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듀레터] 하고 싶은 것 찾으면 성적은 저절로 오른답니다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11.07 08:49
  • 솔직담백 맘스토리ㅣ하고 싶은 것 찾으면 성적은 저절로 오른답니다.(김석현45·서울 광진구)

    여중 3학년인 아이가 갑자기 예술계 고교에 가고 싶다는 말을 꺼낸 것은 두 달 전의 일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한 아이는 초등학교 때 플루트를 배웠고, 중학교에 들어와선 혼자 기타를 쳤죠. 인터넷에서 악보를 다운받아 곡을 하나하나 익히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예술고 진학 희망은 또래의 흔한 변덕이려니 했어요.

    하지만 학교 성적이 신통치 않았어요. 소위 ‘(남의 내신) 바닥 깔아주는’ 수준이었죠. 같은 학년 300여 명 중에서 270~280등을 오갔으니까요. 아이는 좋은 성적을 원하는 것 같으면서도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놓고 스스로 갈피를 못 잡는 듯했습니다.

    어차피 더 떨어질 데도 없는 성적이라 시험 삼아서라도 딸에게 문을 열어주기로 했습니다. 정식으로 기타 학원에 등록시키자, 아이는 악기에 좀 더 열중하기 시작했어요.

    고작 한 달여 사이에 기타 실력은 믿기 어려울 만큼 쑥쑥 늘었죠. 더 놀라운 건 이달 초 가져온 중간고사 성적표였어요. 성적이 220등으로 올라 있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에겐 한심한 성적일 수도 있지만, 아이 개인으로선 큰 성취였습니다.

    변화가 일어난 이유를 되짚어 봤습니다. 바뀐 건 아이가 구체적인 목표를 갖게 됐다는 점뿐이었어요. 그렇다면 자녀에게 필요한 건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거나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일반론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할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역할이란 것도 결국 적절한 시기에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의욕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는 것 아닐까요? 220등이 적힌 성적표는 우리 가족에게 이 점을 알려줬습니다.

    자녀 교육서에서 뽑은 이 한 문장
    아이들의 신뢰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신뢰가 없이는 부모가 아무리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고 공부를 가르쳐도 아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신뢰와 유대감을 형성하라. 그것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쌓아야 할 주춧돌이다.(p38)

    -‘전교 1등 공부습관’(서울문화사, 백영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