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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학문'으로 배운다? 부동산을 '투기'가 아닌 '학문'으로 가르치는 부동산학과는 요즘 뜨는 학과로 통한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경제현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의 효율적인 투자와 개발, 관리 등을 연구하는 실용적인 응용학과다. 땅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진로도 다양하다.
한성대 부동산학과는 아는 사람만 아는 알짜배기학과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이 학과는 부동산을 전문적으로 접근한다는 점 때문에 설립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부동산 업계에 입소문이 나면서 실력 있는 졸업생들을 서로 데려가려 한다. 경기에 민감한 편이지만 평균 80% 이상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단연 한성대 내에서 취업을 가장 잘하는 학과다.
경쟁률도 세다. 지난 2008학년도 수시 2-1 학업우수자 전형에서는 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평균 20대1을 자랑한다. 당연히 입학생들의 실력 또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한성대 부동산학과 관계자는 "과거 4등급이 합격 가능권이었다면 최근에는 2등급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는 학과 연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신설 당시에는 야간 과정만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주간·야간 함께 운영했고 2005학년도부터 야간과정을 없앴다. 실력 있는 지원자가 많아 주간학생만 받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
기자와 만난 재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올해 수석으로 부동산학과에 들어온 이슬기(20)씨는 "한성대 부동산학과에 들어오고 싶어서 재수까지 했다"며 "이 학교를 목표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1학년 과대표를 맡은 김태호(20)씨는 "부동산업을 하시는 부모님이 한성대를 추천하셨다"며 "앞으로 부동산 컨설팅의 비전이 밝은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2학년 이가현(20)씨 또한 "우리나라만큼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나라도 없다"며 "부동산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10년 전, 한성대는 학교를 대표할 수 있는 특성화된 학과를 찾던 중 부동산학과를 생각해냈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엄청난 변화를 겪은 후부터 차츰 투자, 금융, 보험으로 그 영역이 넓혀갈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관련 영역이 넓혀지면 부동산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에 부동산학과는 2개밖에 없었다.
임병준 부동산학과 학과장은 "우리나라는 '부동산'하면 복부인이나 투기를 먼저 떠올리지만 선진국에 있는 명문대에서는 부동산학과를 흔히 볼 수 있다"며 "전문교육으로 특성화된 부동산학과를 이끌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학과를 중개사 양성기관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경제학, 경영학, 행정학, 법률 등에 기초한 이론과 실무교육을 전방위로 다룬다. 졸업후 건설회사, 부동산개발회사, 감정평가사, 토지·주택 관련 공기업, 부동산 관리·임대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한성대 대학원 내에도 부동산 전공이 설치돼 있다. 경제 동향과 경기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인 만큼 커리큘럼도 경제흐름을 반영한다.
최근에는 부동산 산업이 금융과 융합되는 경향을 반영, 금융을 전공한 교수들을 초빙해 '부동산 금융론' '부동산개발금융론' 등의 수업을 늘렸다. 임 학과장은 "경제·경영을 전공한 교수들로 강사진이 구성돼 부동산을 폭넓은 관점으로 접근한다"며 "젊은 교수들이 만드는 생기발랄한 학과"라고 말했다.
부동산학과는 한 학년당 40명 내외로 소수정예를 원칙으로 한다. 교수당 학생의 비율이 1대8 정도다. 지금까지 배출된 졸업생도 300명밖에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다. 때문에 재학생과 졸업생간의 우애가 돈독하다. 김태호씨는 "선배들이 자주 학교에 찾아와 학사관리나 취업상담을 해주며 많이 도와준다"며 "교수님, 선배님, 같은 과 친구들이 너무 잘 해줘서 이 학과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학과의 지원도 든든하다. 재학 중 부동산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을 격려해 각종 자격증 관련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격증 준비 고시반도 운영한다.
학과 관계자는 "전공 수업만 제대로 들어도 시험준비를 따로 하지 않고 자격증을 딸 수 있다"며 "앞으로는 자격증을 딴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관련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부동산학과 학생회장 양한솔(25)씨는 "수험생들이 입학할 학교를 결정할 때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졸업 후 미래까지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특성화된 학과에서 전문교육을 받는 것이 바로 자신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한성대 부동산학과 2009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
●수시 2-1 전형, 수시 2-2 전형
일반전형: 학생부 30%+전공적성 30%
특기자: 학생부 100%
●정시 '가'군 - 수능 60%+학생부 40%
정시 '다'군 - 수능 100%
[주목! 이 학과] [한성대 부동산학과]부동산 투자·개발… '땅'에 관한 모든 것 배운다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부동산을 '투기' 아닌 '학문'으로 가르쳐 건설회사·부동산개발회사 등으로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