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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논술 합격생 스토리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논술 반수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반수는 재수와 달리 대학교에 다니면서 수능을 치르고 정시에 원하는 대학에 가는 거지요. 논술 반수는 수능을 치르지 않고 논술 시험으로 원하는 대학에 도전하는 겁니다.
수능 반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대학들이 수시를 강화하고 1차 전형 일부에서는 수능 최저 등급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논술 반수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서울 주요대 중에서 수능 최저 등급이 적용되지 않는 수시 1차 논술 전형은 서강대가 있지요.
이 전형은 50대 1이 넘고 대한민국에서 논술 잘 쓴다는 학생들이 너도 나도 지원하는 전형입니다. 서강대는 논술이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지요. 논술의 신만이 붙는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입니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이 힘든 서강대, 그것도 경쟁률이 가장 높고 우수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경영대를 논술 전형으로 합격한 김우미 씨입니다.
김 씨는 지난 해 김포외고를 졸업하고 정시에 이대 의류학과에 합격해 대학을 다니고 있는 상태에서 논술 시험을 치러 자신이 원하는 전공으로 바꾼 케이스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
-그 힘들다는 서강대 논술을 거의 독학으로 합격하셨는데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진부한 말이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글쓰고 발표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꾸준히 공부해 왔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 버지가 정치나 사회 관련된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시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고, 그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논술을 쓸 때 제시문을 이해하거나, 예시를 들고 적용하는 문제에서 강점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우리말과 글쓰기’, ‘발표와 토론’ 같이 논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업을 들었던 것이 입시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현역 때도 서강대 논술 시험을 보셨는데 그때와 비교해서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요?
A. 우선 마음가짐의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논술과 면접을 볼 때 휴학을 한 상태가 아니라 2학기에 재학중인 대학생의 신분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이 논술과 면접을 볼 때 편하게 임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 저의 실력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의 경우 수능을 평소보다 못 본 상황에서 본 2-2 논술시험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커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었습니다.
-당시 어떤 문제와 제시문을 시험 현장에서 만나셨고 어떻게 답안을 쓰셨는지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지요.
A. 논술의 경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관료제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사회문화 교과목을 공부한 학생이라면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공부한 기출문제에 비해서는 문제난이도가 평이하게 느껴졌고 굳이 사회문화를 공부하지 않았어도 상식선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이 나와서 제시문 분석보다는 예시를 들고 적용하는 부분에서 당락이 결정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전에 TV에서 관료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을 떠올려 일본의 가족형 관료제와 미국의 관료제를 비교해서 서술했습니다. 면접의 경우 그 당시 가장 큰 이슈였던 G20 환율전쟁에 대한 문제가 나왔는데 다행히 그 전날 인터넷을 통해 내용을 숙지해서 큰 어려움 없이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제가 고등학교 때 2년 동안 전국경제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교과서 외적인 경제지식을 습득해왔던 점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수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케이스인데 수많은 학생들이 성공적인 반수를 꿈꿀 겁니다. 특히 수능을 치르지 않고도 합격한 우미 학생은 더더욱 그렇고요. 대학을 다니면서 공부한 내용들이 논술 시험 볼 때도 도움이 되었나요? 되었다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시지요.
A. 우선 어떤 식으로든 대학에서의 공부는 배경지식을 쌓아주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식은 논술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사고를 넓혀주고 이해의 폭을 깊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대학에서는 1학년 1학기 때 글쓰기 기본 수업을 듣게 하는데 이대의 경우는 소논문 쓰기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A4 8장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인데 엄청난 분량의 글을 쓰다 보니깐 글의 구성 잡는 법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면접에서는 경제에 관련된 내용이 나왔었는데 1학기 때 들은 ‘한국경제와 자본주의’의 수업 내용이 도움이 되었고 면접에 관한 인사하는 법, 목소리 등의 스킬들은 ‘발표와 토론’ 시간에 배웠던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보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했을 텐데, 어떤 것들이 논술에 도움이 되었나요?
A.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학수업시간에 배운 것들이 고등학교 때보다는 대학입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많았습니다. 또한 대학에 들어오면 그동안 고등학생 때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많은 곳들을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 보니 그러한 경험을 통해 생각이 확장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독서를 많이 한 친구들이 논술 시험에서 유리하다고 합니다. 우미 학생도 그런 케이스였나요?
A. 아니요 저는 독서를 거의 하지 않는 측에 속합니다. 다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뉴스는 많이 봐왔고 아버지를 통해 사회적 일들에 대해 많이 듣고 얘기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단기간에 늘지 않는데 우미 학생도 꾸준히 글을 써왔나요?
A. 네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글짓기, 토론, 논술 등을 준비해 오며 글을 써왔습니다.
-논술문 외에도 다른 글을 많이 써보는 게 도움이 되나요? 아니면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볼수록 유리하나요?
A. 다양한 글을 쓰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전국연합경제동아리를 하며 경제신문에 기사도 기고하고 대학교에 와서도 리포트, 논문 등을 쓰며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입시의 관점으로 볼 때는 기출 문제 분석과 연습이 가장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서강대 수시 1차는 면접도 치렀고 실제 면접에서 많은 학생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면접을 잘 할 수 있는 요령을 말씀해 주시지요.
A. 정말 뻔한 말이지만 자신감 있게 면접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는 교수님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실제로 더 설득력 있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감이 있는 상태여야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 면접은 말로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말하기의 스킬과 이론도 간단히 익혔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저는 ‘발표와 토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어떤 톤으로 말을 해야 하고, 중요한 것을 말할 때 어떤 식으로 포인트를 주어야 하는지 등을 배우고 실제로 면접에서 사용했습니다. 또한 실제 면접 시간에 맞추어 실전처럼 연습하여 당일 날 시간의 압박으로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논술 반수에서 희망을 찾다
서강대 경영대 논술로 합격한 반수생 김우미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