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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강아지가 정말 가지고 싶었습니다. 마치 장난감을 원하듯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강아지를 아빠가 안고 대문을 들어섰을 날, 나는 그 녀석에게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그 후로 나는 많은 시간을 강아지와 함께 즐겁게 보내곤 했지요. 하지만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나서 강아지는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시간이 꽤나 흐른 어느 날 돌아보니 강아지는 늙고 병들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음속에 커다란 미안함이 남아있습니다. -
요즘은 애완동물도 다양해지고 관심도 많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에 함께 살고 있는 많은 동물들을 애정으로 지켜보고 있지요. 이들과 관련된 이야기들, 예를 들면 멸종 위기의 동물들, 학대 받는 동물들, 유기된 동물들의 이야기 등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지구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존중, 동물들과의 관계와 소통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첫 번째 소개드릴 책은 일본 작가 나리유키 와카코의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크레용하우스)입니다. -
이 책은 안내견 행복이를 주인공으로 안내견의 삶과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행복이에게 누나를 지키는 일은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일입니다. 행복이는 누나가 목걸이를 채워 주며 “가자!”라고 말할 때마다 씩씩하게 누나를 안내합니다.
시각장애인인 누나와 행복이의 교감은 우리의 마음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옵니다. 언제나 함께했던 행복이와 누나가 서로를 위해 헤어져야 하는 이별과 서로를 향한 사랑을 섬세한 그림에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안내견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을 한 사람으로 평등하게 대하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안내견은 개가 아니고 시각장애인의 눈인 셈입니다. 그리고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안내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소개드릴 책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영국 작가 마이클 모퍼고의 <조이> (풀빛 출판)입니다. -
이 책은 동물의 눈을 통해 인간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생각하는 인간들의 세상은 폭력적이다 못해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이 책은 평범한 농장 말 '조이'를 통해 제1차 세계대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폭력이 난무하는 끔찍한 전쟁터의 모습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묘사하며 전쟁의 잔혹함을 일깨워줍니다.
동시에 세상에는 앨버트와 같이 평화와 사랑을 지키려는 사람들도 등장시켜 절망속의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말 조이와 청년 앨버트의 진실한 우정을 통해 사랑과 평화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세 번째 소개드릴 책은 황순원 작가의 <크는 아이> (가교출판)입니다. -
이 책은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송아지’는 6.25 동란을 겪은 어느 시골 소년과 송아지의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년이 송아지를 처음 만났을 때, 볼품없는 모습에 실망하지만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면서 둘은 깊은 정을 느끼게 됩니다.
6.25 전쟁이 났을 때, 소년의 가족이 피난을 가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지만, 얼음판위에서 둘은 재회하게 됩니다. 그리고 만나는 순간 얼음장이 깨지며 둘은 차가운 얼음물 속을 헤엄치기 시작합니다.
동물들과의 교감과 정을 나누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책 속의 동물들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소통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크레용하우스 편집부장 이숙진 제공
[오늘 이 책] 동물들과 함께 사는 우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