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학교 다니세요?' 라는 질문에, '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요' 라고 대답하면 두 가지 질문을 더 받게 된다. '외국어대학교인데 행정학과가 있어요?' 혹은 '거기 나오면 다 공무원 되는거에요?' 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며 받아 들인다. 생각해보면 필자도 원서를 쓰기 위해 대학교에 관심을 갖기 전에는 한국외대에 어떤 과가 있는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학과와 직업을 연계시키기 때문에 저런 궁금증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한국외대 행정학과는 1965년에 설립돼, 현재 많은 선배들이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체, 대학, 연구원 및 기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행정학과에 처음 입학하면 행정학개론이라는 과목을 전필(전공필수)로 이수하게 된다. 행정학개론을 통해 행정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행정조직론, 인사행정론, 재무행정론 등을 통해 행정학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학습을 한다. 행정학과에서 이수하는 과목들은 비단 행정부에 국한된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후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학과 안에 속해 있는 소모임은 3개가 있다. 역사철학학회, 문학학회, 시사토론학회 등 관심사에 따라 학회를 선택할 수 있고 매주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세미나를 진행한다. 동아리는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이 모여서 친목을 다지고 관심사를 공유하지만, 소모임은 학과에 속해 있기 때문에 동기 혹은 선·후배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매년 11월경에는 졸업한 선배들과 과 교수님들을 모시고 '모의국무회의'라는 행사를 한다. 한국외대 행정학과의 모의국무회의는 매년 한해를 정리하며 개최하는 행사로 행정학 전공지식과 마인드 그리고 행정인으로서의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자리이다.
모의국무회의는 국무회의를 행정학과 학생들이 가상으로 만들어 대통령, 국무총리, 각부 장관 등의 역할을 맡아 이슈가 된 혹은 되고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다. 학생회를 중심으로 1, 2학년 학생들이 직접 토론을 통해 대본을 만들고, 연출까지 하기 때문에 준비 기간동안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보람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외대 행정학과에는 다른 학과에는 없는 특이한 기념일이 있다. '제자의 날'이 그것인데, 교수님들이 행정학과 학생들을 위해 만든 날이다. 그 날은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던 교수님들과 식사도 함께 하고, 교수님들이 준비한 선물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시기도 한다. 교수님은 어려운 분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소속 학과 학생들을 아끼고 챙겨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행정학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모두 공직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학을 토대로 혹은 행정학과 다른 학문을 병행해서 수학하면 어느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든 크게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
더불어 현재 한국외대에는 '이중전공제'가 있어서 누구나 1전공 외에 전공 한 가지를 더 이수해야 한다. 이중전공을 통해 2가지 전공을 이수하게 되어 훗날 사회에 진출할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타 대학에도 행정학과가 있지만, 한국외대 행정학과만의 장점이 있다면 행정학을 공부하면서도 세계 각국의 언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행정학이라는 사회과학만 공부하기에는 너무 따분할 것 같다는 학생, 훗날 공직분야에서 활동하기를 원하는 학생, 행정학을 심도있게 배워보고 싶은 학생이라면 한국외대 행정학과에 들어와 꿈을 펼쳐보기를 추천한다.
-
[우리 대학 열전] 한국외국어대 행정학과
매년 '모의국무회의' 열어 예비 행정인 틀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