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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꿈’이다. 인생의 목표가 바뀌었다든가, 꿈이 바뀌었다든가 등의 말로 부모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아이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참 이게 진퇴양난이다. 그럼 우리 아이가 하기 싫다는 말을 다 믿어야 하는가, 믿지 말아야 하는가? 분명 어디선가는 아이에 대한 믿음이 클수록 그에 따른 보답을 준다고 했는데, 변명을 그대로 다 믿어서는 안 된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다. 이건 정말 풀리지 않는 세기의 미스터리만큼이나 부모들에게 힘든 문제다. 우리 아이,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근본적으로 필자도 자녀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갖고 대하라고 말을 하긴 한다. 궁극적으로 믿음과 사랑에 대한 배반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부모님들께도 늘 이야기 한다. 근본적으로는 믿어주시라고, 그리고 지지하고 기다리고 감싸주시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뭐든지 다 그러려니 하면 안 된다고도 한다. 항상 매의 눈으로 관찰하고 경계의 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아직 ‘애’이다 보니 미성숙함이 가져오는 자잘한 실수들과 핑계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거니와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다. 참을 인(忍)자를 가슴에 수백 번은 썼다 지워야 간신히 좀 가능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변수가 참 많다. 아이는 또 이야기 한다. 피곤해서, 남들 다 노는데,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등의 수많은 대구들이 존재한다. 이럴 때 아이의 뜻을 백퍼센트 다 존중해 주고 그대로 해주면 큰일난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아이의 개인 상황도 이해가 가지만, 그걸 다 믿고 부모가 줏대를 못 잡는다면 교육은 정말 산으로 간다. 우리는 진짜 말 그대로 아이를 ‘교육’ 중이다. 부모가 ‘교육’ 당하면 안 된다.
특히나 ‘꿈’에 대한 핑계에 참 난감하다. 친구가 좋거나 놀고만 싶다는 것이야 논리적으로도 얼마든 아이에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동기는 좀 다르다. 공부에 동기가 없다고 하는데, 억지로는 당연히 어려울 것이다. 억지로 시키는 것은 아니겠지만, 공부에 대한 이해를 좀 바꿔달라고 말하고 싶다. 공부라는 것이 과연 대학을 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겠는가. 2017년부터는 고등교육도 의무교육이 된다. 의무 교육을 받는 이유는 정말 그 정도의 교육이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회 속에서 살아갈 존재인데, 공부가 싫어서 도망가겠다는 것을 그냥 두지 말아달라 하고 싶다. 아직 세상의 직업과 꿈에 대한 이해도 충분하지 않은 아이들의 말에 잘못 귀 기울이면 나중에 원망 받을 수도 있다. “나 그때 왜 공부 안 시켰어!” 의무교육까지는 최선을 다 하자고 하자. 그건 핑계와 변명의 여지가 없지 않겠나.
전 진학사 입시분석 위원, 객원 입시 상담 / SZ 공부법 연구소 원장
[윤의정의 우리 공부합시다] 믿느냐 안 믿느냐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