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Job을 잡아라!] "먹는 사람의 행복을 요리합니다"
소년조선
기사입력 2009.12.14 09:52

요리사 여경옥

  •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다 보면 어색하던 사이도 어느새 가까워지고, 딱딱한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요리는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마법이다. 중국 식당 루이를 운영하는 여경옥 사장을 만나 요리사가 되는 길을 물어봤다.

    ― 어떻게 요리사가 되었나요?

    “중학교 졸업 후 형의 권유에 따라 요리에 입문하게 되었지요. 제가 요리를 시작한 1970년대 말에는 ‘레시피’라는 게 없었어요. 그냥 주방장이 하는 걸 어깨너머로 잘 봐 두었다가 영업이 끝나면 실습해 보고, 그걸 노트에 적어 나갔지요. 그 노트가 두꺼워질수록 점점 더 많은 요리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남보다 더 부지런히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승진이 빨랐고, 스무 살이 안 돼서 요리사 30명을 거느리는 부주방장이 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요리 학교에서 전문 수업을 받고 입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 새 메뉴 개발이 쉽지 않을 텐데요….

    “요리사는 아이디어, 즉 창의력이 생명이에요. 사람들은 끝없이 새로운 맛을 원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메뉴를 위해 많이 돌아다니고, 많은 요리사를 만납니다. 제가 중국 요리를 하기 때문에 중국 출장을 자주 갑니다. 중국 가서 맛있는 음식을 접하면 꼭 그 식당 주방장을 만나 요리법을 물어본답니다. 물론 저만의 요리법도 공개를 하지요. 신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 직접 만든 요리에 만족하나요?

    “꿈의 직장이라는 신라호텔 중식당에 입사를 했을 때만 해도 제 음식이 정말 맛있고,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호텔에 입사하고 나자 그 생각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고객마다 요구사항이 너무 다양했거든요. 어떤 사람은 싱겁게, 어떤 사람은 달게, 어떤 사람은 소스 듬뿍…. 그러면서 알았지요. 고객이 만족해야 맛있는 음식이 되고, 비로소 제가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요리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 요리사 여경옥씨.
    ▲ 요리사 여경옥씨.
    ― 요리사가 되는 과정이 많이 힘듭니까?

    “제가 운영하는 식당에는 열 명의 요리사가 있습니다. 저에게 요리를 배우겠다고 찾아온 청년들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사원들은 대부분 오래 있지 못해요. 배우는 과정이 힘드니까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밖에서 보는 요리사의 모습은 화려하지만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한 단계 한 단계 지루한 과정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뭔가를 해내고 싶으면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즐겨야 하지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발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여경옥 요리사는

    신라호텔 수석 조리장, 중국 소주신라호텔 총주방장을 지냈고, 중국 세계조리사협회 요리대회 심사위원, 한국 조리기능사·기능장 출제위원 및 감독위원 등을 맡았다. 지금은 중식당 ‘Luii’(루이)를 운영하면서, 장안대와 혜전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요리사가 되려면…

    △학과 성향 : 요리사

    △도움이 되는 과목 : 영어, 미술, 기술·가정, 체육, 국어

    △직업 만족도 : ★★★★☆

    △미래 전망도 : ★★★☆☆

    △관련 학과 : 식품영양학, 식품조리, 조리과학, 호텔조리, 외식조리, 관광호텔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