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프리즘] 조선해양공학·해양학… 해양관련 학과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기사입력 2009.05.07 06:05

조선업 꽃피울 인재 길러내는 곳… 우리에게 취업 걱정은 없다

  • 우리나라는 세계 제1의 조선대국이다. 게다가 해외무역의 99% 이상이 해상운송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해양 관련 학과는 조선업을 꽃 피우는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다. 오대양 육대주를 가르는 항해에서 선박을 설계하고 만들어 내며 선박 및 해양 구조물의 안전 기준을 제정하는 일까지 가르치는 범위는 매우 넓다.

    관련학과도 해사대학, 해상운송시스템학부, 조선해양공학부, 해양공간건축학부, 해양기술학부, 해양바이오전공, 해양생산시스템공학과, 해양토목공학전공, 선박전자기계공학부 등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수산업에서 시작된 조선업이 해양산업까지 포함해 영역을 확대하면서 학과도 세분화된 것이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윤범상 교수는 "1971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조선입국(造船立國)'을 선포하면서 조선산업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며 "수많은 조선인(造船人)들의 피나는 땀과 노력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세계 제1의 조선대국 위치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 조선 강국의 위상이 드러나는 해양 관련학과들은 경쟁률이 높고 비전도 크다. / 목포해양대 제공
    ▲ 조선 강국의 위상이 드러나는 해양 관련학과들은 경쟁률이 높고 비전도 크다. / 목포해양대 제공
    바다에 관한 현상을 연구하는 순수종합 학문인 해양(과)학과도 각광받고 있다. 바다, 바다 생태계, 해안 그리고 대기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과 그 상호작용을 밝히고 연구한다. 해양물리학, 해양생물학, 해양지질학, 해양화학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진다.

    부경대 해양학과 허성회(56) 학과장은 "바다의 신비를 아직 벗겨내지 못한 만큼 더 많은 투자와 연구가 필요한 분야가 해양학"이라며 "바다의 무궁무진한 잠재능력을 감안하면 해양전문가의 위상과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바다와 접한 대학에 개설

    바다와 인접한 지역 대학에 조선해양공학과가 개설돼 있다. 대형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한진중공업 등이 부산·울산·거제에 있어서인지 동명대, 동의대, 부경대, 부산대, 울산대, 한국해양대 등이 모두 동남해권 벨트에 위치하고 있다.

    호남지역에는 군산대, 대불대, 목포해양대, 목포대, 전남대, 조선대 등이 버티고 있다. 목포엔 전남 서남권의 대표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있으며 중견 조선소와 업체 수는 영남지역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게다가 조선업이 커지면서 관련 학과 졸업생의 취업률이 80%를 넘어서자 입학 경쟁률 또한 치솟는 추세다.

    한진중공업과 특별한 관계인 인하대(선박해양공학), 바다에 둘러싸인 제주대(해양의생명과학부 등)에도 해양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 지역은 서울대, 충남대, 홍익대(조치원) 등이다.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서정천 학과장은 "조선해양공학은 선박을 포함한 해양에서 발생하는 모든 공학적인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라며 "선박구조설계 및 자동화, 선박의 해난사고, 선체구조 신뢰성 분야, 선박생산공학, 선박추진장치, 수중음향, 선박소음진동 등에 대한 이론과 연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뭘 배우나

    조선해양공학과는 공대에 설치된 만큼 물리, 수학을 중시한다. 일부 대학은 물리나 수학을 영어로 가르친다. 컴퓨터를 활용한 다양한 공학 응용 소프트웨어 활용법을 배우기도 한다. 한국해양대의 경우 1학년 때 미·적분학이나 공학설계입문, 일반물리학실험을 배우고 2학년 때는 조선공작CAD, 공업수학을 공부한다. 3~4학년 때는 선체건조공학, 선체CAD모델링, 조선시스템설계, 현장실습, 군사학 등의 과목을 배운다.

    한국해양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손경호 학부장은 "조선, 해양산업 및 관련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을 교육해 이 분야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 양성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실습선(3500t급 2척)을 활용한 승선체험교육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현장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항해사나 기관사를 꿈꾼다면 국립대학인 한국해양대의 해사대학, 목포해양대의 해상운송시스템학부에 지원해야 한다. 입학하면 4년 동안 '승선생활관'이라 불리는 기숙사에서 숙식을 같이한다. 학과 특성상 사관학교와 같은 엄격함이 느껴진다. 장시간 배를 타야하는 만큼 남학생 비율이 월등히 높다. 3년간 상선을 탈 경우 병역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여학생 비율도 학년별 10~15%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바다를 '학(學)'으로 배우는 해양학과는 전공필수 과목인 물리·화학·생물·지질해양학을 중심으로 심화과정이 이뤄진다. 해양관측 및 해석, 해양생태학 및 실습, 해수 분석, 오염생물학, 해양지리정보, 해양방사능 등 바다의 신비를 벗기며 해양개발을 선도하는 해양 전문가를 양성한다.

    졸업 후 진로

    취업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취업률이 경기에 민감한 편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고급기관사나 고급항해사 인력이 3만 명 가량 부족하다고 한다. 평균 학과 경쟁률이 5대 1이 넘는다.

    또 선박을 설계하고 만드는 조선해양공학과 역시 상선 위주의 R&D에 더해 함정연구, 크루즈선이나 레저선박 , 미래의 에너지·환경 대응 기술에 따라 취업 분야도 다양화될 전망이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과의 경우 2008년도 졸업자 94명 중 67명이 세계 10대 조선소와 선급협회 등에 취업했고 2007년에 이어 2년 연속 울산대 취업 최우수 학부로 지정됐다. 홍익대 조선해양공학과는 2009년도 취업률이 95%에 이른다. 졸업생 23명 중 19명이 취직했고 3명은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한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의 경우 졸업생의 평균 60%가 대학원에 진학한다. 10~20%는 국내 대형 조선회사, 20~30%는 선박해양 관련 연구소, 해군 기술장교 등으로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