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올해는 도표 해석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다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2.09.11 15:27

감언이썰의 리더 모기타 샘의 2013 수시 문과 논술 전망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수시 원서 접수가 끝나고 본격적인 대학별 고사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대학별 고사 중 서울의 상위권 대학들은 논술 고사를 치르는데요, 학생들은 남은 기간 동안 수능 마무리도 하면서 대학별 고사 준비도 해야 하는 힘든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지난번에 소개드린 국내 최초 논술 토크쇼 ‘감언이썰’(http://cafe.naver.com/sweettalkshow)은 논술을 걱정하는 고 3들에게 위로를 해주며 재미와 동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세 명의 멤버 중에서 리더인 모키타 샘(이상준샘)으로부터 올 해 수시 논술 전망과 대비법에 대해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키타 샘은 고대 철학과 출신으로 조동기 국어 논술학원의 대표 강사를 역임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Q. 10년 이상 입시 논술을 지도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과 비해서 최근 대입 논술의 전반적 특징을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A. 두가지 특징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번째 특징은 10년전과 비교했을 때 대학별로 논술스타일이 매우 다양해졌다는 점이구요. 다른 말로 하자면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논술스타일을 파악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가 될 듯합니다. 다시 말해서 A라는 대학의 논술문제를 잘 쓴다고 해서 반드시 B라는 대학의 논술문제도 잘 쓰리라는 보장은 없다 뭐 그런 뜻입니다.

    그러니까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논술스타일을 미리 파악해두어야만 합니다. 두번째 특징은 창의성 논술보다는 정답형 논술 쪽으로의 명확한 방향전환입니다. 과거에는 수험생이 어떠한 답을 쓰더라도 합격이 가능한  오픈형 논술이 제법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한양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학교가 명확한 답을 찾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단 독해력이 되고 나서 글쓰기 능력을 테스트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영어제시문이나 수리논술이 출제되는 것도 이러한 정답형 논술의 강화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논술이라도 해도 일단 시험인 이상, 객관적인 채점과 변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방향이 전환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Q. 연대 서강대 등 논술 시험의 난이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어려워지는 논술 시험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A. 연대, 서강대로 들어가기 전에, 성균관대의 경우부터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성균관대는 매년 적당한 수준의 난이도과 정해진 유형의 문제를 출제하기로 유명합니다. 따라서, 논술을 그다지 많이 준비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일단 성균관대의 문제부터 먼저 풀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말씀하신 연대와 서강대, 그리고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등의 논술문제가 상당히 어려운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사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왕도는 없습니다만.., 일단 두가지 요령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각 제시문에 함몰되지 말고 제시문들의 전체적인 맥락의 파악이 중요합니다. 난이도가 높은 대학의 상당수는 제시문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럴 때 각 제시문의 내용 파악에만 주력하다보면, 전체적인 맥락 - 굳이 영어로 말씀드리자면 What to say를 놓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험장에 가서 아무리 머리를 싸맨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해독될 리는 없잖아요? 그럴 때는, 마음을 편히 먹고 각 제시문들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전체적인 제시문들의 연관성을 찾아보거나 스스로 그려볼 것을 추천합니다.

    두번째는 어려운 문제를 어렵게 쓰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쉽게 쓰라는 것입니다.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글로 옮겨적는다고 해서 절대로 좋은 점수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소화한 범위 안에서 그 내용을 최대한 쉽게 논리적으로 또박또박 풀어나가는 것이 어려운 문제를 대하는 요령입니다.

    대학에서도 모든 제시문의 철저한 독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어려운 지문이나 문제나 나왔다고 미리부터 겁먹지 말고, 차분히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오버하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Q. 논술 준비를 위해서 배경지식이 중요하다, 글쓰기가 중요하다, 논리적 사고 훈련이 중요하다, 독서가 중요하다 등등의 말이 많습니다. 모키타 샘이 추천하는 가장 좋은 논술 공부 방법을 말씀해 주시지요.
    A. 모두 중요하겠습니다만, 단 한 가지만 추천하자면 단연 글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술시험은 백지상태의 원고지에 자신의 생각을 채워넣는 방식이기 때문에,  글쓰기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경우 좋은 생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옮겨적지 못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수험생들은 수필형 글쓰기에는 익숙하지만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글쓰기를 요구하는 논술시험의 글쓰기 형식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글쓰기라는 과정이 생각보다는 매우 지루하고, 또 어떤 의미에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기는 합니다만, 차분히 연습하다보면 자신의 생각보다도 더 멋진 표현을 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쓰세요.

    평균적인 학생들의 경우, 약 2만자(대학교 기출문제 10개 정도의 분량)의 글을 쓰다보면, 글쓰기 자체의 두려움을 벗어나 안정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Q. 글쓰기 첨삭에 대해서 독특한 접근법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키타 샘이 생각하는 좋은 논술문은 어떤 글인지요.
    A. 독특한 접근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구요. 첨삭은 크게 보자면 형식첨삭과 내용첨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형식첨삭은 맞춤법, 띄어쓰기, 원고지 사용법등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사항들과 간결체, 한자어 사용등과 같은 문장표현 자체에 대한 대한 첨삭이구요. 

    내용첨삭은 글쓰기에 담겨있는 논리력 및 사고력에 대한 첨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들 논술의 꽃은 내용첨삭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러한 내용첨삭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단 형식 첨삭에 대한 정확한 훈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글쓰기에 대한 스킬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용적인 파트에만 주목하다보면 결론적으로 시험장에 가는 순간까지 자신의 생각을 글쓰기로 적어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갖게 됩니다. 3번 질문에의 답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2만자 정도의 글쓰기 훈련을 먼저 하고, 그 다음 단계로 내용에 대한 첨삭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둘이 완벽히 분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서도...
     
    Q. 한병철 교수의 '피로 사회'가 서강대 중대 모의고사 제시문으로 쓰였습니다. 이 책을 특별히 주목하시는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흠..., 논술시험에 나올 것 같기 때문입니다.(웃음) 솔직히 말해서 개인적으로는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쪽입니다. 한병철 교수는 부정의 사회 - 다른 말로 하자면 규율사회의 시대가 끝나고, 긍정과잉의 사회 - 피로사회가 왔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굳이 제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피로사회는 규율사회의 다음 단계가 아니라 사실은 규율사회의 이면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쪽입니다.

    어쨌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 중앙대학교와 서강대학교의 모의논술에서도 제시문으로 등장한 바 있기 때문에 실전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제시문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실전에서 피로사회의 지문과 맞닥뜨릴 경우 당황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솔직히 말해서, 피로사회가 다루고 있는 내용이나 지문의 난이도가 수험생들의 눈높이와는 너무나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학 측에서 가급적 출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올해 수시 논술의 출제 경향과 흐름을 예측해 주시지요.
    A. 얼마 전까지, 2012  수시논술에 대한 일반적인 예측은 난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었는데요. 최근 대교협에서 논술난이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제도적인 면에서도 이듬해 3월까지 각 대학의 문제해설을 의무화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예측과는 달리 논술문제의 난이도가 조금은 쉬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쨌거나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구요. 영어제시문 및 수리논술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매우 어려운 문제를 내기는 대학 쪽도 부담스러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예측을 하나 덧붙이자면, 도표해석문제가 변별력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듯합니다. 제시문 난이도 + 영어제시문 + 수리논술에 대해서는 대교협 방침 이후 난이도의 하향조정이 예상되지만, 도표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특별한 수학적 능력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보다 까다롭게 출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연세대, 성균관대, 건국대와 같이 도표문제가 고정적으로 출제되는 대학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은 도표문제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비를 해두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신진상 (신우성 입시컨설팅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www.shinwoo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