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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취재후기/초등 선거에서 배운다! (김지혜 소년조선일보 기자)
요즘 초등학교 전교 어린이회 임원 선거는 어른 선거 못지않게 열기가 뜨겁습니다. 통통 아이디어도 가득한데요. 자신의 공약을 드러내는 독특한 복장을 하고 유세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참신한 홍보 문구로 유권자 학생들의 이목을 끌곤 하죠.
지난 7일 직접 가본 서울 경동초등학교 선거 현장도 무척 흥미진진했습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인기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패러디한 문구가 눈에 띄더군요. ‘얼음도 녹이는 따뜻한 마음! 겨울왕국엔 엘사, 경동초엔 000’. 지키지 못할 약속은 입에 담지 않는 ‘진짜 사나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한 전교회장 후보는 사촌형에게 군복까지 빌려 입었습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남자 주인공 도민준을 패러디한 정견발표도 흥미로웠는데요.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남학생이 “전교회장이 되기 위해 400년을 기다렸다”고 당차게 말하자 학생들이 교실이 떠나갈 듯 웃었습니다.
경동초처럼 전교 어린이회를 꾸려 운영하는 학교가 대다수이지만, 특색있는 제도를 시행하는 학교도 꽤 있었습니다. 경기 광명 구름산초는 전교 회장·부회장 대신 전교 두레장과 문화·생활·환경·홍보 등 4개 부서 두레장을 선출하더군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입후보하는 것도 특징적이었어요. 수원 영화초의 경우 어린이 대통령, 총리, 부총리, 의회의장, 대법원장을 뽑아 학생회를 구성합니다.
무엇보다 당선 여부를 떠나 선거 참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열정적으로 활동에 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들에게 진정한 선거 정신을 배워야 할 때인지도 모릅니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미국 전 야구선수 요기 베라(89세)
[오늘의 에듀레터] 초등 선거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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