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색] "감동 주는 서비스 정신 몸에 배어야죠"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기사입력 2010.07.19 03:10

호텔리어 황병국 객실팀 매니저, 조서영 컨시어지

  • 호텔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을 일컫는 호텔리어는 여행과 여가생활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관심도 높아진 직업이다. 많은 인기만큼이나 각종 궁금증, 선입견도 많아진 직업이기도 하다. 실제 호텔리어의 모습은 어떨까. 또한 호텔리어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황병국 객실팀 매니저, 웨스틴조선호텔 조서영 컨시어지, 두 명의 호텔리어에게 직업 세계를 들어봤다.

    어학 실력은 필수



  • 황병국 객실팀 매니저(사진 위), 조서영 컨시어지./이경호 기자 ho@chosun.com·염동우 기자 ydw2801@chosun.com
    ▲ 황병국 객실팀 매니저(사진 위), 조서영 컨시어지./이경호 기자 ho@chosun.com·염동우 기자 ydw2801@chosun.com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운 황병국 매니저는 자연스럽게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담당 선생님께서 일본을 비롯해 외국 문화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꼭 가보고 싶다는 바람이 커지면서 점차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자연스럽게 호텔, 호텔리어를 알게 돼 꿈을 키웠습니다"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한 황 매니저가 호텔에 입사할 15년 전까지만 해도 호텔리어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했다. 그러다 '호텔리어'라는 드라마를 비롯해 매스컴에 자주 나오게 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매년 입사 경쟁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매스컴에 비춰진 모습과 실제 호텔리어는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그는 "외국인을 많이 만나고 근사한 호텔 건물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화려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선입견에 끌려 단순하게 지원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조 컨시어지 역시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일본 어학연수를 다녀오고나서 호텔에 입사했다. 한 번의 이직을 거쳐 현재는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근무하고 있다. 컨시어지는 기본적으로 호텔 투숙객이 호텔에서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호텔 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 외부 차량 예약, 레스토랑 추천, 관광 안내, 각종 문화공연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늘 긴장을 해야 하지만 보람도 큰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어학 실력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투숙객들의 다수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학 실력은 필수라는 의미다. 입사 시험 때도 외국어 면접 시간이 있을 정도로 철저히 검증한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능통해야 하며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일본어 또는 중국어를 같이 구사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조 컨시어지는 "호텔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투숙객의 대다수가 동양인이기 때문에 일본어나 중국어를 열심히 배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 시험점수 따기용 어학 공부보다는 실질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말하기 위주로 실력을 쌓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황 매니저는 "입사하고 나서 외국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뒤늦게 공부하는 직원도 많다. 외국인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어학공부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한 직업"이라고 귀띔했다.

    서비스 정신 투철해야

  • 이들은 호텔리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을 꼽았다.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다해 고객을 편안하게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서비스 정신을 호텔리어의 으뜸 자질로 들었다. 고객에게 인정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하는 조 컨시어지는 "의사소통을 위한 어학 실력은 배울 수 있지만, 기본적인 봉사정신과 서비스 정신 같은 인성능력은 쉽게 배울 수 없다. 따라서 본인에게 봉사정신,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있는지를 철저히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매니저는 "어떤 성격이 호텔리어에 적합하다고 한마디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봉사정신이라는 바탕은 있어야 한다.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등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는 경험을 미리 많이 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도 필요하다. 조 컨시어지는 "짓궂은 고객, 무리한 부탁을 하는 고객 앞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 매니저는 의사소통 능력도 강조했다. 그는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직원들과의 조화가 중요한 직업이기 때문에 부서원들과 의견을 조율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흔히 호텔리어는 외모를 중시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짙다. 하지만 이들은 호텔리어는 선척적인 요인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조 컨시어지는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호감형 외모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때 호감형이란 잘생긴 사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 앞에서 늘 상냥하게 대하고 잘 웃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황 매니저는 호텔리어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그의 얘기다. "호텔리어의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전문양성학원까지 생겼다고 들었어요. 전문적인 지식은 호텔에 입사해서 연수기간에 충분히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굳이 관광학과 또는 호텔경영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되죠. '어떻게 하면 호텔리어가 된다'는 소문에 휩쓸리기보다는 왜 본인이 호텔리어가 되고 싶은지, 어떤 호텔리어가 되고 싶은지부터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