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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어렵다고 한다. 이십 대 태반이 백수라는 요즘 대학교육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질도 문제이지만 획일적인 입시 방법으로 인해 학문적 호기심이 가장 왕성할 시기의 학생들에게 암기식 공부가 강요되고 있는 선발방식도 큰 문제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입학사정관제는 학생의 선발방식을 변화시켜 중등교육을 변화를 가져오고자 목적을 지니고 있다.
■열정과 포부를 중시
건국대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지원자가 가진 열정과 포부를 중시한다.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리더십, 자기추천, 예술영재전형의 3가지 전형에서 90명을 선발했다. 이때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지원자가 특정분야에 소신껏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가지고 경험과 지식을 쌓은 '준비된' 인재를 선발하고자 했다.
리더십 전형에서는 리더의 지위보다는 영향력을 발휘한 내용을 중시했고, 자기추천 전형에서는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다양한 방식의 활동들에 주목했다. -
정치대학에 진학한 K군의 경우 3년 내내 학교임원으로 일한 경력만이 주목받은 것이 아니라 학생회장으로 언론에까지 보도된 적이 있다. 학교 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원만히 해결해 나가는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줘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생명과학대학에 진학한 J양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고교 입학 이후에는 장수천·굴포천·심곡천 등 인천지역 하천 곳곳을 찾아다니며 지표생물을 조사했다고 한다.
고교시절에만 500시간이 넘는 환경봉사를 통해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그는 환경분야에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소설가 등단을 꿈꾸는 C군은 고교 시절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된 소설을 출판했다.
인문학부에 지원한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중학교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한 그는 중학교 시절 20편에 가까운 단편소설을 쓴 경험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가진 재능과 관심을 먼 미래에 이뤄질 것으로 생각해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학창시절부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이들은 열정과 포부가 학교 공부 속에서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교생활 속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하는 적극성과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1박2일 합숙면접 도입
건국대 입학사정관 전형은 이러한 인재들을 선발하기 위해 숫자로 표현된 성적 점수로만 지원자를 평가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와 자기추천서류, 교사의견서 등을 통한 종합적인 서류평가를 거쳐 심도 있는 면접고사를 하고 있다.
특히 자기추천 전형에서 시행된 '1박 2일 합숙면접'은 많은 호평을 받았다. 지원자들에게는 학교로부터 제공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맛보며 자신의 재능과 끼를 발휘했다. 입학사정관들에게는 지원자의 숨겨진 재능과 잠재력을 면밀하고 객관적으로 파악, 미래의 제자들과 보다 인간적으로 친밀해질 기회가 됐다.
2010학년도 전형에서는 총 6개 전형, 305명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전형은 기존에 실시한 리더십(30명), 자기추천(60명), 예술(5명) 전형을 유지하면서, 해외의 한국학교 출신 학생을 선발하는 '차세대해외동포' 전형(30명)을 신설했다. 또 농어촌학생 전형(120명)과 재외국민과외국인 전형(60명)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실시된 편·입학에서도 영어점수만 가지고 평가했던 종래의 방식을 과감히 탈피,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도입했다.
[입학사정관에게 듣는다] 건국대
특정 분야에 소신·열정 가진
'준비된 인재' 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