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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안재혜(23·영어영문4)씨는 3년 전부터 고기를 먹지 않는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안씨는 지난 2007년 채식(菜食)을 결심했다. 하지만 학교 식당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는 없었다. 안씨는 지난 3월 교내 채식동아리 '베네세레(Benessere)'를 만들었다. 이탈리아어로 '건강한 삶'이란 뜻을 지닌 '베네세레'는 결성 한 학기 만에 회원이 100명을 넘었다. 안씨는 "동아리 친구들과 매주 2번씩 모여 함께 식사하며 채식 정보를 나눈다"며 "학교에 채식 식단 도입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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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채식동아리 '콩밭' 회장인 강대웅(28·영어영문4)씨는 "건강을 위해 채식하는 회원도 있지만 환경보호 차원에서 채식하는 회원도 많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 5월 학교에서 채식 장터를 열어 딸기 두유 등을 직접 만들었는데 시식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자유분방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가는 게 요즘 젊은이의 특징이라고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신념을 올곧게 실천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따무('따뜻한 무역'의 줄임말)'는 공정무역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대학생 모임이다. 공정무역은 저개발국 생산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해 빈곤을 해소하고 경제자립을 돕는 무역 형태를 말한다.
'따무'는 공정무역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시민들에게 공정무역의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벌인다. 천유화(23·나사렛대 재활공학과4)씨는 "지난 5월 덕수궁 앞에서 사진전을 열어 중·고교생에게 공정무역을 알렸다"며 "늘 지구촌 이웃을 생각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말고 양심적으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동아리도 있다. 한양대 지적재산권법학회 'ZERAW'다. 정품 소프트웨어의 불법 도용을 주도했던 'WAREZ' 사이트의 영문 철자를 반대로 한 이름이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불법 다운로드(내려받기)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리포트 표절도 금지한다. 이들은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콘텐츠를 사용하는 '굿 다운로더(Good Downloader)'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조문교(20·정책과학대2) 부회장은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하자는 취지의 지적재산권 모의재판도 열었다"면서 "생활 속에서 작은 정의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2010 '캠퍼스 DNA'가 달라졌다] 젊은 고집쟁이들 "내 신념대로 산다"
채식주의자 모여라… 공정무역 제품만 쓰자… 불법 다운로드 안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