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외고] "뚜렷한 목표 가진 학생이 우리의 이상형"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기사입력 2009.04.27 06:28

경기외고 입학사정관을 만나다

  • 올해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입학사정관제다. 열정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줄세우기식 입시판도의 변화를 예고한다.

    경기외고(옛 명지외고)는 2010학년도 입시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다. 소수 인원을 뽑기 위해 실험적으로 도입한 게 아니다. 경기도지역균형선발 전형(90명), 미래인재 전형(112명), 글로벌인재 전형(28명) 등 3개 전형 230명(전체 모집인원 350명의 66%)의 서류평가 선발대상자를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특히 다른 두 전형이 서류평가 후 영어 듣기 시험을 치르는 것과 달리 경기도지역균형선발 전형 90명은 입학사정관의 서류평가만으로 모집한다. 지난해까지 실시해 온 학업적성검사도 폐지했다. 구술면접도 없다. 입학사정관제에 거는 학교 측의 기대는 크다.

    경기외고의 입학사정관을 직접 만나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8명의 입학사정관 가운데 전성은(44) 교감, 김주성(39) 입학홍보실장, 교육전문가 김연(37) 연구원 등 3명이 인터뷰에 응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이유는.

    전성은: 가장 큰 이유는 봉사정신과 목표의식이 뚜렷한 글로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국어나 사회 등 교과지식을 바탕으로 당락을 결정짓는 것보다 다양한 형태로 학생을 뽑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다. 같은 맥락에서 구술면접도 도입하지 않았다.

    누가 입학사정관이 되나.

    김연: 모두 8명으로 구성된다. 학교관계자 및 외부 교육전문가들로 이뤄진다. 특히 잠재력이 큰 인재를 제대로 선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교육현장 경험이 있는 퇴임한 교장선생님도 두분 포함된다.

    입학사정관이 중점적으로 보는 내용은.

    전성은: 입학사정관이 보는 서류평가는 크게 중학교 활동보고서와 고교 학업계획서로 나눌 수 있다. 중학교 활동보고서는 내신과 비교과 영역을 모두 중요하게 본다. 비교과 영역에서 봉사활동, 출결, 교내외수상 내역, 임원경력, 다양한 동아리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삶에 대한 목표를 가졌는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는지가 중요한 평가대상이다. 담임선생님이나 학교장이 써주는 평가서도 꼼꼼하게 따질 계획이다. 고교 학업계획서는 앞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계획으로 공부할 것인지를 쓰면 된다.

    입학사정관제 지원 자격은.

    전성은: 입학사정관제 도입 첫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내신 기준을 통과하도록 했다. 경기도지역균형선발은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 주요 5개 교과 평균 석차백분율이 5% 이내여야 한다. 또 학교별 추천 인원은 2명 이내로 제한된다.

    미래인재 전형은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 성적 가운데 한 학기의 주요 5개 교과 평균 석차백분율이 10% 이내여야 한다.

  • 경기외고 입학사정관들이 입시전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주성, 김연, 전성은 입학사정관./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 경기외고 입학사정관들이 입시전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주성, 김연, 전성은 입학사정관./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중학생이 내세울 만한 비교과 영역은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주성: 대학입시를 앞둔 고교생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중학생이 훨씬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비교과 영역이 거창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학생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교내 개발활동, 독서활동 등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도 매우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남은 기간 대비법은.

    김주성: 입학사정관제 때문에 특별한 무엇을 준비하기보다는, 일단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제도는 어디 가서 뭘 받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학교 내에서 충실히 생활한 내용을 잘 표현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김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장차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앞으로 외고를 가겠다, 과학고를 가겠다 등 어떤 특목고로 진학해야 할지부터 고민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꼴이다.

    전성은: 앞으로 입학사정관제는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입시전형이 바뀐 만큼 학교 교육커리큘럼도 학생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대폭 변화시키고 있다. 뚜렷한 목표로 스스로 개척하는 모습을 보이는 학생이 유리하다. 결국 점수를 따기 위한 억지공부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분야를 먼저 찾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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