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듀레터] 성적보다는 가능성이 먼저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4.05.02 09:36
  • 공부법 특강 | 성적보다는 가능성이 먼저 (장진석 ‘우리가 공부를 결심해야 하는 이유’ 저자)

    아이들과 상담하다 보면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도 있지만 ‘공포자(공부 자체를 포기한 자)’도 있습니다. 여러 ‘공포자’들과 얘기하다 보니 공통적인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 아이들이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시점은 성적이 낮게 나왔을 때입니다.

    A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가 좋지 않은 성적을 받으면 먼저 친구들과 선생님이 A를 ‘공부 못하는 아이’로 규정해버립니다. 친구들은 A와 공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게 되고, 선생님도 수업 시간에 A에게 질문하는 횟수가 적어집니다. 집에 가면 부모님이 A를 꾸짖거나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그렇게 집에서도 A는 공부 못하는 아이가 돼버립니다. 이제 A가 공부를 잘할 수 있고 공부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남들의 시선만으로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되었으니까요. 그에 따라 A 스스로도 공부 못하는 아이라고 여기니 공부에 흥미를 잃고 관심도 줄어들어 다시 낮은 점수의 성적표를 받게 됩니다. 이런 과정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악순환만이 A를 기다릴 뿐입니다.     

    다소 극적인 예를 들긴 했지만 아마 A와 비슷한 아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사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줄 사람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그중에서도 악순환의 고리를 누구보다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공포자’들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할 때 추천하는 싶은 방법은 ‘다른 과목을 포기하더라도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거나 관심 있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해보라’는 것입니다.

    낮은 성적으로 인해 빼앗긴 자존감을 높은 과목 성적을 받아 되찾아보자는 것입니다. 다시 A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A는 모든 과목 성적이 떨어져 공부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A는 과학을 공부하는 데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A는 중간고사 기간에 모든 시간을 과학 공부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했습니다. 그러면 과학 점수는 당연히 오를 것입니다. 그 대신 다른 과목의 점수는 떨어지겠지요. 하지만 A는 과학을 잘하는 학생이 될 것입니다. “공부 잘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도 “과학 잘한다”는 이야기가 A 주변에서 나오겠지요.

    친구들은 A를 찾아와 과학 문제를 물어보고, A는 과학 시간에 선생님의 질문에도 자신 있게 대답하게 될 것이고요. 이렇게 성취를 맛본 아이는 공부 전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겁니다.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할지 스스로 공부법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시험은 계속 다가올 것이고, 공부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에게 악순환은 거듭됩니다. 공부를 점점 포기하고 싶은 아이들에겐 높은 성적을 요구하는 것보단 공부의 가능성을 먼저 발견하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이제라도 아이들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공부가 충분히 매력적인 활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어떤 일을 꾸준히 해내는 것이다.

    -전 야구선수 박찬호(41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