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서울대물리천문학부 14학번 조종혁 군의 지균 합격기(2)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4.02.03 17:38

1.0대의 내신 성적에 물리인증 등 전공 관련 비교과가 합격의 비결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 서울대 물리천문학부를 지균 전형으로 2014년도에 합격한 조종혁 군의 인터뷰입니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광신고를 2월 졸업하는 조군은 내신이 1.03으로 아주 우수했지만 물리인증 1급과 한국수학인증시험(KMC) 동상 등의 관련 교과의 외부 스펙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우선 선발로 그를 합격시켰을 정도로 누가 봐도 탐나는 인재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

    문 : 지균은 전교 1등으로 학교 측에서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전형입니다. 종혁 군의 추천서나 학교 프로파일 등은 학교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종혁 군의 학교에서 인상적인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답 : 가장 인상적인 프로그램은 두 개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물리동아리입니다. 2학년이 될 때 때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학교에 모여서 여러 물리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관측 결과를 보고서에 적고 그에 대해 친구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이론적으로만 공부했던 물리를 실험을 통해서 감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리에 이론과 실험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이 동아리를 통해서 두 분야 모두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야간자율학습이었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은 평소 수업을 듣느라 챙기지 못했던 자율학습을 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었습니다. 학교에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처럼 유혹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공부에 잘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 늦도록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께 모르는 부분을 여쭤서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야간자율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선배들이 성공적인 대학 진학을 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문 : 서울대 입시에서 자소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혁 군은 어떻게 자소서를 썼으며 어떻게 준비하셨는지요?
    답 : 저는 여름방학 중반 때부터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소개서를 쉽게 생각하고 마감 며칠 전부터 쓰기 시작하는데, 자기소개서를 막상 쓰려고 하면 무엇을 적어야 할지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초본을 완성하면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다시 수정을 여러 번 해야 합니다.
     
    짧은 시간 내에 자기소개서를 완벽하게 쓰겠다고 집중을 하면 오히려 글이 더 잘 나오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이나 내신을 공부하면서 여유 있게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늦어도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부터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번 문항에는 물리학에 꿈을 가지게 된 동기와 수학, 물리를 열심히 공부한 과정과 성과를 자세히 적었습니다. 특히 유체역학을 개척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된 구체적 이야기가 입학사정관들의 눈을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2번 문항에는 세 부문이 있는데 각각 자율학습, 물리실험동아리활동, 여러 서울대 캠프활동을 적었습니다.

    첫 번째 부문에는 적극적으로 자율학습을 하면서 여러 좋은 성과들을 얻을 수 있었다는 글을 썼습니다. 두 번째 부문에는 물리동아리를 결성한 과정, 가장 기억에 남은 실험들과 실험동아리가 나에게 준 교훈을 적었습니다. 세 번째 부문에는 여러 서울대캠프활동들을 간단히 적고 이를 통해 서울대에 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글을 썼습니다.

    3번 문항에는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로날드 엔 기어르 외의 ‘과학적 추론의 이해’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각 책 별로 읽게 된 동기, 간단한 내용, 느낀 점을 썼는데, 제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느낀 점을 중점적으로 적었습니다.

    4번 문항에는 저의 신체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요지의 글을 썼습니다. 이처럼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글이 입학사정관들의 흥미를 끌 수 있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 서울대 지균의 최종 관문은 면접입니다. 어떤 면접이었고 어떻게 면접을 대비하셨는지요?
    답 : 9월까지 마쳐야 했던 자기소개서와 달리 서울대 면접은 11월 말에 있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롭게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부터 조금씩 면접준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면접연습을 했습니다. 매일 10분만 면접연습을 했지만, 충분히 면접을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면접을 보기 2주 전부터 학교에서 여러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모의면접을 했습니다. 현장에 가까운 면접연습을 하면서 여러 가지 행동들을 고치고 면접을 보는 요령을 익혔습니다. 어려운 질문을 받아도 임기응변으로 잘 대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 면접은 생각보다 많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교수님 두 분께서 여러 질문을 했는데 전공질문과 인성질문이 있었습니다. 전공질문으로 ‘물리라는 것은 무엇인가? 한 번 설명해보게. ’, ‘물리와 천문학 모두 우주를 연구하는데 둘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등을 여쭈셨습니다. 인성질문으로는 주로 제가 대학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나중에 다른 동기들과 면접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상당히 어려운 질문을 받은 동기들도 있었습니다. 무슨 질문이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면접연습은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 : 서울대 지균은 수능 최저 등급이 있습니다. 수능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으셔야 했을 터인데 어떻게 준비를 하셨는지요
    답 : 저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학력평가와 모의고사 대비 공부를 공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1, 2학년 때는 내신에 시간을 모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3학년이 되면 누구나 수능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에 좀처럼 모의고사 성적이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9월 모의고사 이후에는 하위권 학생들이 시험에서 빠지고 재수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수능성적이 하락할 위험이 큽니다. 3학년 초에는 내신에도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수능공부방법을 새롭게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학력평가가 모의고사를 잘 준비하고 좋은 성적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1, 2학년 때는 학력평가를 못 보더라도, 시간을 두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분석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서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수능을 볼 때,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고등수학과 과학을 대체로 잘 이해하고 있어서, 그 과목들은 꾸준히 문제를 풀면서 감을 잃지 않도록 공부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국어와 영어에 취약했는데 모두 수능시험을 잘 보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국어는 이해황 저의 ‘국어의 기술1, 2’의 도움이 컸습니다. 수능국어를 대비할 때는 내신 보는 것처럼 작품 하나하나를 공부하거나 문제를 직감적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방법인 추론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 전에는 점수가 불안정했는데 추론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니 점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는 2학년 때까지만 해도 2등급이었습니다. 하지만 3학년이 될 때, 학교선생님께서 문제를 빈칸추론이나 주제찾기 등 유형별로 푸는 법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저는 모든 문장을 해석했던 기존 방법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문제를 푸는 방법을 잘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자 3학년 때, 수능영어는 항상 1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문 : 마지막으로 서울대 지균으로 물리 천문학부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답 : 장기적인 꿈을 가지세요. 보다 열정적이고 강한 꿈을 가지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더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꿈을 따라 어느새 그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