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외국어 영역 스타 강사 김찬휘의 영어 공부법(5)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1.11.14 16:19
  • 최근 외국어 영역 교재 중에서 EBS 교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은 바로 변형독해 책입니다. 티치미 대표이며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제일 유명한 영어 강사인 김찬휘 강사가 집필한 책입니다. 정식 제목은 ‘적중 김찬휘의 EBS 변형 독해’ 시리즈로 현재까지 3탄이 나와 있습니다.

    외국어 영역 스타 강사 중에서 드물게 서울대 출신인 그는 서울대 1년 선배인 수리영역 한석원 강사와 함께 90년대 후반 ‘깊은 생각’이라는 보습학원을 대치동에 설립, 수리 영역과 외국어 영역에서 대치동 최상위권 학생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인물입니다.

    2004년 초 메가스터디에 대한 대항마로 티치미(www.teachme.co.kr)를 설립한 후에 그의 독특한 강의법과 내실 있는 콘텐츠는 전국의 학생들에게 퍼졌습니다. 김 강사는 메가스터디 김기훈 강사와 함께 대중적 인지도와 실력 면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지도한 최상위권 학생 수만 5만여 명. 2004년 온라인 교육 사이트 티치미를 설립했고 5년 동안 누적 수강생은 75만여 명에 이릅니다.

    이중에서 오소독스 문법 강의는 연 인원 10만 명 이상이 듣는 국내 최고 인기 온라인 강좌 중의 하나입니다. 그로부터 영어 공부에 왕도가 있는지 그 마지막편을 들어 보았습니다.

  • Q : 지금까지 영어 이야기만 해왔는데 이제는 김선생님 이야기를 해보지요. 김선생님이 영어를 공부한 방법을 시기별로 간단하게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A : 제가 어릴 때는 초등학교 때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달러 방어를 위해 성인의 외국 여행도 쉽지 않던 시절이었으니까, 외국 유학이나 어학 연수 등은 꿈도 꾸지 못할 시절이었습니다.

    보통 중학교에 들어가는 시점에 영어 공부를 시작하였죠. 저도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요새 식으로 말하면 보습학원 같은 10인 내외의 반 편성으로 된 그룹 과외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4명이 그룹을 지어서, 제 친 누님에게서 영어 회화 과외를 했습니다.

    당시 큰누님이 영문학과를 나와서 영국 은행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훌륭한 회화 선생님이었습니다. 학원에서는 모든 시험이 영작이었습니다. 암기를 하건 활용을 하건 단문 영작을 하게 만들어서, 단어, 숙어, 어법 실력을 단번에 테스트하였죠.

    요새 식으로 하면 Writing으로 언어 구사 능력 전반을 검사한 셈이죠. 중 3 여름 때 학원 금지령이 내려져서, 일체의 사교육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대학 입학 때까지 오로지 독학으로 영어 학습을 했습니다.

    당시의 경전이던 성문기본영어, 성문핵심영어, 성문종합영어 등으로 공부했고요, 학생용으로 만들어진 영어 소설책도 가끔 읽었습니다. 고 2 때는 아버님이 어떤 영국인을 회화 독선생으로 붙여 주어서, 1주일에 한 번씩 대화 수업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유복한 집안에서 부모님이 주신 혜택을 많이 입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 입학시험을 보자마자 당시 광화문에 있던 LTRC라는 회화 학원에 등록해서 Free Talking 수업을 하다가, 원장하고 친해져서 등록금도 안내고 맨 날 원장실에 바로 들어가서 원장하고 노닥거리면서 영어 회화를 무료로 공부하던 생각도 나네요.

  • Q : 초등학생 자녀분을 두고 있는데 자녀의 영어 교육은 어떻게 시키고 계신지요.
    A : 앞서 말씀 드린 얘기가 다 제 애들에게 해당합니다. 먼저 한국어를 읽고 쓸 수 있는지 확인하고요, 그 다음부터 영어 학원 등에 보냈습니다. 영어 학원은 단어를 너무 많이 외우게 한다거나 애들을 늦게까지 혹사시킨다거나 숙제가 너무 많다거나 하는 곳은 절대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냥 재밌게 다닐 수 있고, 원어민과의 대화 시간이 길고, 숙제가 많지 않으며, 집에서 가까운 곳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다가 애가 지겨워하면 계속 다니고 싶은지 아닌지를 묻고, 다니기 싫다면 바로 학원을 끊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가고 싶어 하면 또 보내고요.

    한 번 학원을 끊으면 다시는 공부를 못 시킬 까봐 우려하는 부모님들이 가끔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또래 애들과의 경쟁심이 있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또 해야 겠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옵니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시키는 것보다, 자기가 하고 싶을 때마다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학습 효과도 더 크게 나타납니다. 아직은 애들이 초등학생이라서, 그냥 영어에 재미를 붙이고 잘 듣고 잘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Q :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지요.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말라’ 등 영어 공부법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이들 책들을 읽고 영어 공부에 대한 방법론을 설정하는 게 영어 잘 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A : 앞서 질문에서 답했듯이, 특정한 영어 공부법을 절대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냥 다양한 공부 방법 중의 하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그 공부법을 상대화시키면 됩니다. 반면교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Q : 영어 책에 의존하지 말라는 말씀이시군요. 저는 김선생님이 책보다는 미디어를 교육에 더 활용하신다는 걸 알고 있어 이 말을 하실 줄 알았습니다. 팝송이나 영화, 영어 소설 등 영어를 문화로 접근하는 방법의 장점도 많겠지만 분명 한계도 있겠지요.
    A : 언어는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자 문화를 이끌고 가는 것이기에, 영어를 공부할 때도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팝송이나 영화 등을 영어 학습의 계기로 활용하는 것은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팝송을 영어 공부에 활용할 때는 발라드 계통의 음악이 가장 좋습니다. 발음도 정확하고 속어나 비어가 적고, 내용도 건전합니다. 팝송을 통한 영어 듣기라면, 저는 항상 Carpenters라는 남매 듀엣을 추천합니다.

    Carpenters는 팝송 역사상 발음이 가장 정확한 가수입니다. 노래도 좋고요. 팝송을 통해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여러 번 말씀 드린 흥미유발 차원에서도 매우 훌륭한 방법입니다. 영화 얘기는 이미 말씀드렸고요.

    사전을 볼 때에도 단순한 언어 사전을 보는 것보다 미국이나 영국의 사회 및 문화와 관련지어서 볼 수 있는 사전이 더 좋습니다. Longman Culture 사전이라든가, 인터넷의 Wikipedia 같은 것을 활용하기를 권합니다. Wikipedia는 정말 방대한 백과사전으로서, 이것만 계속 읽고 있어도 매우 훌륭한 영어 공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문화적 컨텐츠를 통해서 영어 학습을 하는 것은 단점도 있습니다. 자신의 실력 향상을 객관적 기준으로 체크할 수 없다는 것이죠. 또 목표량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느슨한 학습 상태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어휘 학습에 있어서도 정확한 어휘 뜻과 활용 방법을 익히기보다는 대강의 느낌만을 소유하는 것으로 그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적 컨텐츠의 활용과 함께, 토플, 토익, 텝스, 수능 등의 공인 시험 교재에 의한 학습을 병행하고, 또 시험에 응시함으로써, 객관적인 실력의 수준을 늘 체크하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어 영역 스타 강사 김찬휘의 영어 공부법(1~5편)연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