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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 상담 심리 전문가 계윤정 박사님의 인터뷰를 전해 드립니다. 계박사님은 최근 <현명한 엄마는 아이와 싸우지 않는다(지공신공)>을 출간했고 교육심리학으로 유명한 서울여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뷰에선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로 떠오른 심리학과를 입사제로 가기 위해서 필요한 팁도 함께 전해 드립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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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부모들이 예전에 비해 자녀 교육에 더 어려움을 느낀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특징과 현상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A. 예전에는 엄마가 집안일을 하면 할머니가 아이를 봐주기도 하고, 이웃에다 아이를 맡기기도 했는데 이제는 사회구조가 핵가족화되고 개인주의적이 되다보니 엄마 혼자서 모든 것을 맡아서 하고 처리해야하지요. 그렇다 보니 아이는 엄마의 영향을 여과없이 그대로 받게 되요. 그리고 엄마라는 존재가 더욱 절대적이 되는 것이고요.
그런 엄마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기 존재 자체가 부정적이 되지요. 이런 부담을 엄마가 가지는 구조가 되었어요. 그런데 이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식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요. 아이의 양육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엄마가 이런 분위기에서 자유롭기는 정말 어려워요.
입시설명회장을 가득 메우는 어머니들을 극성스럽다고 할 수가 없어요. 이런 압력을 받고 있다 보니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할 때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고 화가 나기도 하지요. 이것은 어머니가 부모자격이 부족하다는 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봐요.
상담을 온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조금 심하게 하고 와서는 다들 우세요. 너무 가슴이 아프지요. 그 생활의 무게가 느껴지니까요. 자책도 많이 하시구요. 좀 더 편안한 사회가 되면 아이들에게도 여유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곤 하지요.
Q. 12주 만에 완성되는 양육 기술이라는 장이 인상적입니다. 12주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그 프로그램을 가정에 적용할 때 유념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A. 12주 양육기술은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며 자신의 일을 알아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일반적인 아이들의 훈육에도 더 없이 좋은 지침서에요. 부모교육 강의때 이 자료를 나누어 드렸더니 복사를 해서 주변 분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그 분들도 적용하고 효과를 보았다고 해서 언젠가 정리해서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요.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적용”이에요. 아무리 좋은 책을 읽고, 감동을 하고, 결심을 해도 사흘만 지나면 살아가던 틀대로 살아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에요. 제가 이 프로그램을 많은 어머니들에게 적용하였고 강연에서 알려드리면서 아이와 어머니와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았어요.
끝까지 따라주시고 적용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변화를 보였어요. 결심과 의지만 있으면 변화할 수 있어요. 12주간 적용하고 나면 다른 엄마, 다른 아이가 되어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그렇게 해도 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단 “적용” 해보세요. 잘 될 것입니다. -
Q.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임상심리학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책이 가능할까요?
A. 학교 폭력을 하는 아이의 경우 기질과 환경적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어요. 기질적으로 충동적이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 다른 사람을 잘 건드린다면 자기 조절능력을 키우고, 분노 조절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지요. 어린 시절부터 해서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적절한 훈육이 필수적이에요.
환경적으로는 아이들이 자신과 타인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성장해왔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요. 제 책에서 모래놀이치료의 대가가 거친 비행청소년 아이들을 존중해주었더니 아이들이 약하고 작은 유리 모형들을 하나도 깨지 않고 소중하게 다루는 이야기가 있어요.
학교 폭력 같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표면에 드러나는 문제만큼이나 마음 아픈 것은 조용하지만 내적으로 황폐화되어있는 아이들이에요. 학교 폭력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하찮게 여기고 물리적 힘으로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지요.
한 편 내적으로 황폐화된 아이들은 자신을 하찮게 여기고 자신의 존재 이유를 모른 채 무력하게 살아가지요. 남에게 피해도 주지 않고 어른들에게 표현도 하지 않기 때문에 아픔이 속으로 곪아가죠. 우리 어른들이 문제를 줄이는 것 뿐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살리는 방향으로 더 노력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요즘 들어 심리학 특히 임상심리학이 고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심리학과가 문과에서 경제 경영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데 심리학과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라면 중고등학교 시절에 무엇을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심리학의 전반적인 부분과 특히 임상심리학 쪽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을 나눠서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첫째, 독서를 권해요. 심리학적 영역의 책을 읽으면 심리학의 무한한 세계를 접할 수 있으니 아주 흥미롭겠죠. 그런데 심리학은 다양한 영역과 접해있기 때문에 폭넓은 독서를 한다면 더 큰 안목을 가질 수 있을 것이에요.
둘째, 매년 여름에 한국 심리학회에서 고교생 심리학 교실을 열어 고교생들에게 다양한 심리학 영역을 소개하고 있어요. 또한 심리학 독후감과 UCC공모전도 함께 하고요. 대학에서도 심리캠프를 열기도 하지요. 이런 곳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에요.
셋째, 임상과 상담 쪽에 관심이 있다면 각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또래상담자 훈련을 신청해서 상담 교육과 훈련을 받아 볼 수 있어요. 청소년 상담원 등에서 하는 집단 상담이나 진로 탐색, 성격 검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요. 고등학교에 가서 진로가 거의 결정되면 심리학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심리학을 공부하고 탐색해볼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 친구가 그 말을 했을 때 내가 왜 그렇게 화가 났었을까?” 라는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는 연습을 하면 심리학적인 마음이 자라게 되고, 이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요. 그렇게 되면 상담과 임상심리를 하는 든든한 뿌리가 될 수 있지요.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칩니다.
신진상 (신우성 입시컨설팅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www.shinwoosung.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심리학과 지망생, 또래 상담사 훈련을 신청하라(2)
‘현명한 엄마는 아이와 싸우지 않는다’의 저자 계윤정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