신력이 부족한 일선 고교의 내부 활동을 전폭적으로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제시문 기반 면접, 상위권 대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
그래서 상위권 대학일수록 면접이라는 별도의 관문을 두고 있다. 면접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검토하는 1단계를 통과해야 하며, 대체로 최종합격자 수의 3배 정도가 이 기회를 얻는다. 물론 학교마다 차이는 있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2배수다. 일선 고교를 완벽히 믿을 수 없기에 2~3배수의 학생을 후보군으로 선정해 놓고 교수님들이 직접 적합한 학생을 고르겠다는 취지다. 서울의 상위 15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모두 예외 없이 면접을 진행한다. 교과 성적을 주로 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조차도 동국대와 이화여대에서는 면접을 치른다. 동국대의 학교생활우수인재전형과 이화여대의 지역우수인재전형은 면접이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그런데 학생부전형의 면접이 그리 녹록지 않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기반을 둔 인성면접도 쉽지 않은데, 이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제시문 기반 면접이 상위권 대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흔히 심층면접, 지성면접으로 불린다. 하지만, 일반면접이나 인성면접이라고 입시요강에 명시해 놓고 제시문 기반 면접을 시행하는 대학도 많다. 교육 당국의 눈초리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생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치르는 면접이 제시문 기반 면접인지 여부를 사전에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이화여대의 지역우수인재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임에도 제시문 기반 면접을 본다!
다음에 이어집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학생부 종합 면접, 절대 쉽지 않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