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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역사 탐방!/교황도 찾는 천주교 순교지, 해미읍성 탐방 어떤가요? (김재현 소년조선 역·사 탐험대 기자)
요즘 해미읍성(충남 서산시 해미면 소재)은 온통 초록빛입니다. 성 안 잔디밭은 잔뜩 신록을 머금었고, 북쪽 소나무 숲도 녹음으로 가득합니다. 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휴식입니다. 5월 달력에 걸릴만한 풍경이 바로 이곳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여 년 전 이곳의 빛깔은 초록빛이 아닌 핏빛이었습니다. 1797년 정사박해를 시작으로 신유박해(1801년)·병인박해(186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수 천명의 천주교도가 학살당한 참혹한 현장이었습니다. 읍성 내 감옥에선 지독한 고문으로 비명이 끊이지 않았고, 맞은 편 회화나무에선 신자들이 머리채를 묶인 채 목숨을 잃어갔습니다. 이들이 죄인으로 몰린 이유는 단 하나, 당시 조선사회에서 허용하지 않은 다른 종교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신념의 대가는 너무나 컸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신자가 국내 천주교 순교지를 찾을 때 해미읍성을 반드시 목록에 올려놓습니다. 목숨과 맞바꾼 200년 전 순교자들의 신념이 여전히 이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순례자들은 신록 가득한 해미읍성을 거닐며 참혹한 역사를 잊고 치유의 시간을 갖습니다. 물론 다른 신앙을 가진 방문객들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자녀와 함께 탐방을 계획하고 있다면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붓으로 기록된 슬픈 역사가 묘하게 교차하는 해미읍성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오는 8월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교황과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탐방의 명분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당신이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할 때, 온 우주는 당신이 그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협력해 돕는다.
(When you want something, all the universe conspires in helping you to achieve it.)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67세)
[오늘의 에듀레터] 교황도 찾는 천주교 순교지, 해미읍성 탐방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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