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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수능이 끝나고 많은 학생들이 멘붕에 빠졌습니다. 생각보다 선택형 수능의 위력이 막강했습니다. 만약 내년도 입시 요강이 다시 정시가 늘어난다면 예년보다 재수생 숫자가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뇌과학 올림피아드 대학부 은상을 받고 국내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서울대 의대에 재학중인 이지우 씨의 인터뷰입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전국 모의고사 1등도 기록한 적 있는 엄친아의 전형인데요, 이지우씨로부터 뇌과학과 뇌과학 올림피아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주시지요.
답 . 거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의예과 12학번에 재학 중인 이지우입니다. -
문 : 뇌과학 올림피아드에서 대학부 은상을 받으셨는데요 어떤 대회인지 설명해 주시지요.
답 : 뇌과학올림피아드는 이름대로 뇌과학, 즉 신경생리학, 신경해부학, 뇌공학 등의 뇌생명과학과 인지과학적 내용을 다루는 시험입니다. 다른 올림피아드와 달리 이틀간 뇌과학자들의 강의가 이어지는 캠프를 진행한 후 시험을 치는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올림피아드에 비해 비교적 범위가 좁은 내용을 다루는 시험이라, 과고의 우세가 비교적 덜 드러나고 누구나 준비하기 수월한 올림피아드이기도 합니다.
문 : 요즘 한창 뇌과학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학문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답 : 뇌과학은 뇌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먼저 뇌의 신경생리학적 구조로 시작해서, 신경간의 연결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다루는 신경발달학도 포함되고, 이외에 오감과 기억, 감정, 의식, 수면 등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학문입니다. 추상적 개념들로 여겨졌던 감각, 기억, 감정 등을 유물론적으로 접근해 뇌의 어떤 부분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 그런 개념들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의학, 심리학과 연결되어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시키는 다방면적 연구가 가능해 주목받는 학문입니다. 계속적인 뇌과학의 발전이 수많은 뇌질환, 정신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할 것이므로, 점차 이런 질병들의 심각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미래학문 중 하나입니다.
문 :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는데요, 어떻게 준비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까요?
답 : 뇌과학 올림피아드는 비교적 범위가 작은 대신, 마치 내신 시험을 치듯 좁은 범위 내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모두 외워야 하는 시험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뇌의 해부학적 분류를 모두 아는 것입니다. 각 부분의 이름을 모두 외워야 뒤의 내용들의 이해가 빨라지고 강의를 들을 때도 훨씬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각 부분의 내용을 이해하며 암기를 확실히 하시면 됩니다. 공부한 만큼, 아는 만큼 나오는 시험이라 왕도는 오히려 없다고 봅니다. 첨언하자면 강의 내용을 충실히 공부하는 것이 내용 이해도를 높이는 데 큰 효과를 줍니다. 사실 혼자 공부할 때 이해했다고 넘긴 것이 실제로는 이해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문 : 뇌과학 올림피아드 관련 실제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업 방식이나 지도법에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답 : 뇌과학올림피아드는 그리 오래된 시험이 아니고, 문제 유형도 다른 올림피아드와 차이가 적지 않게 있습니다. 이런 점들은 실제로 공부하고 응시해 보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노하우들이고요. 위에서 준비과정에 왕도가 없다고 했지만, 시험 자체에는 요령들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기출문제와, 그와 비슷한 양식으로 직접 만든 예상문제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추가로 교재인 Brain facts나 Neuroscience에서 나오지 않는 부분을 보충해 뇌과학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도를 올리고자 뇌영상과 정서, 감각 등을 좀 더 깊게 다룰 수 있는 다른 뇌 관련 자료집을 제작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 : 실제 서울대 의대 신입생 중에서 뇌과학 올림피아드 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스펙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요.
답 : 사실 최근 대외 상의 힘이 비교적 입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학교가 줄기도 했고, 온갖 시험들이 난립하여 수준이 떨어지는 대회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뇌과학올림피아드는 그나마 의대 입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 자체로 대외 상이라는 스펙에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입상하지 못하더라도 캠프에 참여하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어 기록으로 남기기 수월합니다) 의학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지표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소서에서와 면접에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상당히 큰 영향력을 가진 시험입니다.
문 : 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공부할 내용 혹은 읽어야 할 책 같은 게 있다면 추천해 주시지요.
답 : 사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 중에서는 특출한 게 없습니다. 교과서인 Brain Facts, Neuroscience 위주로 공부하시길 추천합니다. 굳이 추가로 읽고 싶다면 디디에 뱅상의 <<뇌 한복판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책이 읽을 만 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문 : 국내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을 하셨는데요. 지난 2년 예과 생활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지요.
답 : 먼저 서울대였기에 2년간의 생활에서 감동받았던 것은, 강의의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연계 출신이지만 수학이나 과학보다는 인문학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인문학 교양과 전공을 많이 들었는데, 강의 하나하나가 대부분 배울 것이 많고, 생각할 거리도 충분히 제공해 주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별 거 아닌 것 같은 발언 하나하나도 곱씹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고요. 학우들의 높은 수준도 조별 과제나 토론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했습니다.
다음으로 예과여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자유의 의미에 대해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예과는 수료하기 위해 평점 2.0만 넘기면 되기에 학업에 대한 부담이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그 남는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고등학교 때와는 정말 정반대의 경험이었고, 고등학교 때에 조금씩 남던 시간도 시간 하나하나에 대해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사용했으면 더 좋은 생활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뇌과학 올림피아드, 예상문제 스스로 만들어 공부하라
뇌과학 올림피아드 대학부 은상 서울대 의대 12학번 이지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