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학과] 인하대 항공우주공학전공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기사입력 2009.10.08 03:12

졸업 논문 대신 항공기 제작… 우주시대 주역 양성한다

  • 바야흐로 우주 시대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금처럼 우주가 가까운 적은 없었다. 일상생활에서 우주 기술을 이용하는 분야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우주를 향한 인공위성이 발사되고 있다.

    인하대 항공우주공학전공은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운영되는 학과다. 항공우주분야의 원대한 꿈을 품고 달려든 재학생과 교수들로 에너지가 넘친다. 항공우주공학전공 노태성 학과장의 말이다. "21세기는 우주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주의 중요성이 커요. 우주개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고급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뛰어들어야 하죠. 인하대 항공우주공학전공은 이런 목표 아래 운영되는 학과입니다."

  •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재학생
들이 항공기를 조립하고 있다. / 노태성 학과장 양수열 객원기자
    ▲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재학생 들이 항공기를 조립하고 있다. / 노태성 학과장 양수열 객원기자
    우주, 주목받는 블루오션

    항공우주공학전공은 항공분야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취지 아래 1972년에 항공공학과라는 명칭으로 설립됐다. 1976년에는 대학원 과정도 신설했다. 이후 1989년 항공우주공학과로 학과명을 변경했고,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2002년과 2009년 대학으로부터 중점 육성 특성화 학과로 선정됐다. 김범수 교수는 "30년 전통을 바탕으로 국내 TOP3의 대표적인 항공분야 인력양성 기관으로 명성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노태성 학과장은 "교육특성화 학과로 선정돼 받은 예산은 모두 시설 투자 및 소모임 활동 경비로 학생들에게 돌려준다"고 밝혔다.

    항공우주공학전공은 항공기, 인공 위성 및 발사체와 같은 지식 집약적인 시스템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최첨단 설계 및 해석 기술을 적용해 제반 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공과목은 크게 공기역학 분야, 구조 및 재료 분야, 분사추진 분야, 비행역학·제어·위성 분야 등 4가지 트랙으로 나눠 진행된다. 김 교수는 "트랙을 나눠 학문 범위를 좀더 세분화하면 본인에게 맞는 분야를 철저하게 파고들 수 있어 취업할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재학생들은 대개 우주, 항공에 관심이 있어 스스로 선택한 경우다. 평소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는 4학년 장우협(22)씨는 "인하대 항공우주공학전공의 명성을 익히 듣고 일찍부터 지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항공기, 비행기 등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3학년 허진범(21)씨는 "특수한 분야에서 전공 실력을 쌓고 싶었다"고 말했다.

    항공우주공학전공은 2002년부터 공학교육인증(ABEEK)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우주전공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교과 과정을 개선하고 있다. 졸업생 고용업체로부터 평가를 받고, 졸업생들의 성취도 분석, 재학생으로부터 개선 방안 등을 물어 반영한다. 김 교수는 "9명의 전공 교수들의 열정이 대단해 학과를 위해서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낸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졸업 때 논문을 작성하는 것 대신 팀별로 항공기를 만들기로 한 것도 그 중 하나다. 노 학과장은 "단순히 부품이나 소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시스템 전반을 다루기 때문에 졸업예정자라면 충분히 항공기는 만들 실력이 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만드는 과정에서 실력이 더욱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팀워크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실적은 취업할 때 본인의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항공기 만들기에 열심이라는 4학년 조재용(24)씨는 "다른 대학, 다른 학과와 비교해 우리 학과만큼 공부를 많이 하는 곳을 못 봤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학년당 50명 내외의 소수정예 학과인 만큼 재학생과 졸업생간 친목이 돈독하다는 장점도 있다. 3학년 한태양(21)씨는 "유대감이 높은 것이 만족스러워요. 동기들끼리 남아서 스터디도 하고 졸업한 선배로부터 생생한 실무 얘기를 들으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요. 선배의 충고 덕분에 실무에 필요하다는 자격증도 미리 딸 수 있었어요"라고 답했다. 소모임 활동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항공기 연구회와 'AC(Aerospace& Computer, 날틀과 셈틀)'가 있다. 항공기 연구회 부회장이라는 3학년 허진범(21)씨는 "소모임원들과 각종 대회를 준비하면서 방학을 알차게 보냈어요. Aeropia, Air show 등 항공우주 전시회에 참가해 실력을 점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학과

    항공우주공학은 비전이 밝은 분야로 손꼽힌다. 노 학과장은 "항공우주시스템은 상업적으로나 국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역시 필요성에 입각해 몇 년 전부터 대대적으로 개발에 착수하고 있죠.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최근 항공우주 산업계는 급속히 팽창 중이며 향후 다양한 국책과제 및 항공우주공학 전공 분야의 고급인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라고 이유를 달았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인하대 항공우주공학전공의 취업률이 입증한다. 2005년부터 지금껏 90%에 이르는 높은 취업률을 보인 것(대학원 진학은 제외). 특히 올해 졸업생 중 대학원 진학자를 뺀 27명 전원이 취업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 교수는 "항공우주공학은 비단 항공, 우주 관련 산업군 뿐만 아니라 자동차·조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기에 전공자를 환영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취업은 크게 연구소와 산업체 진출로 나눌 수 있다. 연구소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업체 연구소 등이 있으며, 산업체는 국가 항공우주개발 과제에 관여된 기업들로서 대한항공, 삼성, LG, 두산,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대기업 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학 관계자는 "특히 재단인 한진그룹 덕분에 한진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돈독하다"고 설명했다. 매년 6명씩 장학금을 주는 것은 물론 인턴 채용, 현장 실습 기회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지난 여름방학 때 대한항공에서 현장실습을 했다는 2학년 정욱(23)씨는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뜻 깊었다"고 말했다.

    분야의 특성상 대학원 진학률도 높다. 동(同)대 대학원을 진학할 예정이라는 3학년 이현석(23)씨는 "연구소의 경우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학원에 가서 좀더 고차원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항공우주공학전공은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한다. 몇 년간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미국 조지아텍과 연구교류, 대학원과 연계된 학부수업, 송도 이전 계획에 따른 교육시설 확충 등을 계획하고 있다. 노 학과장은 "중단기 발전계획을 철저히 실행해 현재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학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