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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끝이다. 이제 새해가 다가온다. 당연히 한 해를 정리하며 새해에 대한 계획과 포부들을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필자도 그러하다. 지난 해에 이루지 못한 계획과 목표들을 세우고, 더 발전되는 한 해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은 늘 설레고, 기대가 되고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학생들도 지난 한 해에 목표했던 것들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면, 다음 새해에는 더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해보려는 마음이 클 것이다. 따라서 각자 이번 해에는 ‘수학은 반드시 정복하리라.’ 혹은 ‘영어 단어를 꾸준히 외우겠다.’라는 등의 자신과의 약속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늘 그렇지만, 계획과 실천은 조금 다른 것이라 생각이 든다. 계획은 야무져도 그 일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은 어른들도 잘 알 것이다. 그래서 마음 먹은 일을 오래 끌고 가지 못하니,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도 있지 않는가. 꾸준히 계획한 바를 끌고 가는 것은 정말 어렵다. 어려움을 잘 알기에, 학생들에게 말한다. “작심삼일을 계속 하라.”
전에 실제 이렇게 작심삼일을 여러 번 해야만 했던 경우가 있었다. 이 학생은 똘똘하고, 센스도 있었지만 성실성이 좀 부족했다. 계획해놓고 지키지 못하기 일수였다. 엉덩이를 붙이고 장시간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어도, 몇 일 가지 않아서 도루묵이 되기를 수 차례 반복하자 전략을 바꾸었다. 말 그대로 3일이 지나면 계획을 새로 짜고 다시 새로 실행하게 했다. 짧은 주기의 새로운 다짐과 계획은 학생을 점점 바꾸어 갔다. 생각해보면, 너무 큰 계획과 포부는 오히려 그걸 실행하려는 아이들에게 중압감을 주고, 포기하게 할 수도 있다. 차라리 작은 실천 목표를 짧게 지켜가도록 하고, 자꾸 재정비를 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 주기가 길어졌다. 처음엔 3일 단위의 계획이 일주일 단위로 늘어가고, 월 단위로 늘어갔다. 공부에 점점 재미를 붙이고, 습관이 바뀌어 갔다. 언젠가 그 친구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작심삼일이 3일마다 계속 되니까, 어느 새 여기까지 왔네요.” 나름 자신에 대해 뿌듯한 자신감이 나타난 말이었다. 아이는 누구나 선호하는 명문대에 들어가, 졸업을 앞두고 있다. 탄탄한 앞날에 대한 계획도 다 만들어두고, 준비도 해놓았다. 대학생이 되기 이전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조금씩 늘려가던 계획이 익숙해져, 장기 계획까지 잘 실행해놓는 것 같아 무척 기뻤다.
2015년, 우리는 또 계획할 것이다. 물론 제대로 지킬 수 있는 것이 그 중에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단 계획하자. 잘 지켜지지 않으면, 또 계획하라. 몇 일이라도 지키는 것이 된다면 일단 좋다. 만약 더 이상 지키지 않아서 포기하게 된다면, 그냥 자포자기하지 말고 다시 계획하라. 자꾸 반복하다 보면, 그래도 발전하고,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전 진학사 입시분석 위원, 객원 입시 상담 / SZ 공부법 연구소 원장
[윤의정의 우리 공부합시다] 작심삼일을 여러 번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