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입학사정관제 원조' 미국 현지를 가다] "한국은 지나치게 공정성 집착"
이태훈 기자 libra@chosun.com
기사입력 2009.07.01 03:04

윌리엄스 칼리지 26세 한국인 입학사정관 임슬기씨

  • 임슬기 씨.
    ▲ 임슬기 씨.
    "미국 대학들은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공통의 기준을 만들기보다는, 저마다 다른 전통과 환경, 가치에 맞는 학생을 뽑는 데 집중합니다."

    미 매사추세츠주의 학부 중심 대학인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3년째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는 임슬기(26)씨는 "미국 대학들은 기계적이고 평면적인 공정성을 유지하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칼리지는 미 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학부 중심 대학(liberal arts college) 부문 평가에서 6년째 1위를 차지하는 명문대다. 임씨는 2002년 서울 한영외고를 졸업한 뒤 이 학교에 진학했으며, 졸업 후 다국적 컨설팅사에 다니다 2007년 가을부터 모교로 돌아왔다. 한국과 미국의 입시 제도를 모두 겪어 본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인 셈이다.

    임씨는 "한국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하려면 재정·시간·노력이 많이 들어가지만, 선발 절차와 결과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려는 한국의 대학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이 "입시 부정을 막을 윤리적 안전장치"였다며, "공정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객관적'이라고 여기는 고교 성적도 사실 부모의 소득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어서, 어떠한 것도 '완벽하게 공정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임씨는 "한국에서 입학사정관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이 제도를 통해 이전과 어떻게 다른 학생들을 뽑을 것인지를 우선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서 어떤 제도를 갖출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