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목표를 갖고 공부하는 것이 공부의 왕도다(2)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1.09.26 14:30

용인외고-서울대 경영대 김선아 학생의 특별한 노트 필기법

  • 지난 시간에 이어 ‘용인외고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법’(지공신공)의 저자 김선아 학생의 공부법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5. 문과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수학에 대해서는 어떤 공부법으로 대처를 했나요?
    저 역시 가장 자신 없었고, 어려워했던 과목이 수학이었습니다. 3학년 때 공부 시간의 거의 절반 가까이 투자했다고 봐도 될 정도였습니다. 저는 예습과 수업 시간의 집중, 노트정리, 그리고 모르는 문제는 반드시 알고 넘어가기를 원칙으로 삼아 공부했습니다. 방학 중이나 주말에 EBS 인터넷 강의를 보면서 배울 내용을 예습했고,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선생님 말씀을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연습장에 필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복습할 때는 이를 다시 프린트에 정리했습니다.

    (저희 반을 맡으셨던 선생님께서는 따로 만드신 프린트로 진도를 나가셔서 그 프린트에 모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교과서로 진도를 나가셨다면 아마 교과서에 단권화해서 정리를 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의 매 수업 시간마다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거든요. 몰라서 질문하는 게 창피한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숨기려고 하는 게 더 창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수학 공부할 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반드시 오답노트를 만들고, 같은 문제집을 최소한 두 번은 풀어보라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다양한 유형이 담긴 문제집을 한두 권 정해서, 우선 처음에는 연습장에 풀이 과정을 쭉 쓰면서 풀었습니다. 연습장에 풀이 과정을 쓰면서 풀면 내가 왜 틀렸는지, 어느 부분에서 막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푼 후에 채점하면서 모르는 문제, 틀린 문제, 잘 모르는데 어찌어찌해서 답은 맞은 문제를 각각 다르게 표시하고 공부한 후, 오답노트에 풀이를 보지 않고 다시 풀었습니다.

    다시 풀었는데도 또 틀리거나 모르는 문제들은 또 다시 공부하고 오답노트에 푸는,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틀린 문제를 여러 번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풀이를 익힐 수 있었고, 시험에서 비슷한 유형이 나오더라도 이미 여러 번 풀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풀 수 있었습니다.
  • 6. 서울대 정시 논술에서 수리 논술이 나왔는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정시 논술에서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수학을 어려워했던지라 수리 논술도 걱정을 많이 했었고, 예상대로^^; 어려웠습니다. 2008 서울대 정시 논술은 5시간을 봤는데, 앞선 2시간 시험에 안 그래도 지쳐 있던 데다가 수리적인 개념까지 넣어서 논술을 쓰려니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이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개요를 탄탄하게 짰던 것, 그리고 화려한 수사 없이 깔끔하게 썼던 것이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길게 이어지는 통 글보다는 짧은 글에 더 자신이 있었던 면도 있고요. 글을 쓰기 전에는 반드시 문장 개요를 짜놓고 대강의 전개 내용을 머릿속에 그려본 후에, 이제 됐다 싶었을 때 한 번에 쭉 써내려갔습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일단 내용을 완결지은 후에 표현이 부정확하거나 어색한 부분들을 수정했습니다.

    또 2500자 논술이 아니라 짧은 글을 여러 개 쓰는 문제 유형이었기에 중심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분량이 적은만큼 문장도 최대한 단순하고 명확하게 썼고, 굳이 글의 구조를 복잡하게 하지 않고 중심 내용은 늘 서두에 두고 썼습니다.
  • 7. 언어 영역의 공부는 모든 과목의 기본이라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독서가 중요한데요, 선아 학생의 경우는 어떠했나요?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책을 많이 읽어주시고, 사주셨던 덕분에 책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명작동화나 문학, 역사 분야를 좋아해서 자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에 한 번 빠지면 쉽게 놓지를 못해서, 중고등학교 때는 시험을 얼마 안 남겨놓고도 밤을 새서 읽었던 적도 있습니다.

    필독도서나 고전 위주로 읽기보다는, 주로 즐기면서 읽는 편이어서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 위주로 읽었습니다. 독서는 우선 재미를 붙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일단 흥미를 느끼면 점점 다양한 분야의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 8. 사탐은 전형적인 암기 과목인데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했나요? 무작정 외우기만 하면 될까요?
    사탐은 무작정 외우기 전에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부를 할 때 처음에는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교과서나 문제집의 기본 목차부터 훑어보면서 연결 관계를 보고, 각 대단원 안의 중단원과 소단원, 그리고 학습목표 등을 보면서 내가 배우는 내용이 어떤 내용이고 각 단원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를 우선 머릿속에 그려보았습니다.

    그 후에는 배우는 범위의 내용 전체를 최소한 세 번쯤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궁금한 부분은 체크를 해놓거나, 의문 나는 부분은 나름대로 답을 내기 위해 여러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맥락을 파악하고 나면 세부 내용들을 기억하는 것이 훨씬 쉬워집니다.
  • 더불어 ‘단권화’를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국사와 정치, 경제, 법과 사회를 선택했는데, 모두 교과서나 수업 시간에 썼던 교재를 정해서 단권화 했습니다.

    문제집이나 모의고사 해설 중에 교과서(혹은 교재)에 없는 내용이 나오면 관련 단원의 여백에 빠짐없이 적어 넣었습니다. 또는 문제집에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표나 사진이 있으면 오려서 단권화하던 책에 붙이기도 했고요. 한 권에 집약해 놓으면 공부하기도 편하고, 또 이 책 저 책 뒤지지 않아도 지금까지 배웠던 것이 모두 정리되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기도 합니다. 

    다음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