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하나고 출신 서울대 치대 한림대 의대 복수합격 정종원 학생의 합격기(1)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4.01.13 10:15

의료 민영화 주제 논문과 의학토론대회 수상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주요대 2015년 입시 요강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소위 입학사정관제로 불리는 학생부 종합 전형이 수시의 50 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고 한양대가 논술 전형에서 수능 최저 등급을 폐지하는 등 수시에서 수능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오늘은 첫해 서울대 합격자를 46명 배출하고 이듬해인 올해도 53명의 수시 합격자를 배출한 서울의 대표적인 자사고 하나고에서 의치한에 합격한 학생 인터뷰로 찾아 뵙겠습니다. 하나고 2기인 정종원 학생은 올해 수시에서 서울대 치대와 한림대 의대에 복수합격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문 : 종원 학생은 모두가 선망하는 하나고를 졸업하셨는데요, 지난 3년을 돌아보면 하나고의 학교 프로그램에는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답 : 제가 기억하는 하나고는 모두가 공부에 의욕이 넘치던 학교입니다. 그러면서도 1인2기로 표현되는 전인 교육의 요소를 가장 잘 실천하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나고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저는 1인2기 수업이 자기계발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악기 체육 종목을 의무적으로 형식적이 아닌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 활동도 열심히 했고 요가 농구 탁구 등의 스포츠 활동도 열정적으로 했습니다. 철저한 자기주도학습을 통해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선택하고 내 자신의 진로 계획도 스스로 세워서 실천할 수도 있었습니다. 

    문 : 종원 학생은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하나고에서 어느 정도 내신을 유지했고 또 어떤 스펙들을 갖게 되었나요?
    답 : 저희 기수는 문과와 이과가 절반씩(정원 200명) 비슷했는데 저는 자연계 학생 중에서 상위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스펙은 화려하기보다 진로와 관련된 것을 찾아서 먼저 참여해보고 수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편인데요, 가장 큰 스펙으로는 고등학생 의학 토론 대회 1~2회 참여하고 2회 때 수상을 한 사실입니다.

    Persuasive 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저는 건강불평등이란 주제로 참가했는데 의료 공공성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고려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주최한 전국 고등학생 논술 경시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 외에 올림피아드든 성대 경시 등의 학업과 관련된 스펙들은 전혀 없었습니다.

    텝스는 800점대 후반이었지만 자소서에서 기재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학교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교내 밴드부와 무대 지원 동아리 공연 준비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고 그 덕분에 단체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필요한 공동체의 덕목들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봉사대회 수상 실적이 있는데 학교 봉사 동아리에서 저는 장애 아동을 가르치는 봉사를 꾸준히 했고 학교 앞에 위치한 인덕원에서 1학년 2학년 3학년까지 노인 도우미 봉사를 100시간 이상 했습니다.

    학술 동아리는 1학년 때 생물 동아리를 하면서 조를 나눠서 특정 주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2학년 때는 수학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수학 공부하는 면도 있었지만 수학을 조금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파이 데이처럼 수학 관련 행사를 주최하기도 했고요.

    문 : 의대를 지망하는 전국의 최상위권 학생들 특히 하나고 학생들이 뇌과학 올림피아드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종원 학생은 뇌과학 올림피아드는 하지 않았나요?
    답 : 뇌올(뇌과학 올림피아드의 약칭)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1학년 말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할 때였죠. 의대냐 의공학이냐 아니면 제가 생명과학을 좋아했기 때문에 생명과학과를 놓고 고민을 심하게 하던 상황이고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참여를 포기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의치한에 합격한 다른 친구들도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기보다 필요한 것을 최대한 선별해서 하는 편입니다.

    문 : 종원 학생은 내신에서 어떤 특징 같은 게 있나요? 우상향한다든지 특정 과목, 전공과 관련성이 깊은 과목에서 성적이 좋다든지 하는 특징이 있나요?
    답 : 2학년 말까지는 성적이 꾸준히 올랐어요. 그러다 3학년 1학기 때 내신이 떨어졌는데 그 이유는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3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보고 정 어렵다면 자연계 과목에서 최대한 성적을 받자고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그 이후 인문계 과목 성적은 크게 떨어져 평점은 낮아졌지만 자연계 과목 평점은 오히려 높아졌어요, 특히 최근 의치한으로 제 전공을 정한 후에는 과학 과목 중에서 생물을 가장 열심히 했습니다.

    1학년 때 적응기였기 때문에 성적이 그저 그렇게 나왔지만 2학년 때 생물 과목은 3등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1, 2, 3 등을 다 해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 : 생명과학 과목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나요?
    답 : 저는 처음에는 생명과학 교과서에 적힌 내용을 무조건 외우려고 했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선생님께서 깨우쳐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질문을 강조하셨습니다. 공부를 할 때 생명현상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하도록 요구하셨습니다. 이해가 더 잘되더군요. 이해하면서 공부하는 게 익숙해지니까 좀 더 즐기게 되고 성적도 올랐던 것 같습니다.

    문 : 이 말이 나온 김에 종원 학생의 공부 방법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시지요.
    답 : 하나고에서는 자습시간이 평일 5시간 정도 나왔습니다. 저는 계획세우기가 약한 편인데요,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다음 과목으로 나아가는 것이 제게 맞는 공부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때 그때 가장 끌리는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제게는 진리처럼 보였습니다. 주말에는 평일과 비슷하지만 좀 더 다양하게 조금씩 여러 과목들을 공부했습니다. 저는 방학 때도 학교에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3년 동안 한 번도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문 : 하나고는 논문 과제연구로 유명하고 서울대 측에서도 학교 프로그램 중에서 과제 연구와 R&E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종원 학생은 어떤 소논문을 썼습니까?
    답 : 저희는 수업 시간 중에 선택 과목으로 과제 연구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1주일에 2시간인데 대부분 선택을 해서 들었습니다. 그 시간에 친구들은 실험하기도 하고 논문 작성도 하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미숙하다가 해마다 나아지는 것 같더군요. 저는 산화적 스트레스 관련된 주제를 택했는데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뛰어들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실험 자체가 잘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배운 것이 참 많았고 진로 관련해서 배경지식을 충분히 쌓았습니다. 친구와 함께 팀을 이뤄서 과제 연구를 했는데 실험실을 방문해서 대학에서 하는 연구를 맛보기로 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문 : 종원 학생 비교과 중에서 리더십 관련 부분들이 눈에 띄지 않는데요, 하나고에서는 특별한 리더십 프로그램이 없었나요?
    답 : 저는 학급 회장이나 학생 회장 같은 감투를 써보지는 못 했습니다. 동아리에서도 조장 같은 것을 해본 적이 없구요. 다만 학교 수행 평가 할 때 공연할 때도 그렇고 학교 행사 주최하고 개최할 때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을 배우고 발휘할 경험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음에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