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해운대고 출신 한림대의대 수석 박민수군의 수시 합격기 (2)
맛있는공부
기사입력 2014.06.02 17:04

2점대 내신과 화려한 스펙 없이 학교생활과 자소서로 의대 수시 수석 입학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부산 해운대고 출신으로 14년도 한림대 의대 수시에 수석입학한 박민수 군의 인터뷰를 계속해서 들려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수시에서 아주 중요한 자소서와 면접 그리고 내신 관리의 비결이 소개됩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민수 학생은 자소서를 아주 잘 썼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자소서를 준비했고 무엇을 담으려고 노력하셨는지요?

    답 : 제 자소서는 별로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점이 있다고 하면 모든 항목에 제 일화를 넣은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야기 모음집이죠. 그러나 일반적인 이야기 모음집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그 일화로 하여금 제가 어떤 것을 배웠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가 아주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자소서를 쓰기 시작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주 어릴 적부터의 기억을 거슬러 온 일입니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기억이 나는 것은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그것 역시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이야깃거리를 모으고 항목에 적절한 일화를 쓰는거죠. 제가 자소서 쓰는데에 이야기 형식을 빌린 것은 에피소드로 전개하는 것이 읽는이로 하여금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또 제가 전달하고 싶은 바를 좀더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자소서를 쓸 때, 어떤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를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맞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더 중요한 것은 저의 어떤 면모를 보여줄까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의 성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 성실함과 관련된 일화를 계속 사용하여 질문에 답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소서의 내용과 어조가 일관되게 할 수 있고 자신을 어필하는 데에도 좋습니다. 너무 많은 첨삭도 추천하지 않는 바입니다. 당연히 타인의 눈에서 본 평가도 필요하지만 너무 많이 남의 손을 타면 그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되어 면접 시 자신감도 떨어지고 다소 부족한 답변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 : 해운대고는 수학 선행이 아주 많이 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유리하고 수학 진도를 빨리 나가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 곳에서 높은 내신을 유지하셨는데요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답 : 저는 수업 시간에 단 한순간도 졸거나 자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부합니다. 그만큼 전 수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자고 밤에 학원에 가서 진도를 빼오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대부분이 저보다 높은 성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학원에서 진도를 빼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저는 그것이 학교이든 학원이든 개인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업은 반드시 들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통해서 지식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생활 패턴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능은 해뜰 때부터 일어나서 해질 때 마치는 시험입니다. 밤에 하는 학원 수업에 익숙해져 있다면 얼른 생활패턴을 고쳐야 합니다. 학원을 그만두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업시간에는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신 시험은 학교 선생님께서 내시기 때문에 당연히 수업을 들어야 문제를 잘 풀 수 있습니다. 내신 관리하는 법은 아주 쉽습니다. 수업을 잘 들으면 됩니다.

    문 :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하려면 봉사 리더십 연구 논문 등의 비교과가 어디까지 어느 정도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합니다.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의대 입시에서 필요한 비교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 :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서 비교과 항목이 그리 풍부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큰 대회 실적도 없고 연구 논문 결과도 없습니다. 임원 경력과 교내 대회 입상, 상장 수상, 박람회 부스 참여 등이 전부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항목의 개수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험이 많을수록 쓸 말이 많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거기에 어떤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는가인 것 같습니다. 단순한 봉사활동이라도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느낌을 받았으며 이것이 앞으로 내가 의사의 꿈을 꾸는데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상세히 기술하면 웬만한 스펙의 나열보다 훨씬 좋은 인상을 드릴 수 있습니다. 어떤 비교과 활동이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쉽사리 말씀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문 : 한림대는 다중미니 면접을 치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면접을 치르셨고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셨는지요?

    답 : 인성면접과 상황면접을 보았습니다. 면접 준비도 자소서 준비와 비슷하게 했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까라고 예상하기보다는 면접관님들께 저의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생각했습니다. 면접 준비는 따로 크게 한 것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한 연습이라고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말하기 연습을 한 것입니다. 이 때, 가족을 면접관님이라고 생각하고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엔 아주 간단한 질문인데도 면접관님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연습으로 제 생각을 말하는 데에 익숙해졌습니다. 또 동영상으로 제 자신이 말하는 모습을 찍어서 스스로 혼내고 고쳤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언사라도 타인 앞에선 어쩔 수 없이 긴장하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그 긴장을 감출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언변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카메라 속 제 모습을 보며 긴장감을 감추는 연습을 했습니다. 또 무의식 중에 자주 하는 버릇도 고쳤고 발음도 교정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처음엔 되게 어색합니다. 하지만 면접 준비에 있어서 이 과정은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장 앞에서도 계속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까를 고민했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올까에 대한 생각을 접으니 마음도 한결 편해졌고 긴장감도 한층 완화되었습니다. 면접장 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이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면접관님들은 절대로 지원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시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원자가 그 상황을 스스로 불편해하고 그 불편함이 면접관님들에게 전달된다면 상호가 편치 않은 상태에서 면접을 진행하므로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아주 밝게 인사하고 계속 미소를 머금으려 노력했습니다. 각을 맞춰 앉지도 않았고(그렇다고 흐트러져선 절대 안됩니다) 완벽한 말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앞에 계신 분들에게 평가를 받는다기보다는 앞으로 같은 직종에서 일할 선배의사로서 바라보고 그 분들과 담소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면접에 임했습니다. 누구나 면접 전에 얼기 때문에 많은 연습이 있어야만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먼저 걸으신 분들에 대한 기본 예우는 당연히 갖춰야 하고 앞서 언급했듯이 자신이 보이려고 하는 모습이 강조되게끔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면접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시는데 충분히 연습하시고 정성을 보인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