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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이번에는 해운대고 출신 14년도에 한림대 의대 수시 수석 합격생 박민수 군의 인터뷰 마지막 회입니다. 지금까지 인터뷰를 정리하면 박 군은 1점대가 아닌 내신에 수백 시간의 봉사 시간 연구 논문 올림피아드 급의 대회 수상 등의 경력 없이도 수시 그것도 현역학생이 절대적 강세를 보이는 입학사정관제에서 재수생으로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박 군은 자신의 활동에 적절한 의미를 부여한 자소서와 국내에서 처음으로 다중 미니 면접을 채택한 한림대 의대 특유의 인성과 상황 면접 시험에서 아주 강점을 보였기에 합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의대는 입학사정관제라 할지라도 높은 수능 등급이 요구되는데요, 오늘은 수능 준비와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은 조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한림대는 수능 최저 등급도 아주 높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수능 준비는 어떻게 하셨는지요, 과목별로 공부법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 주시지요.
한림대 의예과는 영어와 수학 각 1등급을 포함한 1등급 3개가 최저학력기준입니다. 전국에서 제일 높은 수준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지원자가 여기서 탈락하기도 합니다. 저는 재수생이였기에 수시보다는 정시에 원래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제가 재수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현역 때 실패의 원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제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약점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지금 해결책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혹시 성적이 잘 안오르거나 답답하신 학생들은 다 내려놓고 약점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부터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는 공부로 쳐낸다는 말도 있는데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요즘은 전략 싸움입니다.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당연히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구요.
각 과목별로 간단히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먼저 국어 과목의 경우, 수능에서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과는 국어 영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모의고사에서 좋은 등급이 나오면 더 이상 공부하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비중을 떠나서 수능 어느 한 과목이라도 무시해선 안됩니다. 특히 의치한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국어 한 문제 때문에 좌절을 경험할 수도 있으므로 매일매일 조금씩 갈고 닦아야 합니다. 저도 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일정량의 문학과 비문학 지문을 풀었습니다.
수학의 경우, 자신이 취약한 파트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수학 영역엔 약간의 심리전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벡터 파트가 아주 약하다면 이 학생은 벡터 문제만 보고 지레 겁먹고 남은 문제들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취약한 파트를 보완하고 자신의 약점을 인정해서 실전에서 겁먹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또 실수가 가장 많은 영역이므로 자신이 자주 하는 실수가 어떤 것인지도 파악해서 실수를 막는 일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영어 영역의 경우 독해 속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문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는 추세에서 빨리 핵심을 캐치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시간 부족으로 초조함을 느끼면 당연히 남은 문제들을 틀릴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또 영어는 대부분의 문제가 형식이 정해져 있으므로 지문에서 어떤 것을 뽑아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역시 시간 단축을 위한 것이며 빠르면서도 정확성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독해 속도를 올리는 방법은 연습 밖에 없는데 그 전에 단어 공부를 제대로 해놓으면 독해가 훨씬 수월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므로 정확한 독해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단어를 많이 알면 때때로 막히는 문장에서 단어만으로 의미를 추론해 독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영어 영역에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 듣기 시간에 독해 문제를 안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역시 시간 단축을 위한 것이지만 듣기는 조금만 집중이 흐트러져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안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탐구 영역은 정신력과 집중력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수능에선 탐구 영역 시간이 되면 매우 피로함을 느낍니다. 해방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긴장감도 조금씩 풀립니다. 이 시기를 잘 견뎌야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현역 학생들의 경우 탐구를 늦게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추천하지는 않는 바입니다. 그 전에 국영수를 완벽하게 해놓았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늦게 탐구를 시작하면 전 과목 점수가 하락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빨리 시작한다고 좋은 것은 물론 아니지만 2학년 때부터 틈틈이 공부하여서 감을 유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탐구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므로 백지에 개념을 적는 등의 공부법을 이용하시면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기출에 관한 것입니다. 기출 문제를 푸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푸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문제의 첫 줄만 봐도 답이 기억날 정도로 푸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응용력을 전혀 키우지 못해서 수능에서 호되게 당하는 수가 있습니다. 기출을 풀기는 풀되 아는 문제라도 다시 한번 풀이과정을 적어가면서 곱씹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문 : 마지막으로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한림대 의대 등의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답 : 의치한 계열 입학은 정말 어렵습니다. 정시든 수시든 뼈를 깎는 고통이 없이는 들어올 수 없습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우 지원자의 성적 뿐만 아니라 인성과 학과와의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므로 의사라는 꿈에 대한 본인의 의지를 확실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지가 뚜렷한 학생은 눈빛부터 남다르고 면접관님들께선 한눈에 알아보십니다. 왜 의사가 되고 싶은지, 의대에 들어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자신이 원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막힘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소서와 면접 전형은 꾸밈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전형입니다. 너무 두려워하시지 마시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진실된 모습으로 열정적으로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필히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꿈이 모두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해운대고 출신 한림대의대 수석 박민수군의 수시 합격기 (3)
2점대 내신과 화려한 스펙 없이 학교생활과 자소서로 의대 수시 수석 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