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듀레터] 아들이 ‘괴물’로 보이시나요?
기사입력 2013.07.02 15:21
  • 솔직담백 맘스토리ㅣ아들이 ‘괴물’로 보이시나요?

    “우리 집에 괴물이 산다!” 며칠 전 중학생 아들의 학교 학부형 모임에서 한 엄마가 그러더군요. 사춘기 아이 앞에서 눈치 보는 엄마의 심정이 느껴져 예사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올 3월 학부모 참관 수업에 갔을 땐 이런 일도 있었어요. 당시 아이 교실에선 ‘자아실현’에 관한 도덕 교과 수업이 진행됐는데요.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는 데 걸림돌은 뭘까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답했습니다. “엄마요!”

    문득 아이의 초등 4학년 때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꿈도 없이 학교•학원을 오가던 아이는 제대로 놀지도, 치열하게 공부하지도 않은 채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눈에 띄게 말수가 줄어드는 아이를 보며 ‘이건 아닌데…’ 싶었죠. 고심 끝에 아이를 1년 계획으로 경북 예천 산촌유학 프로그램에 보냈어요.

    또래 다섯 명과 기와집에서 먹고 자며 근처 공립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아이는 ‘봄에 씨 뿌리고 가을에 수확하는’ 기쁨을 알아갔습니다. 휴대전화와 장난감 없이 뛰노는 법을 알게 됐고 학원 오가던 시간은 ‘대청마루 독서 타임’으로 채워나갔어요.

    외동으로 자라 툭하면 “엄마, 나 사랑해?” 묻던 아이가 요즘은 제게 먼저 다가와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만약 그때 산촌유학행을 택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저도 아들을 ‘괴물’이라 부르고 있을까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당시 경험 덕에 아이가 ‘학원에선 절대 못 쌓았을’ 내공을 갖춘 것 같긴 합니다. 그 내공으로 무시무시한 사춘기를 잘 버텨주길 바라는 게 제 솔직한 심정이고요.

    정승주(42•이상화<서울 대광중 1년>군 어머니)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ㅣ‘믿음’이란 선물의 힘

    미국 정치인 스커더 파커(70)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잔소리 듣는 대로가 아니라 격려 받는 대로 변하게 마련이다(People have a way of becoming what you encourage them to be-not what you nag them to be).” 자녀의 시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칠 때 어떤 부모는 “이것도 점수라고 받아 왔냐”며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하지만 어떤 부모는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다”며 어깨를 토닥이죠. 어느 쪽 자녀가 다음 시험에서 자신감을 갖게 될까요? 오늘 하루만큼은 자녀에게 ‘믿음’을 선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