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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듀 특강ㅣ비전 마감일이 성공 기준은 아니다 (어거스트 홍 조선에듀케이션 행복인성연구소장)
정수라는 아이가 있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만 좋아했지 공부에는 영 흥미가 없어서 엄마 속을 무던히 썩이던 아이였다. 하지만 비전에 대해 배우면서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바로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정수는 실용음악과가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하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완강히 반대하던 부모님은 전에 없이 진지한 정수의 태도에 감동해 마침내 허락을 해주셨다. 그렇게 학교까지 옮겨가며 열심히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정수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한다는 단기 비전을 이루지 못했다.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던 탓이었다.
정수의 상실감은 말도 못하게 컸다. 예전 친구들과 다시 어울리며 PC방이며 술집을 전전했다. 그런 정수를 다시 붙들어준 것은 부모님이었다. 부모님은 정수에게 “이럴 거면 뭐 하러 전학까지 했어?”, “엄마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그냥 공부나 하라고 했지?” 식의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정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정수야, 너는 비전 달성에 실패한 게 아니야. 단지 시간이 더 걸리는 것뿐이야.”
정수는 부모님의 응원과 격려에 힘을 얻어 재수를 결심했다. 비전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결코 실패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비전은 마감일이 있어야 한다. 마감일이 없는 것은 그저 꿈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감일이 비전의 성패를 가르는 잣대는 아니다. 마감일 내에 비전을 이루면 성공, 그렇지 못하면 실패가 아니라는 말이다. 마감일은 그저 명확한 목표를 세워 효율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정수의 사례만 해도 그렇다. 정수는 고3 졸업과 동시에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한다는 단기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다고 가수가 되겠다는 정수의 비전이 실패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부모님의 말씀대로 단지 시간이 더 걸릴 뿐이지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비전이다.
비전으로 향하는 길에 직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비전은 빙 돌아 에둘러서 조금씩 성취되기도 한다. 강렬한 비전에는 정신적 자동유도장치가 있어서 어떻게 돌아서든 반드시 도달하게 되어 있다. 그 도달하는 시점이 반드시 마감일일 필요는 없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천해야만 가치가 있다.
(Willing is not enough; we must do.)
-독일 극작가 괴테(1749~1832년)
[오늘의 에듀레터] 비전 마감일이 성공 기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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