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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어 ‘용인외고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법’(지공신공)의 저자 김선아 학생의 공부법 이야기 마지막편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9. 노트 정리 잘 하는 게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통된 특징이라고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정리를 했나요? 혹시 노트 아직도 갖고 있으면 스캔이나 디카로 찍어서 보내 주면 더 좋고요.
저는 따로 노트에 내용을 정리하기보다는, 앞서 사탐 공부할 때 했던 것처럼 교과서나 교재를 정해서 주로 단권화 했습니다. 선생님이 설명해 주시는 내용, 문제집에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 모의고사에서 틀린 부분 등 공부한 모든 내용을 다 모아서 필기를 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밑줄로 표시를 해놓고, 대략적인 흐름을 여백에 정리하거나 밑줄 그은 부분에 그와 관련된 내용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10. 힘들 때 슬럼프를 이기기 위해 필요했던 동기 부여 방법은 무엇이 있었나요?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저를 믿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너무 힘들 때는 부모님이나 동생들, 친구들, 선생님들 등 저를 믿고 아껴주시는 분들 이름을 포스트잇에 써서 책상 앞 벽에 붙여두고는 했습니다.
또,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일단 한숨 푹 자고 일어난 후에 책상 정리나 옷장 정리를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전 좀 특이하게도, 마음이 복잡할 때 주변 정리를 하다보면 기분이 좀 좋아지고 덩달아 마음도 정리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 다시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11. 실천이나 좋은 공부 습관을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했나요?
저는 플래너를 썼던 것이 공부 습관을 들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3학년 때부터 스터디 플래너를 쓰기 시작했는데, 물론 이전에도 대략적인 계획은 세우고 공부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플래너를 쓰면서부터는 남은 1년간의 스케줄을 예상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장기, 중기, 단기적인 목표를 세웠고, 그에 맞춰서 매일의 일정을 전날 밤에 짰습니다.
사용 가능한 시간들을 측정해보고 목표 공부 시간을 세운 다음, 공부 할 내용들을 시간에 맞춰 분배하고 순서를 정했습니다.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배분하다보니 어느 시간 동안 내가 얼마만큼의 공부를 할 수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갈수록 계획을 현실적이고 알차게 짤 수 있었습니다. 매일 저녁에 야자를 마친 후에는 목표한 것들 중 얼마나 달성했는지 체크했습니다.
목표를 모두 달성했을 때 ‘오늘도 이만큼 열심히 했구나.’라는 뿌듯함은 공부하는 즐거움을 주었고, 반대로 채 반도 이루지 못한 날에는 게으름의 뚜렷한 증거를 보면서 스스로를 더욱 더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2. 고등학교 때 공부한 내용 중에서 대학 들어와서도 가장 도움이 되는 과목은 무엇인가요?
저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경영학과다보니 사탐 중에 경제가 가장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 관련 과목을 들을 때 기초적인 지식이 있으면 확실히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거든요.
또 대학에서는 레포트를 쓰는 게 주요 과제이다 보니, 논술 수업 시간에 연습했던 내용 요약하기나, 그 때 배웠던 좋은 글 쓰는 방법 등이 등이 도움이 돼요. 논술을 준비할 때 단순히 입시를 위한 준비라기보다는, 입학한 후에도 도움이 되는 공부라는 생각으로 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13. 열심히 공부해도 시험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운데 공부와 다른 시험의 기술 같은 것도 있다고 생각하나요?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세요?
시험의 기술이라기보다는, 차분한 마음가짐이 시험을 볼 때 가장 큰 무기인 것 같습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면 두려워하거나 긴장하지 말고, ‘잘 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시험에 임하는 것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험 성적이 공부한 만큼 나오거나 혹은 좀 더 잘 나오는 편인데, 긴장하지 않고 최대한 편안하게 시험에 임하는 자세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수능을 봤던 날에도 ‘모의고사 보는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생각하면서 봤었고, 또 가는 길에도 친구들과 수다도 떨면서 최대한 평소처럼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
14. 공부의 왕도가 있을까요?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공부의 왕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3학년 때 고등학교 3년을 통틀어 제일 성적이 좋았었는데, 정말 그 때처럼 무언가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서 열정적으로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힘들고 지쳐서,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불안해서 울었던 적도 많지만, 제가 정한 목표를 위해 제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서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갈 때마다 느꼈던 뿌듯함이 절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어느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최종적인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그건 단순히 중간 과정, 중간 목표일 뿐이니까요.
어떤 삶을 살고 싶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정한 후에, 그 과정에 맞게 나름대로의 진로를 정하고 이 길로 나아가기 위해 공부한다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공부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효율적이겠죠.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목표를 갖고 공부하는 것이 공부의 왕도다(3)
용인외고-서울대 경영대 김선아 학생의 특별한 노트 필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