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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학교 위상이 높아진 숙명여대에서 최고로 주목받는 학과가 있다. 바로 생명과학부다. 지난 2006년 3월, 생물학과에서 생명과학부로 개편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과 발로 뛰는 교수들의 노력 덕분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BK21 생명과학사업단, 과학기술부(현재는 교과부와 통합) 선정 우수연구센터 등 생명과학 분야의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우수한 교육여건을 갖췄다. '여자대학'이라는 특성을 살려 '여성 질환'에 특화된 연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 사업 수주로 교육여건 잘 갖춰져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교수진이다. 학년 당 학생 수는 60명으로 적은데 반해, 교수는 19명이나 된다. 교수들의 전공 분야도 약학, 생물학, 농학, 동물학, 분자생물학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자연히 폭넓은 전공 수업이 이뤄지고 교수와 학생 간의 유대관계도 강화됐다. -
이명석 교수(SRC 여성질환연구센터 소장)는 "교수 한 명이 3~4명의 학생을 맡아 1학년부터 관리하는 '지도교수제'를 운영 중"이라며 "전공 소개, 진로지도는 물론 생명과학 분야의 새로운 경향 등도 알려준다"고 했다. 3학년 우예슬(21)씨는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할 때, 교수님이 연구실에 들어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을 자세히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원래 의·약전 진학을 목표로 진학했다는 3학년 양수정(20)씨는 "교수님과의 진로상담으로 본래 생각과 달리 우리 대학원 진학에 흥미를 느꼈을 정도"라며 "국내에서 열리는 생물과학 관련 학회 정보 등도 알려줘 자주 참여하고 있다"고 경험담을 밝혔다.
이름은 학부로 돼 있지만 전공은 '생물과학 전공'으로 일원화돼 있다. 대신 치·의전을 준비하거나 의과학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해 의과학 전공트랙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생명과학부 학생이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생명과학 전공, 의과학 전공의 두 가지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생명과학 심화전공 프로그램도 있다. 면역학, 암 생물학 등 깊이 있는 전공수업이 이뤄진다. -
학부생이 교수 연구에 참여하는 인턴제도 운용 중이다. 특히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인턴제도에서 우수한 연구실적을 거둔 학부생에게는 졸업시험 면제 또는 특별과목(생명과학 리더십 등) 이수 혜택 등을 준다. 우예슬씨는 "지원이 풍부해 실험시설 등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며 "자신이 원하는 실험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실험실이나 교수실이 개방돼 있기 때문에 궁금한 것이 생기면 언제든 교수나 선배들에게 질문할 수 있다.
◆대학원 진학 시 100% 장학금 지원
대학원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되며, 학부도 현대 생명과학 등 일부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교수뿐 아니라 학생도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수업에서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 PBL(Problem-Based Learning)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문제(과제)를 주고 학생들 스스로 연구해 온 뒤 토론식으로 진행하는 수업"이라며 "학습효과가 뛰어나 학부에서 추천하는 수업방식"이라고 말했다. 양수정씨는 "영어로 진행되는 신경생물학 수업은 11명이 듣는 소규모 수업으로, 논문을 읽거나 실험을 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된다"며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한 수업이 많다"고 귀띔했다.
공부를 많이 시키는 만큼 성적도 엄격하게 평가한다. 특히 졸업시험이 까다롭다. 12과목 중 8과목을 선택해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 졸업사정 회의에서 교수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재작년 졸업생 70명 중 5명이 졸업을 못했을 정도다.
전공 특성상 대학원 진학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한해 졸업생의 40~50%가량은 대학원에, 나머지 인원 역시 치·의·약전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숙명여대 생명과학부는 대학원 진학생들에게 100%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사과정을 밟는 허윤선(27)씨는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받아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SRC 여성질환연구센터에 소속돼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는 이순덕(26)씨는 "우수한 연구 환경에서 제가 관심 있는 여성 암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학·석사 연계과정을 밟는 학생들은 4학년 2학기부터 학비를 면제받는다.
1학년 김지현(20)씨는 "한해 먼저 대학에 진학한 친구로부터 '숙명여대는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학교'라는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며 "교수님들의 철저한 준비 아래 이뤄지는 수업 덕분에 전공에 대한 흥미가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인간의 질환, 두뇌, 유전체 등에 관심 있는 학생, 생물학뿐 아니라 화학 등에 고루 흥미를 가지며 의과학자로서의 꿈을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든 우리 학부에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주목! 이 학과] 숙명여대 생명과학부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여성질환 연구로 주목… 대학원 진학 땐 100% 장학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