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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4학번 김기훈 학생의 수시 합격기를 전합니다. 김기훈 학생은 전주고 출신으로 문과 학생이지만 생명과학 1등급에 교내 화학 경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문이과 융합적 인재임을 증명한 것이 합격의 비결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자소서와 면접 준비에 아주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기훈 학생은 장래 꿈이 법조인이라고 들었는데요, 세간에는 자유전공학부에서는 로스쿨이나 법조계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게 불리하다고 합니다. 기훈 학생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 말이 과연 진실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답 : 저의 경험상 로스쿨이나 법조계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것이 입시에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먼저 저는 자기소개서나 생활기록부에 법에 대한 관심을 많이 나타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쓰는 책 3권 중 2권을 법에 관련된 책으로 썼고, 4번 문항에는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활기록부에 3년 동안 장래희망이 일관되게 법조인이었고, 진로 활동도 법조계에 관련된 것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자유전공학부 입시에 합격했습니다. 따라서 법조계에 관심을 드러낸다고 해서 입시에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지 자유전공학부를 법대가 없어졌기 때문에 진학하는, 로스쿨을 향한 하나의 디딤돌에 불과하다고 여긴다면 이것은 분명 입시에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장래희망이 법조인인데 왜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해서 공부해야하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야만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 : 앞서도 기훈 학생이 밝혔지만 서울대는 자소서가 아주 중요한데요. 어떻게 자소서를 썼고 어떻게 준비하셨는지요?
답 : 자소서는 여름 방학 이후에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부터 공부하는 시간을 줄여 자기소개서를 쓰는 시간에 투자했습니다. 먼저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같이 놓고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쓸 내용을 결정하고 나서는 자기소개서를 계속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더 좋은 자기소개서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혼자만 고민한 것이 아니라, 담임선생님과 함께 자기소개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부족한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문 : 자유전공학부 면접은 올해부터 문이과 공통 문제 풀이형이었는데요. 구술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질문들이 나와 어떻게 답변하셨는지 자세하게 부탁 드립니다.
답 : 구술 면접을 준비할 때 정말 막막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도 몰랐고, 단지 국어, 영어, 수학 지문을 활용한 면접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문과생인 저에게 수학 문제는 너무 큰 걱정이었습니다. 지난해 서울대 합격선배의 소개로 전주에 있는 사관강남학원에 가서 구술면접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주신 문제를 통해 구술면접에 대한 감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고,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면접을 본 지 꽤 되어서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기억나는 대로 문제를 적도록 하겠습니다.
면접은 오전조와 오후조로 나뉘었는데 저는 오전조였습니다. 자유전공학부 구술 면접 문제는 총 4문제였고, 1번과 2번은 공통 문제 3번과 4번은 둘 중 하나를 택일 하는 문제였습니다. 1번 문제는 통치자 상에 관련된 국어 지문과 영어 지문을 하나씩 주었습니다. 2번 문제는 확률밀도함수 문제였습니다. 평균과 분산 그리고 함수에 있는 미지수 범위를 구하는 문제였습니다. 수학 문제는 면접을 치르기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쉬웠습니다. 3번 문제는 인도적 도살에 대한 영어 지문이었습니다. 4번 문제는 수학 문항이었고, 문과생인 저는 알 수 없었으므로 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1시간 동안 1,2,3번 문제에 대한 답을 적고, 15분 동안 교수님 앞에서 문제 풀이를 했습니다. 물론 교수님들의 추가 질문도 있었습니다.
문 :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합격한 동기들은 만나보셨는지요? 이과보다 문과, 일반고보다 특목고 자사고 합격생들이 많다고 하는데 동기 친구들에게서 어떤 특징을 발견하셨나요?
답 : 이과보다 문과 특목고 자사고 합격생들이 많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출신 학교가 해외고등학교 출신인 친구도 있고, 이과생인 친구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동기들을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자유전공학부 동기들의 특징을 꼽자면 각자의 관심 분야와 희망하는 진로가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동기들 중에는 저처럼 법에 관심 있어 법조인이 되고자하는 친구도 있고 과학 혹은 예술에 관심이 있어 그 분야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문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답 : 법조인은 법 하나가 아닌 다방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고등학교 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학문을 배워보고자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했고, 처음 세운 목표대로 다양한 공부를 해 볼 것입니다. 그 후에는 로스쿨에 진학해 법을 전문적으로 배워 검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 :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답 :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하고 싶으시다면, 자신이 왜 다른 학과가 아닌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해야하는지,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해서 어떤 공부를 해보고 싶은지 그리고 자유전공학부에서 공부한 후에 어떤 미래를 이뤄나갈 것인지 깊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에 생각한 바를 자기소개서에 잘 드러낸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스펙을 무조건 많이 쌓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펙을 쌓더라도 자신의 목표와 관련된 것을 쌓아 나가고, 스펙을 쌓느라 내신 관리를 소홀히 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를 희망하는 후배들 모두 힘내시고,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전주고 출신 서울대 자전 14학번 김기훈 학생의 수시 합격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