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프리즘] 글로벌 감각 키워 '관광 한국' 준비한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기사입력 2009.05.21 03:19

서비스 산업의 중심… 관광 관련 학과들

  • 관광산업은 잠재력이 큰 서비스산업 중 하나다. 전 세계를 투어하는 해외여행이 보편화됐고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또 1960년대부터 추진된 산림녹화사업으로 한국은 이제 어딜 가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지난 20년간 교통망이 비약적으로 발달해 원하기만 하면 어디든 못 가는 곳이 없다. 이런 관광산업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관광학과(부)다.

    관광학과는 젊은 세대의 각광을 받는 뜨는 학과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여가'를 학문적 혹은 실용적으로 배워보려는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양대 관광학부 김남조(48) 학부장은 "관광산업의 현장에서 기획력과 국제적인 역량, 컴퓨터를 활용한 현장 응용력을 중시한다"며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처하기 위해 관광학부가 세워졌다"고 말했다.

  • 관광학과(부)는 관광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전공을 개설하고 있다. 호텔경영 전공 학생들 모습. / 경동대 제공
    ▲ 관광학과(부)는 관광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전공을 개설하고 있다. 호텔경영 전공 학생들 모습. / 경동대 제공
    ◆뭘 배우나

    관광학은 보기보다 영역이 넓다. 관광경영, 관광정책, 호텔, 외식, 관광자원개발, 전시컨벤션, 관광정보, 관광심리, 관광경제, 관광통역(외국어) 등 기본적 학문영역이 다양하다. 관련 학과도 다양하고 개설된 대학도 많다. 4년제는 물론 전문대학까지 셀 수 없이 많다.

    설악산과 청정 동해의 관광자원을 끼고 있는 경동대 관광학부의 소대영(51) 학부장은 "호텔, 여행사, 리조트, 테마파크, 컨벤션, 카지노 등 관광산업을 구성하는 업종에서부터 관광자원 및 상품개발, 국제관광진흥, 관광법규, 관광경제학, 여가부문 등 관광 전반에 걸친 다양한 분야를 연구한다"며 "서비스 산업 중에서 관광산업의 비중이 제일 큰 만큼 국제적 관광전문가 및 연구인력 양성이 절실하다"고 소개했다.

    이중 관광개발학과는 관광상품 개발과 관광지 계획 및 설계기법 등을 배운다. 다른 관광 전공들이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짙다면, 관광개발학은 하드웨어 쪽에 가깝다. 예를 들어 놀이공원의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선 개발 프로젝트를 세워야 하고 사업성 분석까지 해야 한다. 관광개발학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엔 하드웨어 측면만이 아니라 레저나 이벤트, 레크레이션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까지 아우르는 추세다. 현재 강원대, 경기대, 경주대, 목포대, 제주대 등에 설치돼 있다.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임화순(48) 학과장은 "관광자원 및 위락관리, 공공문제 및 관광정책, 관광시설 및 리조트 설계분야, 레저상품 개발 등을 주요 전공분야로 배우게 된다"며 "수업은 강의와 토론, 현지조사, 어학실습, 현장실습 등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하면 된다. 미국의 경우 170여개 대학에 호텔경영학과가 개설돼 있다. 전체 관광 관련 학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관광산업에 호텔경영학이 자치하는 역할이 절대적이란 얘기다. 배우는 과목은 관광사업론에서 호텔경영론, 관광법규, 카지노 이론, 객실서비스론, 여행사경영론, 관광·호텔 마케팅과 인사관리까지 다양하다. 호텔 관련 학과로는 국내에서 최초로 설립된 세종대 호텔경영학과 안윤영(40) 학과장은 "관광산업에서 호텔업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커지고 있는 만큼 호텔 총 지배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며 "호텔경영학과 학생들은 2급 호텔 관리사와 관광통역안내원 자격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관광통역 수업 모습.
    ▲ 관광통역 수업 모습.
    ◆'MICE 산업'의 핵심

    호텔 못지않게 전시 컨벤션 분야 역시 비전이 높다. 기업, 단체, 기구들의 국제회의나 전시 박람회 개최를 통해 정보나 지식을 교류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BT (Business Travel) 산업으로 불리는 'MICE 산업'의 핵심이 전시 컨벤션 분야다. MICE는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말이다. 경희대 컨벤션 경영학과 이혜련(53) 학과장은 "컨벤션 경영은 MICE 산업의 가장 중심축"이라며 "전시 혹은 박람회장을 찾은 이들을 위한 호텔 서비스, 국제회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의 후 관광 프로그램 개발, 회의 참석자들의 네트워킹을 위한 오·만찬, 식음료 행사에 필요한 외식·조리까지 컨벤션 경영 분야는 각 분야의 인력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섭학문"이라고 말했다.

    관광학과는 외식·조리 전공이나 이벤트 전공, 관광통역 전공도 비중이 크다. 사실 여행객들에게 '먹거리'만한 추억이 없다. 다양한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고안해 내는 전시 이벤트도 필요하다.

    게다가 관광지를 소개하고 안내할 수 있는 해외여행 인솔자나 관광통역사도 관광학과에서 양성한다. 관광학과 학생들은 관광가이드 영어나 비즈니스 실용영어, 숙박외식업 영어 등을 1학년부터 배운다. 또 영어만이 아니라 관광일어, 관광중국어 관련 학과도 개설돼 있다.

    해외여행 인솔자와 이벤트 플래너 등을 양성하는 문화·이벤트 분야를 전공하려면, 관광문화재 해설, 문화관광 이벤트론, 문화관광 상품기획론, 관광통역 가이드영어, 관광안내 일어 등의 커리큘럼을 배우게 된다.

    또 호텔·컨벤션 분야의 세부전공을 지원하려면, 호텔경영론, 컨벤션학개론, 관광비즈니스매너론,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론, 컨벤션 기획·실무, 관광프리젠테이션 실무와 같은 과목을 배운다.

    요즘은 온라인 여행업의 부상과 함께 사이버 여행사도 여러 곳 생겨나고 있다. 여행상품 판매사를 꿈꾼다면 학부에서 여행 전자상거래, 여행상품 판매론, 항공예약·발권업무, 여행사 지식경영론, 국외여행 안내실무, 사이버여행사창업론과 같은 커리큘럼을 이수하면 유리하다.

  • ◆졸업 후 진로

    취업률이 높고 진출하는 폭도 넓다. 전공을 굳이 살리지 않더라도 외향적이고 활달한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관광학과는 경기를 많이 탄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호텔이나 여행사의 경우 대기업이 별로 없어 겉은 화려하지만 내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광레저산업 현장에서 호텔과 여행사에 취업하거나 스튜어디스 등 항공업계 요원, 전시업체, 외식업체, 테마파크, 컨벤션 사업체에 취업,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관광개발과 관련된 각종 건설 및 기술 용역업체, 레저·이벤트 기획사, 관광지 개발 컨설팅사, 투자자문회사, 금융기관, 리조트 설계, 한국관광공사, 토지개발공사 등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