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대비법] '나를 키우자'… 다양한 활동과 전공 연계 있어야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기사입력 2009.08.26 03:09

[입학사정관제 지원전략]

  •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는 대학이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여전히 혼란스럽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김혜남 팀장(서울 문일고 교사), 임병욱 자료개발부장(서울 인창고 교사)에게 입학사정관제 대비법을 들어봤다.

    ◆입학사정관제도 내신성적 뒷받침 돼야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내신성적이 조금 부족해도 비교과가 좋거나 열정이 높으면 합격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교과 성적을 비중 있게 반영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1단계는 서류평가 100%로 전형하는데 그 중 교과 성적이 40~60%를 차지한다. 고교 교과성적을 대학 학업성취도를 예견하는 기본적인 잣대로 삼기 때문이다.

    학생부 중심 전형도 작년까지는 교과 중심으로 전형을 했지만 올해는 다양한 스펙을 갖춰야 합격 가능성이 높다. 연세대 진리·자유전형도 1단계는 교과 100%로 3배수를 선발하지만 2단계에서는 비교과로 50%의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 인하대도 학생부우수자 전형에서 작년에는 교과 100%로 선발했지만 올해는 2단계에서 서류 20%를 반영한다.

  • /조선일보DB
    ▲ /조선일보DB
    다만, 자기추천 전형에서는 내신성적이 조금 부족해도 합격하는 사례가 있다. 자기추천 전형에서는 특정학과에 관한 열정이 중시되기 때문이다. 지원단위와 관련된 교과가 탁월하게 우위를 보이면 인정을 받는다.

    대학이 선호하는 학생은 교과공부와 더불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는 학생이다. 한 가지만 뛰어난 학생보다는 다양한 활동에 능력이 있는 아이들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리더십 전형이라면 리더십만 강한 아이보다는 리더십은 약간 낮더라도 수상실적, 봉사활동, 공인 어학점수 등 여러 가지 실적을 고루 갖춘 학생을 선발한다.

    한 가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라면 특기자 전형이 적합하다. 올해 특기자 전형은 상당수 입학사정관제로 실시된다. 어학능력이 탁월한 학생들은 국제화, 글로벌, 어학우수자 전형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과학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 학생은 과학인재, 과학영재 등의 전형이 유리하다.

    ◆'스펙'은 지망 전공과의 연계성 두드러지게 정리해야

    '스펙'은 일반적으로 출결, 봉사활동, 임원활동, 수상실적, 그리고 공인어학점수의 '5종 세트'로 분류된다. 이중에서 봉사활동은 단순히 시간만 채우기보다 활동사진을 찍고 자신의 느낌이나 감상을 진솔하게 적어두는 것이 좋다.

  • 김혜남 선생님
    ▲ 김혜남 선생님 "내신이 높을수록 대학 선택범위 넓어"
    임원활동은 대학에서 정한 자격기준을 확인해 봐야 한다. 또 단순히 어떤 임원직을 수행했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활동한 내용을 보여줘야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건국대의 'KU입학사정관제Ⅰ(리더십) 전형'은 작년에는 반장, 부반장까지 지원이 가능했으나 올해에는 학년장, 부학년장까지로 지원자격을 제한한다. 지난해 합격자를 보면 총학생회장 출신이 51%, 부학생회장이 17%였다.

    고교 3년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쌓은 스펙을 정리할 때는 일관된 입장, 즉 전공과 미래학업에 관련된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에 참여 동기와 활동과정이 어떻게 전공과 연계되는지를 서술하도록 한다.

    그러나 거창한 활동보다는 활동의 '질과 내용'이 더욱 중요하다. 화려한 스펙을 얻기 위해 억지로 만든 활동으로는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김 팀장은 "소박한 활동이라도 자신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활동한 내용, 그 활동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자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집단토론 등 다양해진 면접 형태에 대비하라

    내신관리는 기본이다. 대개 1단계 서류전형에서 내신 성적이 반영되는데 이것이 그대로 2단계로 올라간다. 1단계의 성적을 40~60% 가량 반영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내신이 높을수록 대학 선택범위가 넓고 합격가능성도 높아지므로, 다른 비교과 활동 실적 준비한다고 내신관리를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신 중에서도 자신이 전공하려는 교과목은 월등하게 비교우위를 지켜야 한다. 아울러 모집단위와 연관된 교과목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데 1, 2학년의 경우에는 모집단위와 관련된 교과목을 집중 이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 임병욱 선생님
    ▲ 임병욱 선생님 "면접엔 추가 질문 사전에 철저히 대비"
    심층면접은 물론 지원 전형이나 전공에 관련된 창의력·잠재력 테스트에 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다섯 개 단어로 자신을 표현하기, 낯선 두 단어를 보고 제한 시간 내 자유연상으로 문장 짓기, 사례 나열하기 등도 창의적 테스트의 좋은 방식이다.

    발표, 토론학습 등을 통해 말하기 훈련을 꾸준히 한다. 면접은 사정관에게 자신을 직접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므로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임 부장은 "면접은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업계획서 등의 기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추가 질문이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입학사정관은 "왜, 어떻게, 당시 느낌은 어떠했는지" 등의 질문을 계속 연이어 던지곤 한다. 따라서 제출한 모든 서류에서 문장 하나하나를 반추하며 예상 질문을 만들고 대답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발표 또는 집단·토론면접을 시행하는 대학도 늘었다. 가톨릭대의 잠재능력우수자 전형(84명)의 2단계는 인터뷰 및 토론평가가 40%이다. 상명대의 명인추천/CEO추천/스타학생 전형(47명), 글로벌리더전형(76명)에서도 2단계 심층면접 및 토론을 50% 반영한다.

    인하대 발표 우수자 전형은 2인 1조로 구성해 수학·물리, 수학·화학 중 선택 발표하며, 2단계 50%를 반영한다. 그리고 경희대(서울/국제)의 네오르네상스 전형에도 집단토론 방식이 적용된다. 경인교대는 6인 1조를 원칙으로 토론식 심층면접(60분 이내)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원서를 제출하기 전,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업계획서, 독서활동, 에세이 등을 빠짐없이 점검한다. 이런 기록은 선택한 전공, 지원 동기와 일관성 있게 진술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서류에 쓴 내용은 모두 면접 대상임을 명심하고 정확히 기억한다. 또한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학업 후의 진로 내용을 서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