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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학과는 전쟁과 전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학생들은 졸업 후 군 장교의 길을 걷는다. 육군과의 협약을 통해 대전대·경남대·원광대·조선대에 설치돼 있다. 남학생 대부분이 육군으로부터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대신 장교로 임관되면 의무 복무기간이 7년이다. 학생 대부분이 직업군인의 길을 가기 위해 학과를 택하고 있다. 4개 대학 외에 군 당국과 협약없이 지난해 서경대 군사학과가 설립됐다.
대전대 김정기(58) 학과장은 "군사학을 연마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직업군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학생들에게 군사 전문가로서 국방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꿈을 펼치는 데 필요한 경쟁력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북한이라는 편견부터 깨야
북한학과는 북한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다. 북한식 사회주의의 특수성을 '비교·사회주의적 방법'을 통해 검토하기도 한다. 이데올로기 차원의 비판에서 벗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북한의 각 부문별 현상을 분석, 연구한다.
동국대 북한학과는 기초 교육과정과 전문 교육과정으로 접근한다. 기초과정은 북한학 입문, 통일학 입문 등 기초 교육과목 수강을 통해 북한학 연구기반을 확립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1단계 전문 교육과정'에 진입한다.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제 분야에 대한 연구와 사회주의 사상을 배운다. '2단계 전문 교육과정'은 통일부나 경협 관련 민간기업에서 인턴활동을 거치며 실무를 배우는 과정이다.
선문대 동북아학과 김수민(55) 학과장은 "북한학은 비단 통일 전까지의 남북, 북미, 동북아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에 대한 준비와 함께 통일 이후 있을 여러 가지 행정·경제·법·사회적 문제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선입견'이 학문적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학과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이라면 북한에 대한 편견부터 깨라고 지적한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54) 학과장은 "북한에 대한 편견과 편향된 이미지를 가지고 북한학과에 들어오면 학문적으로 북한이라는 곳을 들여다보기 힘들다"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북한에 대한 생각에 얽매이지 말고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학과장은 또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을 이뤘을 때 더욱 필요한, 통일을 위한 학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지원하라"고 충고했다.
◆군사학과 졸업생, 전원 장교 생활
원광대·조선대·대전대·경남대는 육군본부와 '군사학 발전 협력 합의서'를 체결한 뒤 학과가 설립됐다. 일단 입학하면 군 장학생 신분을 부여받아 장학금을 받는다. 남학생은 2학년초 육군 학군장교 후보생에 지원, 합격하면 3~4학년 동안 대학내 학군단에서 주 9시간 정도 훈련을 받고 학군장교로 임관한다. 나머지 군사학과 학생은 졸업후 곧바로 육군 학사장교 후보생으로 입대, 16주간 장교 양성과정 교육을 거쳐 학사장교로 임관한다.
여학생은 여군사관후보생 시험에 응시, 합격할 경우 여군 장교로 진출한다. 군사학과 여학생의 합격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경남대 군사학과 이동욱(56) 학과장은 "군사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은 평생 직업군인의 길을 가기 위해 학과를 택한다"며 "남학생의 경우 육군으로부터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아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까지 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학생의 경우는 육군 장학금 제도가 없다.
군사학과는 육사나 군대처럼 엄격하지 않다고 한다. 군부대처럼 '충성'과 '복종'을 요구하며 군사훈련을 요란하게 시키지도 않는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일반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복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입는다. 복수전공을 허용하는 대학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학생들은 군사학개론 외에 전쟁사 분야('한민족 전쟁사' '세계 전쟁사' '현대전 연구' 등)와 전략 분야('손자병법' '국제관계론' 등)를 주축으로 '무기체계론' '군사지리학' '한국군사사' 등을 배운다. 아무래도 장교를 꿈꾸는 학생들인 만큼 병영 체험훈련은 필수다. 방학 동안 극기 훈련을 통해 군인정신을 기르고 체력도 단련한다.
전원 장교로 복무하는 만큼 취업걱정이 없다는 점에서 실력있는 인재가 모여들고 있다. 군사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하는 학생까지 생겨나고 있다.
서경대 군사학과 박성범(56) 학과장은 "입학생의 수능성적이 평균 3등급 수준의 학생들"이라며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진학을 못하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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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통일시대 준비하는 북한학과·취업걱정 없는 군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