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랑 하면 '불합격' 호기심 자극하면 '합격'
김소엽 맛있는공부 기자 lumen@chosun.com
기사입력 2010.03.02 03:14

최연소 홍보관 김정훈에게 듣는 개성있는 자기소개서

  • 특목고 입시와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그 중에서도 어떻게 하면 자기소개서를 잘 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심층 면접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구태의연하고 천편일률적이 될 수 있는 자기소개서와 심층면접. 개성있게 나를 소개하고 나의 비전을 전하는 방법에 대해 외교통산부 산하 KOICA(한국국제협력단) 김정훈 홍보관에게 물었다.

    ◆자기소개와 자랑 구분해야

    한국국제협력단 김정훈 홍보관(28)의 프로필에는 늘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함께 붙는다. 평소 자신을 알리고 국가를 알리는 일에는 자신 있다는 김홍보관에게 개성 있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방법에 대해 묻자,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지닌 사람이 자신을 가장 명확하게 소개할 수 있다고 했다.

    "매일 아침 10개의 신문을 봅니다. 신문을 통해 세계를 보는 눈, 현재를 보는 눈이 생겼죠. 저 역시 신문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의 다양한 면을 보면서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았고 국가홍보를 하면서도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로 자신을 알려야 할 때는 대부분 기사의 흐름을 따랐다. 짧은 단락에 사건의 기승전결이 전부 담겨있고 주제와 인물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제목으로 나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내용은 간결하면서도 쉬운 문체로 자신의 포부를 담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주어진 글자수 안에 모든 내용을 담아야하기 때문에 때로는 과감해질 필요도 있다. 크고 작은 경험들을 적되 모든 사건을 세세히 알리려고 하지 말고 인상적인 경험과 모두가 인정하는 사건을 위주로 적는다.

    "자신을 알리는 데 있어 중요한 점은 '내 소개를 듣고 남이 평가 한다는 것'입니다. 남이 봤을 때 인정할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하는 것이 현명한 자기소개법이죠. 스스로는 스펙이라고 생각해서 썼을지 몰라도 남이 알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은 소개가 아니라 자기자랑입니다. 자기자랑과 자기소개를 구분할 수 있어야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했을법한 경험들은 간략하게 명칭만 적고 넘어가는 지혜가 필요하죠."

    그는 "많은 청소년이 글쓰기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 글쓰기가 두렵다면 다양한 읽기를 통해 글쓰는 형식을 먼저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쓸 재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유롭게 글쓰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역사의 리더들은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면접법은 말로써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다.

    "역사적 리더들은 자신의 생각을 전할 때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감성코드, 한 마디 문장으로 상대를 설득했죠."

    실제로 그가 만난 외국 고위관료들은 '시간이 금'인 사람들이다. 시간에 쫓기는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장문의 소개서도 화려한 입담도 필요하지 않다. 그들을 설득하는 방법은 논리적인 말 한마디라고 한다. 김 홍보관은 "면접시에 면접관들은 나에 대한 자료를 들고 질문을 한다. 대부분 질문은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럴 때 승부를 걸 수 있는 것은 바로 상대의 뇌리에 오래 남는 말 한마디다. 자신이 생각하는 꿈에 가장 부합한 인물을 찾아 그가 했던 기억에 남는 말을 인용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좋다. 단, 긴장해서 대답이 떠오르지 않거나 모르는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함을 무기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접은 자기소개를 말로 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작성과 마찬가지로 과장되거나 부연설명이 길어지면 상대의 집중력은 물론, 신뢰감도 얻기 어렵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대답하고 상대에게 여운을 줄 수 있는 예를 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면접은 서류화된 글을 보고 그 사람을 한층 더 잘 알고자하는 테스트 방법입니다. 이때는 서류에 적힌 문구나 표현은 피하고 서류상으로 쓸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 덧붙인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합니다. 청소년들에게 나를 알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자신이 없더라도 한번쯤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발전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