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우리 공부합시다] 공부계획은 일주일의 양을 한번에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4.12.10 10:34
  • 공부계획을 잘 짜야 공부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은 꽤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 계획이라는 거 생각만큼 만만하지가 않다. 계획을 짜려고 막상 종이와 펜을 든 순간,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대체 어떤 이유와 근거로 짜야 하는지 감이 서지 않는다. 계획이라는 것은 어떻게 짜야만 하는 것일까? 이 보다 더한 경우는 열심히 나름대로 계획을 짜서 진행했는데, 공부 양이 눈에 띄게 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계획이라고 짜놓았던 것이 허무해 보이기까지 하고, 공부하기도 싫어진다. 결국 흥이 나지 않게 되면서 계획표는 구석 어딘가 치워두고 내키는 대로 다시 공부한다. 당연히 공부 속도도 안 나고 여전히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는다.

    공부계획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매일매일 계획을 새로 짜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 매일 계획을 짜는데, 아무래도 내 상황과 이해가 좀 많이 작용한다. 따라서 신체 컨디션과 수행 평가 등을 고려해서 짜는 계획표로는 공부가 눈에 띄게 느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안정적 공부 습관을 갖추는 것과도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다. 특히 좋아하는 과목이 있는 경우 그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위험도 크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나를 돌아보기에 매일의 계획표가 너무 적은 범위이다.

    반면 너무 큰 계획도 효과가 없다. 일년의 마스터 플랜이나 한 달 이상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개인의 사정이 전혀 고려가 되지 않아서 문제가 있기도 하다. 계획은 거창하나 실천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이 또한 공부와 멀어지는 지름길 중 하나이다. 공부를 재미있게 만들려면, 실천도 잘 하고 하나하나 채워가면서 성취율이 높아야만 한다. 너무 하루하루의 계획이나, 너무 큰 그림의 계획은 학생들이 하기에는 좀 먼 계획표가 아닐까 싶다.

    가장 적정하다고 보는 기간은 일주일 정도이다. 매일보다는 계획성이 있고, 한 달 이상 긴 기간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이 실제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주기에도 적당하다. 또 일정한 습관을 갖고 공부를 하기에도 일주일이라는 패턴이 필요하다.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에 쉬는 시간을 마련하는 방식이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주일 분량을 짜두면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오늘 과제가 밀리면, 내일, 또 모레의 과제들이 줄줄이 밀리게 된다. 그러면 심리적 압박 때문에라도 반드시 오늘의 미션을 하고 자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식의 하루하루가 쌓이면 주어진 일을 제 시각에 마치는 것도 익숙해지고, 계획성 있는 생활 패턴을 갖게 된다.

    한번에 계획 짜는 것이 너무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든다고 할지라도 투자를 해보자. 한 과목씩이라도 한 단원씩이라도 일주일 양을 짜두고 점점 늘려가자. 언젠가 정말, 계획 짜는 것이 익숙해지고 공부가 편해질 수 있을 것이다. 공부의 기본은 습관이다. 습관을 고치는 길 중 하나는 바로 계획 세우기에 있다. 일주일 양을 먼저 오늘 바로 정해보자.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전 진학사 입시분석 위원, 객원 입시 상담 / SZ 공부법 연구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