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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듀 특강ㅣ사교육을 맹신하는 부모들을 위한 경고(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원연구소장)
흔히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명품을 많이 찾습니다. 가방이나 시계, 구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교육 강사라는 명품을 가리키지요. 원래 명품(名品)이란 흔한 것이 아니죠. 그러나 명품 강사는 이젠 흔해져 버렸습니다. EBS 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강의의 영향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동영상으로 명품과 같은 강사의 혜택을 충분히 볼 수 있음에도 학부모들은 대치동이나 목동 등 현장강의에 몰립니다.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 목동, 중계동, 일산, 평촌으로 몰립니다. 이들 지역에 찾아가 유명 강사를 만나기 위해 대기하곤 하지요. 심지어는 유명 강사에게 개인지도를 받으려는 욕심으로 연락을 따로 하곤 합니다.
일부 학원은 능력 있는 상담실장이나 원장들이 학부모를 휘어잡고, 또 일부 학원은 오피니언 리더격인 학부모를 만나 구애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곳으로 학부모들은 왜 몰릴까요.
그 이유는 수능이나 논술의 적중률도 적중률이지만 아이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학교 교사를 능가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학원 강사는 물론 학교 교사들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지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은 학교가 학원을 능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생활과 생존’의 차이이기도 하고, 환경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생활과 생존'이란 학원은 강사 간의 차이가 당연시되지만, 학교는 교사 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학원 강의는 수업 시간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이뤄집니다. 메일로, 문자로, 상담으로 이뤄지지요.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수강생들은 금세 다른 강사를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머릿수가 바로 수입과 연결되니 강사들은 서비스에 최선을 다합니다. 많은 문제를 구해서 풀어주고, 예상문제를 찍어주며 질문도 받죠.
시간이 허락되지 않으면 연구실 보조 선생님들을 시켜서까지 합니다. 수시 입학철이 되면 상담도 하고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도 도와주며 학생들이 요구하는 자료들을 어떻게든 구해서 전해줍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학원으로 오는 것이죠.
하지만 과신(過信)이나 맹신(盲信), 광신(狂信)을 해서는 안 됩니다. 가릴 줄 알아야 합니다. 학교를 충분히 이용한 다음 부족한 부분에 한해 사교육을 활용해야 합니다. 사교육은 공교육의 보완재이지, 사교육이 공교육을 대체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교육에 대한 맹신은 곤란합니다. 원칙보다는 요령을 가르칠 가능성이 크고, 지나치게 경쟁을 조장할 가능성도 있지요. 사교육에도 중용의 미덕이 필요합니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ㆍ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중국 사상가 공자(BC 551~ BC 479년)
[오늘의 에듀레터] 사교육을 맹신하는 부모들을 위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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