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학사정관제]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이렇게 준비하라 2
맛있는 교육
기사입력 2010.11.10 11:25
  • 오늘은 지난번에 예고해 드린 대로 서울대 경영대 지역균형선발(이하 지균) 합격자 인터뷰 두 번째 시간입니다. 서울대 지균은 11월 27일 토요일 실시됩니다.

    그날은 고려대와 서강대 인문계열 논술 시험, 연세대 진리 자유 전형 면접이 있는 날이죠. 오늘은 울산 학성고를 졸업한 10학번 박현섭 군의 인터뷰입니다. 박현섭 군 역시 박윤민 군 못지않은 스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내신에서는 80.00 만점으로 체육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습니다. 서울대는 예체능 과목은 점수가 아닌 70점 이하일 때 감점을 하는 방식으로 환산합니다.

    그리고  텝스 823점, 한국사 1급, 학생회 활동, 교육청 연합 영재교육 수료, 멘사회원 등이 있습니다. 100시간의 봉사 활동이 있고요, 수능은 언수외 300점 만점에서 296점이었다고 합니다. 총 두 문제를 틀린 거지요.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 서울대 경영대 박현섭 군
    ▲ 서울대 경영대 박현섭 군
    Q. 지균은 논술이 아닌 면접을 보는 전형이지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A. 면접은 수능을 치고 난 후에 학원을 등록해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연습을 주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교육과정 속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가 잘 없다보니 처음에는 얼떨떨했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연습을 매일매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면접도 준비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자신이 남들 앞에서 말할 기회가 있다면 학원을 다니지 않고 스스로 말하기 연습을 해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되네요. 물론 그 당시에는 남들이 다 하는데 혼자만 안하면 뒤쳐질 거 같다는 두려움에 학원을 등록하게 되었지만요.

    이제 제가 본 면접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오전 시간대에서 첫 번째로 면접을 봤습니다. 교수님들도 처음에는 저희들이 문제지를 갖고 면접에 들어오는지도 잘 모르시더라구요. 덕분에 문제지와 관련해서 교수님과 이야기하면서 면접 시간을 벌 수가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여담이었구요.

    본론적으로 면접 문제는 크게 영어와 수학으로 나눠서 출제되었습니다. 그리고 면접 준비시간으로 1시간이 주어졌구요. 영어문제는 CRM(Customer Relatinship Management)에 대해서 지문이 주어지고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형식이었습니다. 단순히 영어지문을 읽고 문제를 푼다는 점에서 수능문제와 크게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예시를 들 때 자신만의 예시를 찾아서 논리적으로 설명해야한다는 점이 달랐지만 말이죠.

    수학문제는 크게 3문제, 그리고 각 문제에 달린 조그만 문제로 나왔습니다. 난이도는 수리 나형의 4점짜리 문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증명문제는 아무것도 안주어지니까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처음에 문제를 받으면 배우지 않은 내용인 것 같아 당황스럽지만, 문제를 풀다보면 사실은 대부분 배운 내용이라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시간배분을 제외하곤 면접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10분의 실제 면접시간인데요. 지원자들에게 주어진 문제의 양이 꽤 되기 때문에 교수님들도 인성면접을 할 시간이 없고, 단순히 문제 풀이를 듣고 확인하는 정도로만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입학사정관제의 형태로 지역균형선발이 바뀐다고 하니 저희가 경험했던 면접의 형태와는 많이 다를 듯합니다. 인성면접도 어느 정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면접 당일에 자기소개서 뽑아가서 면접 대기시간에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Q. 올해부터 지균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바뀌는데 선배로서 올해 새로운 유형의 지균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팁 같은 게 있다면 해주시죠.

    A. 입학사정관제도가 강화된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아직은 내신에 큰 비중을 둘 것 같습니다. 한 번에 큰 변화를 꾀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입사제를 들인다고 하면 내신을 제외한 평가요소(스펙, 인성 or 열정)에서 어느 정도 평가를 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어느 정도 준비를 해야 할 텐데, 자신을 교수님에게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균에서의 스펙은 거의 다 고만고만합니다. 물론 엄청나게 뛰어난 사람들도 가끔 있지만 말이죠. 그러니까 스펙으로의 구분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자신이 얼마나 이 학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Q. 지균은 내신이 가장 중요한 변수일 텐데 어떻게 내신 관리를 하셨는지 그 비법을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A. 시험을 치기 대략 한달 전부터 혼자 마음속으로 ‘이제부터 시험기간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몰입하는 건 3주전뿐이죠. 각 시험과목들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시험범위를 알아보고 전체적인 시험공부 계획을 생각합니다. 그러고 공부를 시작하죠. 보통 시험을 치기 10일전까지는 개념을 확실히 머릿속에 넣는다는 생각으로 문제도 풀지 않고 계속 배웠던 내용을 반복해서 봅니다.

    그리고 D-10이 되면 그때부터 더 이상의 입력은 없고, 문제만 계속 풀면서 틀리는 문제들을 분석하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하면 유동적인 공부가 가능하겠지만, 그 다음날 할 계획을 바로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계획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항상 자기 전에 내일 무슨 공부를 할지, 또 어떤 순서로 공부를 할지 생각해두고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그렇게 계획한 공부를 대부분 했구요. 계획은 자신의 능력보다 약간 더 높게 잡아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하면 시험기간동안 지치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뭔가 뿌듯하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지균의 최저등급을 위해서 모의고사 공부도 해야 하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학교 내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의고사 준비도 자연스레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내신과 모의고사의 공부방법이 다르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차피 수능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이 시험은 이렇게 해야 하고 저 시험은 저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6월평가원이랑 기말고사 준비기간이랑 겹친다고 그렇게 고민하지마세요.

    Q. 경영대를 들어 오기 위해서 필요한 독서나 활동 등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추천해 주시지요.

    A.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모두 와서 배우니깐 말이죠. 하지만 독서를 통해서 자신의 시야를 넓혀간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는 것이 어떤 일을 하든 좋으면 좋지 결코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괜히 ‘이 책이 경영학과에 입학하는데 도움이 된다더라.’라는 말을 듣고 어려운 책을 붙자고 낑낑거리며 읽는다고 도움이 되는게 아닙니다. 그냥 골고루 그리고 주기적으로 책을 읽으세요.

    Q. 이제 1년이 지나가는데 경영대 입학에 만족하시나요? 지나 온 1년을 평가하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A. 제가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바라왔던 학교와 학과였기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지난 12월이 기억에 남네요. 오랜 고생을 통해 아주 달콤한 열매를 얻었다고나 할 수 있을까요. 또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제가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그 속에서 또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넘어오는 것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또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는 것과는 스케일이 다릅니다. 모든 일을 자기가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죠. 특히나 저는 고향이 울산이라서, 자취를 하게 되었는데요. 결정을 할 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가족이 바로 곁에 없으니 의사결정을 하는 데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차츰 스스로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난 19년간 경험한 생활과 20년째 경험하는 생활은 완전히 다르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생활에서 앞으로 저도 더 성숙해가겠지요. 제 인생에서의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고등학교 공부 중에서 경영대 공부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무엇이었나요?

    A. 1학기에 경제원론 수업과 역사 파트 핵심 교양을 들었었는데요. 경제원론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의 경제수준과 거의 내용이 비슷해서 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사파트 핵심 교양은 한국 철학과 관련된 수업이었는데, 윤리와 사상에서 배운 내용과 관련지어 들었기 때문에 이 또한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핵심교양은 제가 골라서 들었기 때문에 모두에게 해당이 되는 사항이 아니겠지만, 경제원론은 전공과목이기 때문에 경영학과에 오실 분들은 고등학교 때 경제를 공부하고 오면 많이 도움이 될 겁니다.

    Q. 경영대 입학과 입학 후에도 수학이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까지 수학을 잘 해야 경영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A. ‘어느 정도’라는 것에 구체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자기가 어느 정도 수학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는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1학년 때는 고등학교 이과과정의 수학을 배우게 되는데 처음에는 낯설지만 많이 보면 또 익숙해지겠지요. 참고로 수능 수리영역 점수와 수학강의의 학점은 상관관계가 전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