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고려대 수학교육과 논술 전형으로 합격한 황수연 씨 (1)
맛있는공부
기사입력 2014.08.11 15:10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이제 대입 수시 원서 접수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지방 일반고 출신으로 논술 전형에 합격한 학생의 인터뷰를 들리드리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주시지요.
    답 : 전주에 있는 전라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14학번)에 재학 중인 황수연이라고 합니다. 논술을 보는 일반전형에 합격했습니다.

    문 : 2014 수능에서 어떤 성적을 받았고 수능 준비를 어떻게 하셨는지요?
    답 : 국어와 영어는 각각 2등급을 받았고, 수학과 과학은 3과목 전부 1등급을 받았습니다. 국어와 영어가 수학과 과학에 비해서 낮고, 그 만큼 공부 방법에 대한 확신은 없어요. 둘 다 EBS를 주로 봤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기출문제와 시중의 여러 문제집을 통해서 보완하려고 했죠. 사실 수학과 과학에 비해 공부시간이 절대적으로 낮았다는 점도 결과에 기여한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면 수학과 과학은 공부 방법이 달랐는가한다면, 네, 좀 달랐습니다. 사실 수학을 어떻게 공부했는지 다 서술하기에는 벅찬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큰 틀의 차원에서 말해보자면 이랬어요. 수학 공부 시간만큼은 “놀이”와도 같았다고 할까요. 일단 현역 때 기출문제를 분석했었던 것을 계속해서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고(현역 때에도 1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계속 보완해 나가면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수학은 공부라기보다 연구가 되어있었죠. 실제로, 연구결과(?) 수Ⅰ, 수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의 내용을 포괄한 노트가 한 권, EBS의 내용을 정리한 노트 한 권, 이렇게 두 권이 나왔고, 이 두 권을 수능 시험장에 들고 가서 다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 곁에 수학을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러한 점을 이용했어요. 어려운 문제를 두고 처음 1시간? 정도는 고민하다가 정 안 풀리면 그 친구들과 같이 고민했죠. 물론 풀이는 각각이 다 풀고 나서야 공개했고요. 그렇게 하면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도 있어서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토론 그 자체였어요. 신기하게 풀었다거나 하는 등의 풀이를 보는 것이 재밌었고, 그것을 좀 더 가다듬어서 실제로 수능에 도움 되게 만드는 것도 재밌어라 했어요. 

    과학은 제가 현역 때 공부한 내용과 달라져서 애를 먹기는 했는데, 수험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녔어요. 일단 처음에는 개념을 확실히 하고자 노력했고, 어쩔 때는 좀 더 심도 있게 찾아보기도 했죠. 그러다가 기출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이런 표현은 무엇을 나타내는지 등을 정리했고, 마지막에는 제가 자주 틀리는 유형이라든지, 수능 전에 유념해야할 것이라든지 등을 하나의 노트로 정리했어요. 그렇게 해서 수능 때는 화학, 생물, 그 두 권의 노트만 가져갔죠. 둘 다 1등급이었죠,

    문 : 2014 수시에서는 어떤 대학을 지원하셨고 결과는 어떠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답 : 고려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수학교육과에 논술전형으로 지원했는데, 한양대학교 논술시험은 가지 않았고, 고려대학교 논술시험은 논술 우선선발로 합격했습니다.

    문 : 재수 생활을 하셨는데요. 재수 기간 중에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을 하셨는지요?
    답 : 저는 전주에 있는 사관강남학원에서 재수기간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재수를 하는 학생이라면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의 조언은 저를 흔들림에 빠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셨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성적에 대한 불확실성이었어요. 아무래도 한번 실패했었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생기고, 그로 인해 생긴 불안감인 것 같은데, 극복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공부하는 것이 성적에 반영되지 않고, 공부하는 것에 회의감이 든다한들, 수험생이 공부하지 않으면 뭘 하겠어요? 어차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즐긴다는 생각으로 했죠. 그 때부터는 공부 스타일이 약간 달라져요. “학습”보다는 “연구”가 된다고 해야 할까요.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다기 보다는 계속 “왜”를 물으며 이유를 따져나가는, 능동적인 공부가 되더군요. 또,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면 각각의 개념들에 이유가 세세하게 생겨, 그 개념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것도 용이해졌습니다. 건방지게 느껴질 순 있겠지만 내가 나의 선생님이 된다고 생각하며 가르칠 수 있는 공부를 했습니다. 두서없었는데 정리하자면, 앞선 과정을 통해 공부는 “(적어도 수험생활에는)내가 하고 싶은 일”이 되었고, 그 결과 성적에 연연하지 않게 되어, 성적에 대한 불확실성,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