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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 작년 이맘때, 자원봉사를 갔다. 중국인들과의 만남은 필자를 중국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하였다. 중국을 공부하고 싶어 어학연수보다는 교환학생을 택했다. 신기하기만 했던 중국 학생들과의 생활이 벌써 5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국경을 넘는 우정을 과시하며 중국을 배우고 있다.
남경은 5대고도 중 하나로 동오(東吳), 동진(東晋), 남북조 시대 송(宋), 제(薺), 양(梁), 진(陳)에 이르기까지 수도의 역할을 해오던 곳이다. 1968년에 장강대교가 개통되면서 베이징, 상하이를 잇는 중요한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장강대교를 넘으면 남경공업대학 강포 캠퍼스가 있다. 남경공업대학은 건축으로 이름난 학교로 넒은 캠퍼스와 우수한 학생들로 발전하고 있는 학교다.
개강 전날 학교는 캐리어를 끌고 오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중국은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래서 청명절이나 노동절과 같은 3일 이상의 법정휴일에는 집으로 가는 인파가 우리네 명절 때만큼 거대하다. 기숙사 생활은 기본적으로 4인 1실이다. 4년 동안 같은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다름없다. 함께 여행도 다니고,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우정 그 이상이다.
중국에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 빼고 다 먹고, 기어다니는 것은 탱크 빼고 다 먹는다. 다리가 넷인 것은 책상·의자 빼고 다 먹고, 다리가 둘인 것은 엄마·아빠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요리천국 중국에는 간식거리(小吃)의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교내에 식당도 6곳이 넘고, 메뉴는 셀 수 없이 많다. 매일 먹어도 4년 안에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맛도, 종류도 다양하다. 학생들은 매일 식당 앞에서 파는 신선한 제철 과일을 먹고 비타민을 보충한다. 가격도 저렴해 학생들은 부담 없이 이용한다.
남학생들의 농구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농구장으로 몰려가는데, 밤이 돼도 농구사랑은 그칠 줄 모른다. 한 친구는 "눈을 감고 골 넣는 연습을 해서 감을 익히면, 실력향상이 빠르다"고 말할 정도다.
건강한 신체로 대부분의 학생은 열심히 공부한다. 개강 첫날부터 도서관에 가득한 중국대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여파로 취업난이 더욱 심해졌다. 도서관에서 대부분의 학생은 영어를 공부하거나 대학원 준비를 한다. 중국에서는 초·중·고·대 각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어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말하기를 중시해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일정 수준의 영어 말하기 실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학생들이 또 한 가지 열심인 것은 대학원 준비다. 대학원 시험은 대입시험처럼 전국에서 시험을 보고 그 성적에 따라 학교를 정한다. 과목도 다양하고, 내용도 어려워서 학교 게시판 곳곳에는 대학원 입시학원 벽보가 붙어 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미래가 어찌 밝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입학과 동시에 한 달간 군사훈련을 받는다. 군복을 입고, 학교 전체를 돌아다니며 훈련을 하는 것인데 친구들 간의 우정도 쌓고, 규율도 익히면서 9월을 보낸다. 학기마다 마르크스주의, 등소평, 모택동 사상 등의 공산주의와 관련된 수업을 들어야 한다. 공산당에 가입해 학교 안에서 열리는 공산당 회의에 참석하는 친구들도 볼 수 있다. 청명절에는 대학 인근 구우산문화명인기념관에서 열사를 기리는 발표회를 갖고, 헌화와 선서를 하는 행사도 한다. 반면 자유로운 사상을 갖고, 자신의 적성을 찾아 동아리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 5월이 되면 각 동아리의 발표회가 열리고, 학생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매주 주말 저녁 야외 음악당에서는 동아리와 학과의 공연이 펼쳐져 숨은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이렇듯 다양한 활동으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학생활이 중국 대학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많이 알려지지 않고 외각에 있는 대학이다 보니 외국인과의 접촉이 많지 않아 같이 수업을 듣는 한국인에게 많은 관심을 보낸다. 필자를 필요 이상으로 배려해주고 챙겨준다. 정이 많아 고향에 갔다 오거나 여행을 다녀오면 꼭 작은 선물이라도 주고, 과일가격이 한국보다 싸다고 하자 많이 먹으라며 과일 한 봉지를 손에 쥐여준다. 언어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무엇인지 느꼈다.
중국을 오기 전 두려움과 걱정들은 이제 즐거움과 기대로 바뀌었다. 어느 때보다도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고, 내일을 계획하고 기대하는 일이 행복하다.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만나는 사람이 바뀌고,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는 말처럼, 중국에서의 생활이 나에겐 커다란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
[해외대학은 지금] 중국 남경공업대
4년간 의무 기숙사 생활친구에게 중국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