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계획부터 실행까지 발로 뛰며 자기주도학습 배웠어요(2)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03.11 13:35

제 1회 고교생 소논문 대회 우수상 은광여고 김혜성 여수아 한지수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 비교과 중에서도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아주 강요되는 소논문 혹은 탐구 활동 보고서에 대해서 말씀 드리지요. 소논문은 15~20쪽 내외의 논문 형식을 띤 보고서를 말합니다.

    서울과고나 한국과학영재학교, 민사고, 하나고 서울국제고 포항제철고 등 과고, 전국 단위 자사고 국제고는 물론 대원외고 용인외고 등 주요 외고에서도 내신이 어느 정도 되는 학생들이라면 내신과 모의고사 다음으로 열심히 준비하는 비교과입니다. 서울대 입시에서 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 텝스 등의 스펙이 예전처럼 당락을 좌우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학교 생활 충실히 하고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학과에 열정과 관심이 많은 학생을 뽑고자 합니다. 그러다보니 스펙이 많은 학생보다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자신이 관심이 있는 주제를 직접 골라 자료를 찾고 때로는 관찰과 실험을 곁들여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학생들이 서울대 입시에서 의외의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지난 해 말에 열린 제 1회 전국 우수 고등학생 소논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은광여고 학생들의 인터뷰로 찾아 뵙겠습니다. 은광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여수아(이하 여), 김혜성(이하 김), 한지수(이하 한) 등 세 명의 여학생은 ‘청소년 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에 관한 연구’로 미디어 분야 논문 중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논문의 완성도와 주제 의식, 설문지 조사, 미디어 분석 등의 연구 설계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 사진 왼쪽부터 여수아, 김혜성, 한지수
    ▲ 사진 왼쪽부터 여수아, 김혜성, 한지수
    Q. 주제를 청소년 인권 문제로 잡았는데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김: 각자 관심 분야를 조합하다 보니 인권과 미디어가 주제로 나왔어요. 근데 인권의 범위가 너무 넓으니까 장애인 인권, 성 역할, 청소년 인권에 초점을 맞췄죠.

    여: 인권이야기를 하다 보니, 인권이 침해 되었는데도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는 주변 사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순간 학교에서 창의재량 시간에 보여준 해외의 감성캠프 프로그램에 관한 동영상이 떠올랐죠. 동영상을 본 후 우리나라도 단순히 육체적인 수련을 통해 협동심을 기르는 수련회를 벗어나 체계적으로 청소년들의 감성발달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인권감수성을 주제로 잡고, 거기에 미디어가 우리의 주제를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점을 빌어 미디어교육을 활용한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죠.  

    한: 그리고 청소년이야말로 현재 청소년인 저희가 잘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고, 지금이야말로 청소년을 잘 알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청소년에 초점을 맞췄어요. 현재 전북 학생인권조례 등을 비롯한 인권조례가 청소년 인권의 핫이슈로 떠오른 상태인데요, 청소년이 보장된 권리만큼 자신이 인권에 대해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 성숙했는가 역시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청소년에게 무조건 규제를 가하기보다는 흥미로운 인권 교육으로 청소년 스스로가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세 명이 팀을 이룬 계기와 어떻게 역할 분담을 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김: 일단 셋 다 같은 학교에 다니다 보니까 소논문 대회랑 유사한 교내 대회에서 자주 마주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가 이런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특히 저랑 지수는 글로벌 분야에서 같은 조였고 수아도 인문 분야였기 때문에 관심분야가 비슷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고 마음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셋이 팀을 이루게 된 것 같아요.

    여 : 우선 주제, 목차, 등의 큰 흐름은 다 같이 모여서 정했어요. 본격적으로 논문을 작성할 때는 각자의 문체가 조금씩 다르다 보니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파트 별로 각각 한 명씩 맡았죠. 본문은 가장 많은 자료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주제마다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를 하나씩 맡아 거기에서 인권침해적인 요소를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저는 여기서 ‘청소년 인권교육의 대안으로서 미디어 교육의 가능성’ 부분과 설문지 조사 분석, 그리고 인권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태를 맡았어요.

    한 : 수아가 말했듯이 저희 논문은 대부분 친구들이랑 함께 쓴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인권 개념이 논문 전체의 기반으로 깔리다 보니까 저는 전체적인 논문의 조사방법이나 서론 및 결론을 정리하는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특히 논문의 인권 파트를 중점적으로 서술하였는데요, 인권 교육 실태나 인권 감수성 측정 방법 같은 부분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김 : 저는 여고 설문조사와 전체 통계 그래프 작업, 그리고 해외 미디어 교육과 인권감수성의 현황에 대한 조사를 했어요.
     
    Q. 학기 중에 논문 준비하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어떻게 준비를 했습니까?
    한 : 질문처럼 학교 공부와 논문 작성을 동시에 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어요. 자기 전 시간을 쪼개서 영상을 보면서 미디어 분석도 하고, 인권 관련 책을 사서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앰네스티 친구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격려도 받으면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해 확신을 갖고자 노력했어요.

    여: 그리고 논문의 형식이 익숙지 않아서 기존 논문들을 통해 이를 익히려고 노력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세 명 이서 함께 만나야 했지만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다행히 지수가 ‘윙스터디’라는 모임공간을 알아낸 덕분에 해결되었죠.

    김 : 뿐만 아니라 설문조사 같은 경우에는 문항들을 사전에 만들어 놓고 각 학교에 시험기간이 끝나서 가장 여유가 많은 때를 맞춰 친구들이 최대한 성실히 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최대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다음에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신우성 입시컨설팅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